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시 당국은 포트 포인트 채널(Fort Point Channel)의 수로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노던 애비뉴 브리지(Northern Avenue Bridge)를 철거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대체할 계획은 현재 없다.
보스턴의 역사가 사라진다, 노던 애비뉴 다리 철거 시작
세기 넘은 다리의 퇴장,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들
보스턴 포트 포인트 채널(Fort Point Channel)의 오랜 역사를 지켜온 노던 애비뉴 다리(Northern Avenue Bridge)가 마침내 철거된다.
이 다리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스턴 산업 중심지의 일부로 자리했으며, 과거에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회전하던 구조로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한때 노동자들의 중심이었던 포트 포인트(Fort Point) 지역은 이제 고급 콘도와 유리 외벽의 사무실, 비싼 레스토랑이 즐비한 곳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다리는 변화 속에서도 남아 있었다. 1997년 차량 통행이 금지된 데 이어, 2014년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의 출입까지 제한되며 사실상 방치되었다. 여러 행정부를 거치는 동안 다리의 활용 방안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지만, 결국 철거가 결정되었다.
보스턴 글로브의 2025년 3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셸 우(Michelle Wu) 시장 행정부는 최근 다리의 구조적 안정성 평가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심각했다. 시 당국은 포트 포인트 채널의 안전을 고려해 다리의 상부 구조를 제거하기로 결정했고, 당분간 이를 대체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공공사업국(Public Works Department)은 올해 안에 철거 작업을 시작할 계획으로, 구조물을 해체한 뒤 바지선을 이용해 리더 뱅크 파빌리온(Leader Bank Pavilion) 인근 해안가로 옮겨 분해 및 도색 제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리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기둥은 남겨둔 채 철거가 진행된다.

녹슨 노던 애비뉴 브리지가 포트 포인트 채널 위에 떠 있다.

1985년 12월 3일 보스턴의 노던 애비뉴 브리지 모습.
사실 이 다리를 대체할 새로운 교량에 대한 계획은 2020년 마티 월시(Marty Walsh) 전 시장 시절부터 논의되어 왔다. 원래 계획은 차량과 트럭을 지탱할 수 있는 구조지만, 실제로는 응급 차량과 버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 비용이 1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계획이 보류된 상태다. 현재까지 다리 관련 예산으로 3,100만 달러가 책정되었으며, 이 중 900만 달러는 이미 설계와 엔지니어링 작업에 사용되었다. 철거 작업에는 최소 2,000만 달러가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다리를 완전히 대체할 또 다른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보스턴 수도·하수위원회(Boston Water and Sewer Commission)의 수석 엔지니어인 존 설리번(John Sullivan)은 3년 넘게 포트 포인트 채널 입구에 이동식 수문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해 왔다. 이는 폭풍 해일을 막고 홍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보스턴 전역의 폭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광범위한 프로젝트의 일부로 검토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폭풍 해일이 예고될 경우 만조 전에 수문을 닫아 1억 6,000만 갤런(약 6억 리터)의 빗물을 가둘 수 있으며, 이후 썰물이 되면 이를 서서히 방출하거나 펌프로 배출해 홍수를 방지할 수 있다. 이는 이미 1960년대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강(Providence River)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구현된 바 있다.
설리번은 이 프로젝트에 미 육군 공병단(US Army Corps of Engineers)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진행될 경우 연방정부가 최대 3분의 2의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문 건설 비용은 최대 7억 6,7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젝트 승인과 인허가에는 최대 5년이 걸릴 수 있으며, 본격적인 공사는 2030년대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던 애비뉴 브리지는 1997년에 차량 통행이 차단되었고, 2014년에는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출입도 차단되었다.

노던 애비뉴 브리지는 해안가 산업 시대의 중요한 유물이지만, 이제는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
이 수문 계획이 실현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 보행자 및 자전거용 다리를 새롭게 건설하는 방안도 가능해진다. 현재 보스턴 수도·하수위원회가 보유한 설계 자료에 따르면, 이 수문이 완공되면 하버워크(Harborwalk)의 일부로 보행 전용 다리를 추가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차량까지 수용하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연결 다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패트릭 설리번(Patrick Sullivan) 시포트 교통관리협회(Seaport Transportation Management Association) 회장은 다리 철거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도, 해당 지역을 오가는 통근자들에게는 새로운 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철거가 안전상의 이유로 필요한 조치이지만, 이 지역을 오가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연결로를 제공하는 방안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던 애비뉴 다리는 20세기 초 산업 시대에 적합한 인프라였고, 그 덕분에 포트 포인트 채널의 경제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21세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보스턴과 같은 해안 도시들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이곳에 새로운 다리를 세우든 수문을 설치하든, 미래를 대비한 결정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