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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뉴햄프셔 주지사 크리스 수누누(Chris Sununu)와 현 주지사 켈리 아요트(Kelly Ayotte).

 

 

 

 

뉴잉글랜드 속 보수의 섬, 뉴햄프셔

 

공화당이 지배하는 유일한 주, 그 뿌리와 향후 정치 지형

 

 

 

 

 

뉴햄프셔(New Hampshire)는 오랫동안 뉴잉글랜드에서 독특한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 왔다. 이 지역에서 공화당이 주 정부를 완전히 장악한 유일한 주이며, 연방 차원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주 내에서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이중적인 정치 지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본격화되면서, 뉴햄프셔 공화당은 이민과 범죄 문제 등에서 트럼프의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의 2025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뉴햄프셔는 뉴잉글랜드 내 다른 주들이 대체로 민주당 성향을 보이는 것과 달리, 공화당이 주 정부를 지배하는 독특한 정치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뉴햄프셔는 2016년,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가장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뉴잉글랜드의 유일한 주였으며, 2024년 선거 이후 공화당의 주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새로 취임한 켈리 아요트(Kelly Ayotte) 주지사는 이민 및 치안 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면서도, 일부 극단적인 보수 정책과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뉴햄프셔의 이러한 정치적 독립성은 역사적, 지리적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약 1억 2천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험준한 산악 지형과 빙하에 의해 남겨진 척박한 토양은 이곳을 농업 중심지가 아닌 산업 중심지로 만들었다. 19세기부터 직물 공장과 제지 공장이 번성하며 중산층 중심의 경제 구조가 자리 잡았고, 이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정치적 성향으로 이어졌다. 뉴햄프셔가 현재까지 판매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총기 규제가 느슨한 것도 이러한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뉴햄프셔는 오랫동안 공화당을 지지해왔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는 뉴잉글랜드 대부분이 공화당 성향을 보였으나, 2000년 이후 민주당으로 선회한 다른 주들과 달리 뉴햄프셔는 여전히 공화당 후보들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 연방 의회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면서도, 주지사와 주 의회 선거에서는 공화당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의 경향이 이를 뒷받침한다. 뉴햄프셔에서는 2014년 이후 공화당이 연방 하원이나 상원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주 정부는 2017년 이후 공화당이 꾸준히 장악해왔다. 2024년 주지사 선거에서도 아요트가 9%p 차이로 승리하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뉴햄프셔 공화당은 연방 차원의 보수 정치와의 균형을 맞추는 미묘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2016년 상원 선거에서 아요트는 트럼프의 ‘엑세스 할리우드’ 녹음 파일이 공개된 후 그를 비판하며 거리를 뒀으나, 2024년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주지사 취임 이후에는 낙태 제한과 같은 일부 보수적 이슈에서 당내 강경파와 선을 긋고 있다. 아요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보호 도시(Sanctuary City)’ 정책 철폐에 찬성하며 주 경찰의 연방 이민 단속 협력을 지지하는 한편, 법 집행 강화 차원에서 보석 개혁을 제한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그러나 예술 및 교육 지원 예산을 삭감하려는 공화당 내 극우 성향 의원들의 움직임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향후 1~2년 동안 뉴햄프셔의 정치적 균형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2026년 주지사 선거와 주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예산 삭감 조치가 뉴햄프셔의 대학과 연구 기관에 미치는 영향도 정치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략가 카렌 힉스(Karen Hicks)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예산 삭감이 뉴햄프셔 내 기업과 비영리 단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2026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이에 대해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민주당이 주 의회를 탈환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는 정반대의 전망도 존재한다. 공화당 전략가 매튜 바틀렛(Matthew Bartlett)은 “뉴햄프셔 유권자들은 연방 선거와 주 선거를 구분해서 본다”며 “민주당이 과거 크리스 수누누(Chris Sununu) 전 주지사를 무너뜨리지 못했던 것처럼, 아요트 역시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민주당이 2026년 상원 선거에서 은퇴하는 진 샤힌(Jeanne Shaheen) 의원의 후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점도 변수다. 특히 수누누가 상원에 도전할 경우, 뉴햄프셔 유권자들의 ‘연방 차원의 공화당 거부감’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뉴햄프셔는 앞으로도 뉴잉글랜드에서 독특한 정치적 입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진행되면서 주 정부가 연방 공화당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그 정치적 운명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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