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25일, 소머빌 주민이자 터프츠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인 루메이사 외즈튀르크(Rumeysa Ozturk)가 연방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되는 장면이 담긴 이웃 집 보안 카메라의 영상 스크린샷.
터프츠대 박사과정 학생, 연방 당국에 의해 구금…
행방은 불분명
터키 국적 루메이사 외즈튀르크, 비자 취소 후 체포 논란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국제 학생이 미국 연방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과 변호인은 학생의 신원을 루메이사 외즈튀르크(Rumeysa Ozturk)로 밝혔으며, 현재 그녀가 어디에 수감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WBUR의 2025년 3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터프츠대 수닐 쿠마르(Sunil Kumar) 총장은 3월 25일 학생 및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연방 당국이 캠퍼스 밖 아파트에서 국제 대학원생 한 명을 체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학교 측은 이 학생의 비자 상태가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이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외즈튀르크의 변호를 맡은 마흐사 칸바바이(Mahsa Khanbabai) 변호사는 그녀가 터키 국적자로, 유효한 F-1 학생 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터프츠대는 학생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인문사회과학대학원(Graduate School of Arts and Sciences) 소속 박사과정 학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칸바바이 변호사는 외즈튀르크의 석방을 요구하는 인신보호영장(habeas corpus) 청원을 3월 25일 밤 보스턴 연방 법원에 제출했다. 인신보호영장 청원은 긴급한 상황에서 법원이 업무 시간이 아니더라도 접수하고 심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날 밤 법원에 제출된 청원도 법원에서 신속히 처리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연방 판사 인디라 탈와니(Indira Talwani)는 외즈튀르크가 법원의 통보 없이 매사추세츠주 밖으로 이송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현재 외즈튀르크가 어디에 구금되어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칸바바이는 “우리는 루메이사가 즉각 석방되기를 바란다”며 “연방 이민 당국이 그녀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지 못하며, 연락도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즈튀르크는 체포 당시 라마단 단식을 마치기 위해 친구들과 만나려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BUR이 확보한 소머빌(Somerville)의 한 주택 보안 카메라 영상.
WBUR이 확보한 소머빌(Somerville)의 한 주택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외즈튀르크를 체포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3월 25일 저녁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주변 행인이 요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소리도 포함되어 있다.
터프츠대 쿠마르 총장은 학교 측이 사전에 체포에 대한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으며, 당국에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국제 학생을 포함한 우리 커뮤니티 일부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더 많은 정보가 확보되는 대로 추가적인 지원과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또한 학생 요청이 있을 경우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무팀을 통해 외부 변호인을 연결해 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즈튀르크는 지난해 터프츠대 학생 신문에 공동 기고한 칼럼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기업과의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학생 운동에 대한 학교의 대응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그녀의 체포가 이 같은 활동과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방 요원들이 그녀를 체포한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즈튀르크를 지지하는 집회가 3월 27일 오후 5시 30분 소머빌 파우더 하우스 공원(Powder House Park)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이스라엘-가자 분쟁과 관련해 미국 내 대학가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여했던 국제 학생들이 연방 당국에 의해 구금된 사례들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Mahmoud Khalil)이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으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는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컬럼비아대 대학원생 란자니 스리니바산(Ranjani Srinivasan)은 비자가 취소된 후 캐나다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머빌 시장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추가적인 대응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