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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영화 6'는 13년 만에 귀환한 웨이언스 형제와 원조 4인방이 최신 공포 영화와 시사적인 트렌드를 무차별적으로 풍자하며, 거칠고 황당하지만 특유의 강력한 B급 웃음을 선사하는 패러디 코미디 영화다. 영화 '무서운 영화(Scary Movie)'의 한 장면에 출연한 말론 웨이언스(Marlon Wayans)의 모습. (파라마운트 픽처스)

 

 

 

 

아카데미는 놓쳐도 배꼽은 잡는다!

"돌아왔다, 골 때리는 그 녀석들" -'무서운 영화 6'의 저질 본능

 

 

 

 

칼을 든 연쇄 살인마 고스트페이스(Ghostface)가 영화 ‘무서운 영화 6(Scary Movie 6)’의 오프닝 장면에서 테야나 테일러(Teyana Taylor)를 찌르려 한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탄탄한 몸매로 유명한 이 배우의 복부에 사이코패스가 내리꽂은 단검은 끔찍하게 구부러진 채 튕겨 나가고 만다.

 

“나 테야나 테일러야! 내 복근은 강철 같다고!”라며 그녀가 당당하게 외치자, 고스트페이스는 꼬리를 내리는 척하면서 뼈아픈 사실을 대사로 콕 찌른다. 테일러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쉽게 여우조연상을 놓친 실황을 두고 조롱한 것이다. 테일러는 쿨하게 인정하는 척하더니, 이내 자신이 진짜로 받아 챙겼던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꺼내 들어 살인마의 뺨을 세차게 후려친다.

 

 

영화 ‘무서운 영화 6(Scary Movie 6)’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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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서운 영화 6(Scary Movie 6)’ 포스터.

 

 

 

이 장면은 실제 미국 연예계의 현실을 비튼 유머다. 명품 복근으로 유명한 테일러의 신체적 특징을 만화적으로 과장하는 한편, 최근 시상식 결과를 풍자하며 묵직한 트로피로 살인마를 때려잡는 엉뚱하고 통쾌한 B급 코미디를 선보인다. 이 오프닝 시퀀스는 웨이언스(Wayans) 가문 특유의 유머 감각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만화 같고 시의성이 있으며, 지저분하고 황당하지만 때로는 배꼽이 빠지도록 대책 없이 웃기다.

 

마치 수십 명은 되어 보이는 웨이언스 가문 구성원들이 패러디 공포 프랜차이즈의 최신작을 위해 다시 뭉쳤다. 이번 작품은 최근 및 과거의 공포 영화뿐만 아니라 불법이민세관집행국(ICE)의 급습, 드레이크(Drake)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디스전 같은 시사적인 사건들을 풍자하는 스케치 코미디를 헐겁게 이어 붙였다. 지난 2013년 5편 개봉 이후 오랜 시간 쌓여온 풍자 타깃들을 대거 방출하는 만큼, 영화는 정신없이 숨 가쁘게 흘러간다.

 

각본은 말론 웨이언스(Marlon Wayans), 숀 웨이언스(Shawn Wayans), 키넌 이보리 웨이언스(Keenen Ivory Wayans) 등이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마이클 티데스(Michael Tiddes)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서로 다른 세대의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고전 시트콤 ‘더 제퍼슨스(The Jeffersons)’를 인용한 유머와 챗GPT(ChatGPT)를 활용한 개그가 한데 뒤섞여 있다. 심지어 주인공들은 무려 25년도 더 된 유행어인 “와썹!(Wazzup!)”을 외치며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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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무서운 영화(Scary Movie)'의 한 장면에 출연한 말론 웨이언스(Marlon Wayans)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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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서운 영화(Scary Movie)'의 한 장면에 출연한 안나 패리스(Anna Faris, 왼쪽)와 레지나 홀(Regina Hall)의 모습. (파라마운트 픽처스)

 

 

 

만약 탄탄하고 긴밀한 플롯을 기대했다면 이 영화는 관객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스크림(Scream)’ 시리즈의 살인마 고스트페이스가 ‘무서운 영화’ 시리즈의 원조 ‘코어 포(Core Four, 핵심 4인방)’인 쇼티(Shorty), 레이(Ray), 신디(Cindy), 브렌다(Brenda)를 사냥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크레디트에 이름조차 올리지 않은 수많은 카메오와 오랜만에 복귀한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며, 심지어 극 중 이미 오래전에 사망한 캐릭터도 다시 나타난다.

 

이제 성인이 된 원조 4인방의 삶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 신디는 술병을 연신 들이키고 있고, 쇼티는 여전히 비디오 게임에 빠져 사는 백수 같지만 이제는 암호화폐 대박으로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이들이 “우리가 이 프랜차이즈를 구해야 해”라고 동의하면서 영화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 '섹스 포지티브(Sex-positive)' 문화, 코로나19,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Ted Bundy), 영화 ‘솔트번(Saltburn)’,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채용, ‘양들의 침묵(Silence of the Lambs)’, 온리팬스(OnlyFans)까지 무차별적인 풍자를 날린다.

 

작가들은 영화 ‘테리파이어 3(Terrifier 3)’를 익살스럽게 흉내 내며, 쇼핑몰 산타 장면에서 아트 더 클라운(Art the Clown)이 매우 엽기적인 선물을 나눠주는 장면을 패러디한다. 숀 웨이언스가 게이 캐릭터로 복귀한 영화 ‘시너스(Sinners)’, 아이들이 마약이 든 할로윈 사탕을 먹고 마당을 뛰어다니는 영화 ‘웨폰스(Weapons)’도 조롱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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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무서운 영화(Scary Movie)'의 한 장면에 출연한 안나 패리스(Anna Faris, 왼쪽)와 레지나 홀(Regina Hall)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그러나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제작진은 ‘메간(M3GAN)’, ‘겟 아웃(Get Out)’,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 등의 작품들을 그저 흉내 내는 수준에 그치며 추진력을 잃는다. 원작의 설정을 날카롭게 비틀어 풍자하지 못하기에 단순히 메간을 지하철역에 세워두는 것만으로는 그리 웃기지 않다. 그나마 놀이기구가 끊임없이 추락하고 “모두가 죽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파이널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 테마파크 시퀀스가 훨씬 신선한 웃음을 준다.

 

케이팝을 소재로 한 ‘K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를 다룬 시퀀스는 게으르고 기괴하다. 갑작스러운 애니메이션 연출과 함께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노래 ‘골든(Golden)’이 흘러나오는데, 원곡 가사는 “우린 떨을 피우게 될 거야”로 저질스럽게 개사되며 결국 한 캐릭터가 세 명의 악마 사냥꾼과 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뜬금없이 마무리된다. 시리즈의 역사가 깊은 만큼 셰리 오테리(Cheri Oteri)와 크리스 에리엇(Chris Elliott) 등 반가운 얼굴들이 과거 캐릭터로 다시 등장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이미 과거에 했던 패러디를 또다시 패러디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여전히 ‘스크림’ 시리즈에 이토록 게으르고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이유와 난무하는 성인용품, 애플사이더 브랜드인 ‘앵그리 오차드(Angry Orchard)’의 과도한 간접광고(PPL)에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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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무서운 영화(Scary Movie)'의 한 장면에 출연한 안나 패리스(Anna Faris)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사실 이런 깊은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이 이 영화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살인마 고스트페이스를 폭행하기 전 테야나 테일러는 “웨이언스 형제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난 잘 알아”라고 말하는데 그녀의 말이 맞다. 단 하나의 강력하고 치명적인 웃음 포인트를 건지기 위해 수많은 지저분한 무리수와 지루한 유머들을 기꺼이 견뎌낼 준비가 된 관객들이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가 배급하는 영화 ‘무서운 영화 6’는 미국 영화협회(MPA)로부터 노골적인 성적 내용, 그래픽적인 누드, 강력한 폭력성, 약물 성분 및 욕설 등을 이유로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러닝타임은 95분이다.

 

한편, 이번 작품은 금요일 개봉과 동시에 보스턴 다운타운에 위치한 AMC 보스턴 커먼 19(AMC Boston Common 19)와 인근의 랜드마크 켄달 스퀘어 시네마(Landmark Kendall Square Cinema) 등 광역 보스턴 지역 주요 극장가에서 일제히 상영을 시작한다. 현재 주말 타임 예매가 오픈되어 주말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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