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대규모 구조 조정으로 최대 10,000명이 해고되며 공중보건 연구, 질병 감시, 식품 규제 업무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25년 4월 1일 화요일 아침, 워싱턴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본부 건물 밖에 수백 명의 직원들이 줄지어 서 있다.
미국 보건 기관 대규모 해고… 공중보건 위기 우려
연구·질병 감시·식품 규제 축소로 국민 안전 위협
미국 보건복지부(U.S. Health and Human Services Department, HHS)의 대규모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최대 10,000명에 이르는 해고가 시작됐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HHS를 비롯한 여러 연방 기관에서 노동자들의 단체 교섭권을 박탈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시행됐다.
AP통신의 2025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인 보건 및 의학 연구 기관인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에서도 해고가 진행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신임 원장인 제이 바타차리야(Jay Bhattacharya) 박사가 공식적으로 직무를 시작했다.
지난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서를 개편할 계획을 발표했다. HHS는 미국 내 질병 및 건강 동향 감시, 의료 연구 및 자금 지원, 식품 및 의약품 안전 모니터링, 건강 보험 프로그램 운영 등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는 중독 치료 서비스와 지역 사회 건강 센터 등을 총괄하는 ‘건강한 미국 행정국(Administration for a Healthy America)’이라는 신규 기관 신설이 포함됐다.
이번 구조 조정으로 인해 HHS 직원 수는 기존 72,000명에서 62,00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해고 10,000명과 조기 퇴직 및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에 참여한 10,000명을 포함한 수치다.

국립보건원(NIH),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주요 보건 기관들이 대폭 감축되면서 감염병 대응과 공공 의료 서비스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025년 4월 1일 화요일 아침, 워싱턴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본부 건물 밖에 수백 명의 직원들이 줄지어 서 있다.
혼란과 불안에 휩싸인 보건복지부 직원들
화요일 아침, 워싱턴 D.C.에 위치한 HHS 본부 건물 밖에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길게 줄을 섰다. 건물 출입을 위해 개인별 신분 확인 절차를 밟아야 했으며, 일부 직원들은 자신이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기다렸다. 해고된 직원들은 인근 카페나 식당에서 동료들과 모여 충격을 나눴다. 수십 년간 근무한 끝에 하루아침에 해고된 직원들도 있었다.
한 직원은 "만우절 농담이길 바랐다"며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NIH에서는 27개 산하 연구소 및 센터 중 최소 4명의 국장이 직위 해제되었으며, 거의 모든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부서 직원들이 해고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관계자는 "대규모 감축이 단기간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AP통신이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NIH 베데스다(Bethesda, Maryland) 캠퍼스에서 해고된 일부 고위 직원들은 알래스카를 포함한 인디언보건국(Indian Health Service) 지부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으며, 이에 대한 답변을 수요일까지 제출해야 했다.

보건복지부 건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연방 보건 기관 직원들의 단체 교섭권이 폐지되면서 노조와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FDA와 CDC도 대대적 감축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도 이번 감축의 영향을 받았다. 전자담배 및 기타 담배 제품 규제 업무를 담당하던 부서 전체가 해고 통지를 받았으며, FDA의 담배 규제 책임자도 직위에서 물러났다. 또한, 10명 이상의 언론 담당 직원 및 커뮤니케이션 관리자들이 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서도 2,400명의 인력이 감축될 예정이다. 이 기관은 감염병 확산 감시 및 공공보건 기관과의 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워싱턴주 민주당 상원의원 패티 머레이(Patty Murray)는 "이러한 해고로 인해 자연재해 발생 시 대응 능력이 저하되거나 홍역 등 감염병 확산에 취약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사실상 '질병 확산 부서(Department of Disease)'로 개명해도 될 지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110억 달러의 예산 삭감, 지역 보건 서비스도 영향
연방 보건 기관뿐만 아니라 주 및 지역 보건부서도 예산 삭감으로 인해 감원을 시작했다. HHS가 코로나19 관련 예산 110억 달러를 회수하면서 지방 보건 당국들은 수백 개의 일자리를 삭감할 계획이다.
전국카운티시보건공무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County and City Health Officials)의 최고경영자인 로리 트렘멜 프리먼(Lori Tremmel Freeman)은 "어떤 일자리는 이미 사라졌고, 일부는 곧 없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웨스트버지니아주 마틴스버그에서 열린 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SNAP 및 식품 착색제 관련 법안 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노조 교섭권 박탈… 반발 거세져
HHS 직원 노조 대표들은 지난주 8,000~10,000명의 직원이 해고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감축 대상은 인사, 조달, 재무 및 IT 부서 직원들이며, 특히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이나 "중복된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들이 우선 고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저녁 행정명령을 통해 CDC를 포함한 연방 보건 기관들의 단체 교섭권을 폐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연방 직원들의 권리를 노골적으로 빼앗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제럴드 코놀리(Gerald Connolly)와 바비 스콧(Bobby Scott)은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연방 정부를 해체하려는 엘론 머스크(Elon Musk)의 개입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라며 비판했다.
주요 감축 내역
HHS는 목요일 공식적으로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FDA: 3,500개 직위 축소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안전 검사 담당)
- CDC: 2,400개 직위 축소 (감염병 감시 및 공중보건 협력 담당)
- NIH: 1,200개 직위 축소
-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 300개 직위 축소 (오바마케어 및 공공 의료보험 감독 담당)
케네디 장관은 HHS의 연간 예산이 1조 7,000억 달러에 달하지만, 미국인의 건강 개선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감축이 미국의 보건 및 의료 시스템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