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의 위험에 처한 고양이들, 반려동물 사료의 안전성 강화가 시급하다.
새끼 고양이의 비극, 반려동물 생식 사료 속 조류독감 공포
미국 FDA, 반려동물 사료의 조류독감 전파 조사 착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날고기 사료를 통해 확산된 조류독감(H5N1)으로 인해 10여 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린 사례를 확인하며, 반려동물 사료 공급망에 대한 연방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FDA는 지난 1월 19일(금) 발표를 통해 “13마리의 집고양이와 1마리의 희귀 고양이가 조류독감에 감염되었으며, 대형 고양이를 보호하는 두 곳의 보호소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례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워싱턴주 등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중인 원인
조사팀은 바이러스가 반려동물 사료로 유입된 경로를 추적 중이지만, 명확한 원인을 밝히기까지는 몇 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농무부(USDA)는 감염된 조류를 대상으로 대규모 살처분을 진행하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있지만, 이러한 조류가 반려동물 사료로 사용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에릭 디블(Eric Deeble) USDA 부차관보는 “조류독감이 발생한 무리는 USDA의 관리 하에 현장에서 퇴비화되며, 이러한 조류는 어떤 식품 제품에도 사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류독감(H5N1)은 인간이나 소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고양이에게는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FDA는 반려동물 사료 제조업체들에게 날고기 및 저가공 사료의 위험성을 줄이는 조치를 요구하며, 사료를 조리하거나 안전성 강화 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날고기 사료의 위험성
날고기 사료는 미국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일부를 차지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그러나 미국 동물병원협회(AAHA)는 날고기 사료 섭취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질병 위험을 높인다는 과학적 증거를 근거로 이를 권장하지 않고 있다.
FDA는 “H5N1이 반려동물 사료로 전파되는 과정을 막기 위해 제조업체와 유통망이 준수해야 할 여러 안전 수칙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건주 농무부는 지난해 날고기 사료와 관련된 고양이 사망 사례를 경고하며, 특히 지역 브랜드인 'Monarch Raw Pet Food'와 관련된 문제를 지적했다. 'Monarch' 측은 “제품이 원인이라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Northwest Naturals'라는 브랜드의 날고기 칠면조 사료가 미국 12개 주와 캐나다에서 판매되며,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Monarch Raw Pet Food"는 자사의 제품이 원인이라는 신뢰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하며, 관련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겨울철 철새의 남하와 함께 조류독감은 주기적으로 확산된다. USDA는 이번 겨울 철새 이동이 평소보다 한 달가량 늦어지며 확산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USDA의 알렉스 터너(Alex Turner) 국장은 “초가을과 겨울 북쪽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철새 이동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바이러스 확산은 철새 이동이 줄어드는 겨울 후반기에 접어들며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23년 발생한 소의 감염 사례처럼 다른 가축과의 교차 감염 가능성도 여전히 주의해야 할 요소로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은 반려동물 사료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하며, 반려동물 보호자와 관련 산업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