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동료 의원들은 멀린을 트럼프의 '하원의 중재자'으로 보고 있다.
상원과 하원의 가교 역할을 하는 남자, 마크웨인 멀린
공화당의 내부 균열 속에서도 대화를 이끄는 '하원의 중재자'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 상원과 하원이 마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듯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간극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한 인물이 있다. 바로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상원의원(공화당, 오클라호마)이다.
멀린 의원은 하원에서 10년간 활동한 뒤 2022년 상원의원으로 선출되었고, 동료들 사이에서는 '하원의 중재자'로 불린다. 이는 그가 하원 출신으로서 상원과 하원의 가교 역할을 하며, 때로는 갈등을 조정하고 양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 내에서 상·하원 간 전략적 균열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멀린은 양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조율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정책이 유동적인 가운데,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상원의원이 상·하원을 잇는 핵심 중재자로 떠올라.
공화당 내 조율자 역할
Politico의 2025년 2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 존 튠(John Thune)은 "멀린은 항상 해결책을 찾고 실행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공화당이 주요 정책을 두고 내부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멀린의 존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정책 의제를 둘러싼 상·하원 간 전략적 갈등, 정부 예산안 및 부채 한도 협상 문제에서 그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멀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부터 상원과 하원 공화당 지도부 간 소통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존 튠과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인 제이슨 스미스(Jason Smith)를 한자리에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차이점이 있었고, 나는 그들의 친구였다. 그래서 ‘한 방에 모이자’고 제안했다"고 그는 말했다.
즉각적인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이 만남을 계기로 양측 간 비공식적 소통 채널이 형성되었다. 튠 원내총무는 "멀린 덕분에 중요한 소통의 창구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멀린(오른쪽)이 워싱턴에서 함께 생활하는 룸메이트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제이슨 스미스(Jason Smith)와 함께 있는 모습.
상원과 하원을 잇는 독특한 행보
멀린 의원은 상원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하원 공화당의 주간 회의와 공화당 연구위원회(Republican Study Committee)의 수요일 점심 모임에 자주 참석한다. 상원의원이 하원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또한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의 사무실을 오가며 전략적 조율을 돕고 있다.
최근 하원 공화당이 자체 예산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논의할 때도 멀린은 회의에 참석해 "그저 듣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대화하며 상원의 기대치와 절차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하원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질문을 받는 경우는 드물지만, 회의 후 많은 의원들이 내게 다가와 상원에서 어떤 일이 진행 중인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다"고 말했다.
상원에서 하원 공화당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인물인 케빈 크레이머(Kevin Cramer) 상원의원(공화당, 노스다코타)도 멀린의 역할을 인정했다. 크레이머 의원은 "하원에 있을 때는 상원의원들을 보고 싶지 않았다"며 웃었지만, 이제는 "멀린이 하원의 정보를 제공하는 귀중한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2021년 1월 6일, 멀린이 폭도들이 하원 본회의장에 난입하려 하자 그들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
멀린은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상원의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튠 원내총무는 그를 "트럼프의 상원 내 소통창구"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공화당 상원 지도부 선거에서, 멀린은 트럼프에게 개입을 자제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는 이달 초 상원의원들과의 비공개 만찬에서 멀린을 언급하며, 과거 논쟁을 농담 삼아 회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 멀린과 국제팀스터노조(Teamsters) 위원장인 숀 오브라이언(Sean O’Brien) 간의 격렬한 설전이 벌어진 바 있다. 이 만찬에서 트럼프는 "그와 싸우지 마라. 팀스터 위원장과 거의 싸울 뻔했지만, 오브라이언이 더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멀린은 존 튠(John Thune)의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당선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트럼프가 선거 개입을 자제하도록 설득했다.
상원과 하원을 조율하는 역할 계속될까
현재 멀린은 상원 공화당 지도부의 4인 자문위원 중 한 명으로 매주 지도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또한 공화당 원내부대표단(whip team)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하원 시절부터 유지해 온 소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측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하원과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국내 정책 의제를 한 개의 법안으로 처리할지, 아니면 두 개로 나누어 처리할지를 놓고 갈등을 빚을 때도 중재자로 나섰다. 처음에는 하원의 입장을 옹호했지만, 이후 상원 공화당 지도부의 입장을 지지하며 현실적인 조율을 시도했다.
케이티 브릿(Katie Britt) 상원의원(공화당, 앨라배마)은 "멀린은 강력한 관계망을 갖고 있으며, 어려운 대화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하원과의 협력을 보다 이른 시점에서 시작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멀린이 상·하원 간 가교 역할을 어디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