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리코(Erick Rico)와 제일린 로사레스(Jaylene Rosalez)는 파사디나 휴메인 소사이어티(Pasadena Humane Society)에 의해 구조된 애완동물 봄본(Bombon)과 재회하고 있다.
LA 산불 속, 동물들을 구한 영웅들
대피소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구출된 애완동물들
2025년 1월 24일, The Guardian 보도에 따르면, LA에서 발생한 산불이 거세게 불어닥치면서 교외 지역들을 빠르게 휩쓸고 있을 때,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활동하는 ‘North Valley Animal Disaster Group’의 가렛 니들스(Garrett Needles)와 자원봉사자들은 500마일 떨어진 곳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자연재해로 인한 동물 구조를 전문으로 하며, 캘리포니아 주의 가장 큰 산불들에도 여러 번 대응한 경험이 있다. 가렛 니들스(Garrett Needles)는 캘리포니아 산림방화국(Cal Fire)에서 30년을 근무한 후 퇴직했으며, 동물 구조에 필요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지역에서는 이런 대규모 재난을 겪은 적이 없었고, 우리는 이미 큰 산불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전문가들이 필요하리라는 걸 직감했죠.”라고 가렛 니들스(Garrett Needles)는 말했다.
이번 LA 산불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되며, 10,000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되고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에서 동물들도 큰 피해를 입었으며, 구조대원들과 동물 보호 단체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이들은 주인들이 대피하지 못한 애완동물과 가축을 구조하고, 다친 야생동물들을 치료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산불이 시작되면서, 많은 동물들이 대피하지 못하거나 갇히게 되었으며, 일부는 고통받고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그 중 일부는 ‘파사디나 휴메인 소사이어티(Pasadena Humane Society)’로 보내져 임시 대피소에서 보호받았다. Pasadena Humane Society는 1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비영리 동물 보호 단체로, 재난 시 긴급 대피소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동물들의 임시 보호와 치료를 지원하며, 종종 지역 사회에서 동물 보호와 관련된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 도착한 동물들 중에는 공작새, 거대한 거북이, 심지어는 주인이 불타는 캘리포니아의 Altadena에서 7마일을 걸어서 데려온 조랑말도 있었다.
이튼(Eaton)은 캘리포니아 주 Altadena 근처에 위치한 지역으로, 이곳에서 발생한 산불인 이튼 산불에서 구조된 고양이가 파사디나 휴메인 소사이어티(Pasadena Humane Society)에서 보호받고 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는 'North Valley Animal Disaster Group'에 지원을 요청하였고, 이들은 부동산 중개인이나 용접공 등 평소 일과를 잠시 중단하고 구조 작업에 나섰다. 그들은 동물 통제 담당자들과 함께 산불 지역을 수색하면서 갇힌 동물들을 구조했다. 이들 구조팀은 1,600마리의 동물을 돌보며, 그 중에는 대피하기 어려운 잉어와 화상 및 연기를 흡입한 고양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동물 구조 단체들은 대피소에서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재난 이전부터 있던 동물들의 보호와 새로운 동물들의 수용을 동시에 진행했다. ‘Best Friends Animal Society’는 LA 본부를 두고 있으며, Pasadena Humane Society와 협력해 동물들을 여러 주로 이송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단체는 유타와 아이다호로 동물들을 이송해, 약 1,0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을 새로운 구조지와 임시 보호 가정으로 보냈다.
이번 산불 대응 과정에서 1,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동물 보호를 위해 힘을 보탰다. ‘Best Friends Animal Society’의 CEO Julie Castle은 "이렇게 빠르게 수백 명이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정말 놀라웠다"며, "28년간 이 분야에서 일했지만, 이런 대규모 자원봉사는 처음이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한 주민이 기부된 애완동물 용품을 모으고 있다.
동물 구조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 사회의 지원은 큰 힘이 되었다. 기부와 자원봉사로 모인 물품들은 ‘Pasadena Humane Society’를 돕는 데 사용되었으며, 대피소에는 동물 사료, 모래, 동물 용품이 넘쳐났다. 이에 대해 Kevin McManus 대변인은 "이런 지원을 보는 것은 정말 힘이 된다. 동물들의 구조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절박한 상황에서도 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산불이 끝난 후, 동물 보호소에서는 잃어버린 애완동물과 주인들이 재회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LA 전역의 소방대원들이 산불을 진압하고,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시작하는 가운데, 불타버린 집과 상점들이 있는 곳에는 ‘잃어버린 동물’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한 포스터에는 메인쿤 고양이 'Merlyn'과 검정색과 주황색의 작은 고양이 'Kiki'가 사진으로 등장했다.
‘Pasadena Humane Society’는 산불로 집을 잃은 동물들을 최대한 보호하고 있으며, 500마리 이상의 동물을 받아들였다. 이 중 일부는 임시 보호소에서 보호받으며, 나머지는 주인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2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지난 주까지 주인에게 돌아갔다고 한다. 특히 고양이 ‘Carrot Cake’는 화상과 탈수 증세를 보였지만, 마이크로칩 덕분에 빠르게 주인과 재회할 수 있었다.
현재, ‘Pasadena Humane Society’는 동물들의 보호와 재회를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모든 동물들을 주인이 안정된 거처를 찾을 때까지 보호할 예정이다. 이 비영리 단체는 대규모 기부와 자원봉사의 지원 덕분에, 매일 도움을 주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Pasadena Humane Society에서 보호받고 있는 구조된 개.
보스턴에서도 다양한 동물 보호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보스턴 애니멀 커넥션(Boston Animal Care and Control)과 보스턴 휴메인 소사이어티(Boston Humane Society)가 있다. 보스턴 애니멀 커넥션은 지역 사회에서 유기동물의 구조와 보호를 전문으로 하며, 유기된 동물들을 재활하고 입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스턴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동물 학대 예방, 동물 구조 및 입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로, 지역 사회에서의 교육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번 LA 산불로부터의 회복 과정은 단지 물질적인 복구뿐만 아니라, 인간성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사람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동물들과의 재회라는 기적적인 순간을 맞이하며, 인간이 가진 사랑과 연대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