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과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JFK 암살 사건과 관련된 기밀 문서가 추가로 공개되었지만, 결정적인 증거(스모킹 건)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건의 진실을 너무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JFK 암살 파일 공개, 진실은 여전히 미궁 속으로
단순한 설명에 속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 암살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사건 중 하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이 해당 사건과 관련된 기밀 문서를 대거 공개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이번 문서 공개로 인해 사건의 모든 의문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정적인 증거(스모킹 건)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번 공개는 우리 사회가 복잡한 역사적 사건을 얼마나 단순화해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경고가 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의 2025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보브 카츠(Bob Katz)는 과거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운동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번 문서 공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 단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신 그는 1960~70년대 미국 사회를 돌아보며,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정부의 조사를 촉구했던 당시 분위기를 떠올린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조사했던 워런 위원회(Warren Commission)의 보고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총격 횟수, 리 하비 오스왈드(Lee Harvey Oswald)의 행적 등 주요한 사항들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고, 이러한 의혹들은 1976년 미 하원 암살 사건 특별위원회(House Select Committee on Assassinations, HSCA) 설립으로 이어졌다.
1970년대에는 암살 사건에 대한 재조사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대학 강의실, 공청회, 라디오 및 TV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알려진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두고 격론이 이어졌다. 음모론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논쟁의 본질은 ‘새로운 증거를 추가로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분위기는 다르다. ‘음모론’이라는 용어는 이제 JFK 사건 논의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며, 정치적 사건에 대한 정당한 의혹과 터무니없는 조작설을 동일선상에 놓는 데 활용된다. CNN의 해리 엔튼(Harry Enten)은 트럼프의 문서 공개를 보도하며, JFK 암살 음모론을 ‘지구 평면설’과 같은 부류로 묶어 조롱했다.
그러나 1976년부터 진행된 HSCA의 조사는 단순한 추측이 아닌 과학적 검증과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미 법무부 출신 검사였던 G. 로버트 블레이키(G. Robert Blakey)가 주도한 이 조사는 수백 건의 인터뷰와 과거 및 새로운 증거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포함했다. 또한 FBI, CIA,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미 해군, 워런 위원회의 자료를 면밀히 검토했다.
이 조사의 결과는 논란을 증폭시켰다. 1979년 발표된 최종 보고서는 "케네디 대통령이 음모의 결과로 암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사건의 가능성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암살의 배후를 명확히 입증하지는 못했다.

1964년 4월 5일자로 작성된 파일의 일부로, 리 하비 오스왈드(Lee Harvey Oswald)의 멕시코시티에서 미국으로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노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기밀 문서 공개에서도 마찬가지다. JFK 암살 사건을 둘러싼 수십 년간의 의혹을 해소할 스모킹 건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어떤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더라도 사람들의 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암살을 자백하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해도, 이미 너무 많은 정보와 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모든 의혹을 말끔히 정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단순한 역사적 논란을 넘어, 민주주의 사회에서 복잡한 진실을 단순화하는 위험성에 대한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적 비극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명백한 오류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이 이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공개된 문서와 함께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러한 교훈을 논의하려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JFK 암살 사건은 단순한 과거의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불완전한 정보를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실을 탐구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경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