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즈볼라 및 이란 지도자 사진 소지 이유로
美 의사 추방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신장 이식 전문의 라샤 알라위(34세) 박사가 입국 심사 과정에서 헤즈볼라 및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휴대폰에 소지했다는 이유로 추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Dr. Rasha Alawieh
입국 심사에서 문제 된 사진들
미국 연방 검찰에 따르면, 알라위 박사는 레바논 방문 후 지난주 보스턴 로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재입국하려 했으나,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에게 심문을 받았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그녀의 휴대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그리고 헤즈볼라 전사 및 순교자들의 사진이 발견되었다.
검찰은 법원 문서를 통해 "알라위 박사의 미국 내 진정한 의도를 확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알라위 박사는 이에 대해 "나는 시아파 무슬림이며, 나스랄라는 시아파 공동체에서 종교적 인물로 존경받는다. 나는 그의 정치적 행보가 아닌 종교적 가르침을 따를 뿐"이라고 해명했다.
법원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강제 추방
알라위 박사의 변호인단은 그녀의 합법적인 비자 소지 사실을 강조하며 미국 입국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연방 판사 리오 T. 소로킨은 3월 15일 "알라위 박사가 추가 심리가 진행될 때까지 매사추세츠주 외부로 이동되지 않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정부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같은 날 밤 알라위 박사를 프랑스로 강제 추방했으며, 이후 그녀는 레바논으로 돌아갔다. 변호인단은 즉각 법원에 "정부가 법원의 명령을 고의적으로 무시했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헤즈볼라를 찬양하고 미국인을 살해하는 테러리스트를 지지하는 것은 비자 발급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의 반발과 영향
알라위 박사는 로드아일랜드 병원과 브라운 의과대학에서 신장 이식 전문의 및 부교수로 활동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녀의 동료 의사들은 법원 앞에서 그녀를 지지하며, "그녀는 정치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오로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집중해 왔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의과대학 신장질환 및 고혈압 부서장 대행인 수지 후 박사는 "알라위 박사는 유능하고 신뢰받는 의사이며, 그녀의 부재는 신장 질환 치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입국 심사 과정에서 휴대폰 데이터 검열과 SNS 활동 분석이 강화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외국인의 입국 심사 기준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논쟁을 더욱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대표적인 SNS 게시물로 인한 입국 거부 사례
미국 국경보호당국(CBP)은 입국 심사 과정에서 여행자의 SNS 활동을 검토하며, 특정 게시물이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
2019년,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 팔레스타인 출신의 하버드 신입생 이스마일 아지위(17세)가 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 때문에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가 있었다. CBP 요원들은 아지위의 SNS를 검사한 뒤, 그의 계정에 연결된 지인이 반미 성향의 게시물을 올린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아지위는 공항에서 8시간 넘게 구금된 후 본국으로 강제 송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