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간호사 4,000여 명이 경영진의 막대한 연봉 대비 불합리한 임금 동결에 반발해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에 돌입하자, 병원 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며 의료 공백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수요일, 브리검 여성병원 소속 간호사들이 메인 캠퍼스 밖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스턴 브리검 병원 4천 명 파업
역대 최대 규모 의료 분규
110억 연봉 CEO vs 임금 동결 간호사, 5일간 ‘직장폐쇄’ 맞불에 의료 공백 우려 고조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간호사 파업 사태가 발생했다. 보스턴 지역의 핵심 의료기관인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소속 간호사 4,000여 명은 수요일 오전 7시를 기해 고용주인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MGB) 비영리 의료재단을 상대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는 재단 산하 홈케어(가정간호) 프로그램 소속 임상 전문의와 간호사 450여 명도 합세해 7일간의 별도 파업을 시작하면서 의료계 전반에 거센 노동운동의 파고가 일고 있다.
당초 노조 측은 하루 동안의 경고성 파업을 계획했으나, 병원 경영진이 파업 참여 노동자를 대상으로 4일간의 무임금 직장폐쇄(Lockout) 조치로 맞서면서 업무 중단 사태는 총 5일간으로 확대됐다. 목요일 아침 파업을 마친 간호사들이 복귀를 시도하며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외쳤으나 정문에서 제지당했다. 병원 측은 파업 기간 투입한 대체 간호사 인력과의 최소 5일 계약 조항 때문에 직장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치솟는 물가를 반영한 임금 인상률과 건강보험료 분담금 문제다. 노조는 현지 보스턴 지역의 가파른 생활비 상승을 감안해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매년 제공되는 5%의 호봉 인상(Step Increase)만으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라며 추가 인상률 ‘0%’안으로 맞섰다.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밖에서 간호사들이 처우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하루 동안 진행된 파업 중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분규는 경영진의 막대한 보수 문제로 확산되며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 공영 라디오 방송인 WBUR 보도에 따르면, 노조 측은 재단 최고경영자(CEO)인 앤 클리반스키(Anne Klibanski) 박사가 2024년 한 해에만 840만 달러(한화 약 110억 원 상당) 이상의 보수를 받은 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경영진이 이윤만을 추구한 채 일선 의료진을 외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파업 사태가 격화되면서 현지 주요 언론들의 보도와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CBS 보도는 대규모 인파가 몰려 병원 앞 프란시스 거리(Francis Street)가 일시 폐쇄될 정도로 시위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또한, 병원 내부에서 교대 예정이던 신생아 중환자실(NICU) 간호사들이 환자 안전을 이유로 퇴근을 제지당하는 등 노사 간의 숨 막히는 심리전이 이어졌다고 현장의 긴박한 분위기를 다뤘다.
반면 GBH 뉴스는 이번 파업이 보스턴 지역의 대형 이벤트(2026 월드컵, 폭염으로 인한 응급 환자 급증 등)와 맞물려 환자와 가족들에게 심각하고 위험한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가 841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병원 측이 1,300명의 대체 임시 간호사를 투입해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의료 질 저하를 염려하는 환자 가족들의 불안 섞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연방 상원의원이 파업 첫날 아침 직접 현장을 방문해 간호사들을 격려한 데 이어, 미셸 우(Michelle Wu) 보스턴 시장도 공정한 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갈등이 깊어지자 마우라 힐리(Maura Healey)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노사 양측 대표를 주 의사당으로 긴급 소집해 면담을 진행하는 등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한 조속한 합의점 도출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