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길보(Paul Guilbeault)와 그의 반려견 다미안(Damian), 2016년 실종되기 전 모습.
7년 만의 기적, 사라졌던 반려견이 돌아오다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강아지, 2,814일 만의 기적적인 재회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다. 그들과 보내는 시간은 삶의 일부가 되고, 그들을 잃는 것은 가족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 2017년 5월 4일, 폴 길보(Paul Guilbeault)는 사랑하는 반려견 다미안(Damian)을 잃어버렸다. 작은 미니어처 도베르만 핀셔였던 다미안은 그의 곁에서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장난기 가득한 존재였다. 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그는 길보의 곁을 떠났고, 이후 7년 반 동안 소식이 끊겼다.
시간이 흐르면서 길보는 다미안과 함께 보냈을 순간들을 떠올리며 살아갔다. 매사추세츠에서 애리조나로 이사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등 그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다미안 없는 삶은 늘 허전했고, 그의 사진을 바라볼 때마다 아쉬움이 밀려왔다. 결국, 길보는 다미안이 더는 살아있지 않을 것이라 체념했고, 잃어버린 가족을 영영 찾지 못할 것이라 믿었다.
7년 반 만에 주인 폴 길보(Paul Guilbeault)와 재회한 미니어처 도베르만 핀셔 다미안(Damian)이 새로운 보금자리인 애리조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2,814일째 되는 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낯선 번호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이 그의 삶을 다시 뒤흔들었다. “당신의 강아지가 발견되었습니다.”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다미안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마침내 길보와 다시 만날 운명이었다.
폴 길보(Paul Guilbeault)가 2017년에 만든 전단지.
운명의 밤, 그리고 사라진 다미안
2017년, 길보는 매사추세츠 헤이버힐에서 애리조나 메사로 이주를 결정했다. 그의 아버지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이삿짐을 트럭에 싣고 4,265km(2,650마일)의 대장정을 떠났다. 여행 도중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고 호텔에 머물던 중, 그는 다미안을 산책시키기 위해 나섰다.
산책 내내 다미안은 도로 위를 걷길 원했고, 길보는 안전을 위해 풀밭 쪽으로 유도했다. 그러던 중 다미안은 갑자기 목줄을 벗고 도망쳤고, 길보와 친구는 그를 쫓았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길보와 그의 가족은 며칠 동안 호텔 주변과 SNS를 통해 다미안을 찾아다녔다. 호텔 직원들도 전단지를 붙이며 수색을 도왔지만, 다미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길보는 수색을 포기하고 애리조나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도 남아있는 그리움
길보는 애리조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척추 수술로 인해 직업을 사진작가로 바꾸었고, 이를 계기로 예술 행사 기획을 하면서 2022년 남편 줄리안(Julian)을 만났다. 둘은 2024년 발렌타인데이에 결혼했고, 새로운 반려견들과 함께 살았다.
그러나 다미안에 대한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가끔 인터넷에서 다미안을 찾으려 했지만, 점점 희망을 놓아갔다. "난 매일 그를 찾아야 했어야 했다." 그는 그렇게 자책하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려 했다.
기적 같은 재회, 그리고 AKC의 도움
2025년 1월 15일, 길보와 줄리안은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지역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러 가던 중이었다. 운전하던 길보는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무시했지만, 같은 번호에서 여러 차례 걸려오자 줄리안이 대신 받았다.
놀랍게도 전화를 건 사람은 미국켄넬클럽(AKC, American Kennel Club) Reunite 프로그램 담당자였다. "당신의 강아지가 발견됐습니다."
보스턴글로브, 1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길보는 즉시 차를 돌려 14시간을 운전해 오클라호마시티로 향했다. 다미안을 발견한 사람은 62세의 리키 챔버스(Ricki Chambers)였다. 그의 여동생이 새해 전날, 도로를 달리다 작은 개를 거의 칠 뻔했고, 개는 겁에 질려 짖으며 저항했지만 결국 그녀에게 구조되었다.
챔버스는 다미안을 '리틀 맨(Little Man)'이라고 부르며 정성껏 돌봤다. 다미안은 다소 말랐고 발톱이 심하게 자라 있었지만,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었던 듯 보였다. 챔버스는 시간이 지나면서도 주인을 찾기 위해 다미안을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발견된 마이크로칩이 길보에게 닿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폴 빅터 길보(Paul Victor Guilbeault)와 그의 반려견 다미안(Damian)이 7년 반 만에 재회했다.
다시 만난 가족
길보가 챔버스의 집에 도착했을 때, 다미안은 백내장이 생겨 시력이 나빠져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눈앞의 사람이 자신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확실히 가족이었다." 챔버스는 그 감동적인 재회의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다.
7년 반의 긴 기다림 끝에, 길보와 다미안은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길보는 감격하며 말했다.
Good Morning America의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다미안(Damian)의 이야기.
AKC 마이크로칩이 만든 기적
다미안이 7년 만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AKC Reunite 프로그램과 마이크로칩 덕분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반려견이 실종될 경우, 내장된 마이크로칩을 스캔해 보호자의 정보를 찾아 연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이크로칩은 개의 몸속에 삽입되는 작은 장치로, 유기견이 되거나 사고로 인해 실종되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길보와 다미안의 사연은, 반려동물 보호에 있어 마이크로칩 등록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또한, 누군가의 선의와 책임감 있는 보호 덕분에 잃어버린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감동적인 사례였다.
이 이야기는 또한 Good Morning America와 같은 유명 방송에서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