
시위자들이 '민주주의 침해를 멈춰라'는 전국적인 시위의 일환으로 보스턴 커먼에서 시청까지 행진했다.
보스턴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시위, 수천 명 도심 집결
‘민주주의 침해를 멈춰라’ 외친 시민들…에드 마키·드롭킥 머피스도 참여
2025년 4월 5일 토요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중심부가 거대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보스턴 커먼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고 시민의 권리를 지지하기 위한 전국 동시 시위에 참여했다. 이 시위는 ‘민주주의 침해를 멈춰라(Hands Off Our Democracy!)’라는 구호 아래 열린 집회로,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행사 중 하나였다.
이번 전국 시위는 50501 무브먼트(50501 Movement)가 주도한 ‘핸즈 오프!(Hands Off!)’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50501 무브먼트는 “50개 주에서 50개의 시위를, 하나의 목소리로”를 모토로 삼는 시민 운동 단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각 주에서 동시에 목소리를 내고자 기획되었다. 특히 보스턴에서는 이 캠페인의 구호를 확장한 ‘민주주의 침해를 멈춰라(Hands Off Our Democracy!)’라는 구호가 사용되어, 지역 시민들이 지키고자 하는 핵심 가치가 ‘민주주의 수호’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도시별로 캠페인 구호가 다양하게 변형된 사례 중 하나로, 일부 도시는 “Hands Off Public Education!”, “Hands Off Our Bodies!”와 같은 메시지를 내걸기도 했다.
이처럼 ‘Hands Off!’ 시위는 단순한 반트럼프 집회를 넘어, 각 지역 시민들이 각자의 언어로 민주주의와 기본권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과 확산력이 주목된다.
보스턴 커먼 내 파크먼 밴드스탠드(Parkman Bandstand) 주변에서 오전 11시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각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미국 국기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깃발과 프라이드 깃발 등을 함께 들고 있었으며, 각자의 목소리를 담은 다양한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후 보스턴 시청 광장까지 행진을 이어갔으며, 현장에는 다양한 연설자들이 시민들과 함께했다.

주최측은 전국 각지에서 시위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그의 억만장자 고문인 일론 머스크, 그리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성명에서 “4월 5일, 우리는 매사추세츠주의 사람들이 보스턴에서 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상 참가자는 약 10,000명이었다.
이날 시위의 연단에는 매사추세츠주를 대표하는 에드 마키(Ed Markey) 연방 상원의원도 올라 시민들과 연대의 메시지를 나눴다. 더불어, 보스턴 출신의 펑크 록 밴드 드롭킥 머피스(Dropkick Murphys)도 어쿠스틱 공연을 통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WBUR의 보도에 따르면, 밴드의 리드 보컬 켄 케이시(Ken Casey)는 최근 트럼프 셔츠를 입은 한 관객에게 “그 셔츠, 정말 미국산 맞나?”라고 묻는 장면이 촬영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확인 결과 해당 셔츠는 미국산이 아니었고, 이는 밴드의 정치적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회자됐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정치적 반대를 넘어서,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보스턴은 그 중심 무대 중 하나로서 시민들의 집단적 외침을 통해 ‘민주주의 침해를 멈춰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집회는 보스턴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과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의 50개 주 전역에서 1,200건이 넘는 시위가 진행되었으며, 몬태나주 보즈먼, 미시간주 홀랜드, 캔자스주의 토피카와 같은 중소도시에서도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연방 프로그램 예산 삭감, 교육부 인력 축소, 문화 기관 지원 중단 등의 정책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또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웨덴 스톡홀름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수백 명의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하라”, “개인정보에 손대지 마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