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단 한 가지 선택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연간 9만 개에서 4천 개로, 약 9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 한 병에 미세플라스틱 9만 개?
필터 사용만으로 90% 줄일 수 있다
생수병 대신 필터링된 수돗물 선택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화장품, 청소용품, 섬유 제품은 물론이고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과 음료에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작은 입자들은 크기가 쌀알보다도 작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생식기와 소화기,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대장암과 폐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제노믹 프레스(Genomic Press)에 이번 주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생수병을 버리고 필터링된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다. 연구진은 생수를 마시는 사람이 매년 평균 9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반면, 필터를 거친 수돗물을 마시면 이 수치가 4천 개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단 한 가지 선택만으로도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90%나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언을 실천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미국에서 생수는 가장 인기 있는 포장 음료로, 지난해 총 162억 갤런(약 613억 리터)이 소비되었으며, 이는 2023년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많은 사람이 생수를 건강한 선택으로 여기지만, 사실 생수병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다.
생수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장 음료였지만, 동시에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플라스틱 병 내부에서 미세한 입자가 떨어져 물에 섞이는 현상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생한다. 특히 병을 손으로 쥐거나 뜨거운 곳에 방치하면 이 과정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더운 차 안에 생수병을 두거나, 플라스틱 생수를 반복적으로 재사용하는 것은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더욱 증가시키는 행위다.
만약 생수병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어렵거나, 수돗물 필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가열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단 몇 분 만에 1㎠당 최대 422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음식을 보관할 때 플라스틱 대신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할 것, 캔과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일 것을 권장했다. 초가공식품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플라스틱과 접촉하는 일이 많아 미세플라스틱이 더욱 많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치킨너겟 같은 초가공식품은 닭가슴살보다 g당 30배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넘어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4억 6천만 메트릭톤(약 5억 6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50년까지 11억 메트릭톤(약 12억 1천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생산량은 우리의 식수뿐만 아니라 공기, 토양, 해양 생태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가열하는 습관을 멈추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은 매년 약 3만 9천~5만 2천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흡입하거나 섭취하고 있으며, 인체 내에서는 태반, 신장, 폐, 간, 고환, 혈액 등 다양한 장기와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발표된 연구에서는 인간의 뇌에서도 티스푼 한 숟갈 분량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미세 입자들은 장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며,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포스트(2025년 3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연구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인체 노출에 대한 명확한 제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것이 논리적인 접근법이긴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인체 조직 내 미세플라스틱 축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노력은 충분히 가능하다. 생수 대신 필터링된 수돗물을 선택하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우리의 몸에 들어오는 미세플라스틱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보스턴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브루크라인에 거주하는 한인은 원래 매주 대량의 생수를 주문해 마셨지만, 미세플라스틱 위험성을 알게 된 후 주방 싱크대에 필터를 설치하고 수돗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는 "솔직히 처음엔 생수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필터를 사용한 후 물 맛도 좋고,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걱정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