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0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서 비행기 잔해를 조사하는 긴급 대응팀.
워싱턴 레이건 공항 항공기 충돌… 전원 사망 확인
미국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
29일 밤(현지 시간),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Ronald Reagan Washington National Airport)에서 PSA 항공이 운영하는 봄바디어 CRJ700(Bombardier CRJ700) 여객기와 미 육군 소속 시코르스키 H-60(Sikorsky H-60) 헬리콥터가 착륙 과정에서 공중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은 이번 사고로 인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0일 아침 열린 기자회견에서 D.C. 소방 및 응급 의료 서비스국(EMS)의 존 도넬리(John Donnelly) 국장은 "현재 구조 작업에서 수습 작업으로 전환한 상태"라며 "생존자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여객기에서 27구, 헬리콥터에서 1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나머지 희생자들도 수습 중이다.
봄바디어 CRJ700은 PSA 항공이 아메리칸 항공의 지역 항공 노선 운영을 위해 운항하는 70~78인승의 소형 제트기다. 충돌 당시 기내에는 60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다. 한편, 사고에 연루된 시코르스키 H-60은 미 육군이 다목적 작전을 위해 운용하는 중형 헬리콥터로, 사고 당시 3명의 군인이 탑승해 있었다. Politico, 0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사고기는 캔자스주 위치타(Wichita, Kansas)에서 출발해 레이건 공항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아메리칸 항공 CEO 로버트 아이솜(Robert Isom)은 "해당 여객기는 정상적인 착륙 절차를 밟던 중 군용 항공기와 충돌했다"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사고 헬리콥터가 버지니아주 포트 벨부아(Fort Belvoir) 소속으로 정기 훈련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피트 헥셋(Pete Hegseth)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들의 신원은 유족들에게 통보될 때까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또한, 사고 당시 헬리콥터 승무원들은 야간 비행을 위한 야간 투시경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교통부 숀 더피(Sean Duffy) 장관은 "사고 당시 하늘은 맑았고, 양측 항공기 모두 통상적인 비행 경로를 따르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는 충분히 예방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더피 장관은 헬리콥터가 해당 지역에서 여객기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충돌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참사는 2009년 뉴욕주 버펄로 인근에서 발생한 지역 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미국 항공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버펄로 사고 당시 50명이 사망했으며, 이번 사고는 그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미교통안전위원회(NTSB)는 금일 중 공식 브리핑을 열어 사고 조사에 대한 초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공항 운영을 담당하는 존 포터(John Potter) 사장은 공항이 안전 점검을 마친 후 오전 11시에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PSA 항공은 해당 항공기가 아메리칸 항공의 지역 노선을 운영하는 기체였으며, 기장의 경력은 6년, 부기장의 경력은 2년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위치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던 미국 피겨스케이팅 연맹 소속 인사들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운영하는 항공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이번 사고는 그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