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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개최되는 월드컵을 앞두고 보스턴의 노후화된 지하철 환경이 글로벌 축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대중교통 당국은 24시간 청소와 시설 개보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더해 외국인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구글 맵과 연동된 숫자형 출구 표지판을 새로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수송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현지 미디어들 사이에서는 고가 티켓 논란과 재정 적자, 주민 불편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파크 스트리트 MBTA 역에 설치된 새로운 안내 표지판들은 여행객들이 출구와 열차 노선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스턴의 ‘던전’ 지하철

월드컵 축구팬 맞이할 수 있을까?

유럽식 첨단 교통에 익숙한 글로벌 팬들, 노후화된 보스턴 지하철역에 충격 우려

 

 

 

 

최근 어느 평일 아침, 세일럼(Salem) 주민 데이지 그룰론(Daisy Grullon)은 MBTA 오랜지 라인(Orange Line)의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역 승강장에서 갈색 타일과 누런 조명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WBUR 보도에 따르면, 그을음으로 뒤덮인 역 표지판과 정체불명의 액체로 얼룩진 벽면을 본 그녀는 역 내부가 침침하고 물이 새는 것 같아 냄새가 난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처럼 보스턴 현지 주민들은 지하철(T)의 눅눅하고 음산한 환경에 익숙하지만, 다가오는 FIFA 월드컵을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들 축구팬들의 상황은 다르다. 깨끗하고 최첨단 대중교통에 익숙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스턴 지하철의 지하 감옥 같은 모습을 보면 크게 실망하고 우리가 한참 뒤처져 있다고 느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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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스트리트(Park Street) MBTA 역에 설치된 새로운 안내 표지판은 이용객들이 출구와 열차 노선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현재 MBTA의 역사 관리를 총괄하는 뉴욕 대중교통 베테랑 출신의 데니스 바를리(Dennis Varley) 최고역사책임자는 Phil Eng(필 엥) MBTA 청장에 의해 영입된 후 지하철역을 더 깨끗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중책을 맡았다. 수십 년간의 방치로 인해 갈 길이 멀지만, 그는 엔지니어와 기능공을 대거 투입해 2,500개가 넘는 전구를 교체하고 벽면과 기둥을 재건했다. 또한 화장실 청소와 바닥 물걸레질을 낮 시간에 실시하고 밤에는 승강장 고압 세척을 하는 24시간 청소 체계를 가동 중이다. 바를리 책임자는 자신의 가족을 이 역에 마음 편히 머물게 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묻는 엄격한 기준으로 역사를 평가하고 있지만, 100년이 넘은 파크 스트리트(Park Street)역이나 다운타운 크로싱(Downtown Crossing)역 등 가장 붐비는 역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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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A 다운타운 크로싱(Downtown Crossing) 역에서 페인트칠이 필요한 벽면 옆 천장의 페인트가 벗겨져 있다.

 

 

 

보스턴에서 렉싱턴(Lexington)으로 출퇴근하는 앨리 톰슨(Ally Thompson)은 레드 라인(Red Line) 역들이 가장 더럽고 비좁으며, 하이마켓(Haymarket)역은 늘 축축하게 젖어 있어 불쾌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를리 책임자는 보스턴이라는 도시 자체가 과거 습지대(Bog) 위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지하철 시스템 전반에 엄청난 지하수가 유입되는 저주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플리(Copley)역 등의 벽면에 남은 얼룩들은 곰팡이가 아니라 지하수가 건조되면서 미네랄과 찌든 때가 굳어진 잔여물이다. 현재 코플리역은 LED 조명 교체와 철저한 청소로 밝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바를리 책임자는 이러한 정비가 월드컵만을 위한 보여주기식 미화 작업이 아니라 지연되었던 유지보수를 평소대로 진행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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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A 파크 스트리트(Park Street) 역의 일부 배관(덕트) 시설이 보수 및 정비가 필요한 상태로 보인다.

 

 

 

비록 특정 역을 꾸미는 데 치중하지는 않지만, 올여름 월드컵 기간 동안 몰려들 엄청난 인파와 축제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안전 및 청결 대책은 철저히 준비 중이다. MBTA는 경기 기간인 6월과 7월 동안 추가 표지판을 설치하고 자원봉사자를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외지인에게 무의미했던 기존의 도로명 출구 표지판 대신 직관적인 '숫자형 출구 표지판'을 새로 도입한다. 나아가 구글(Google)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용객들이 스마트폰 구글 맵 GPS 안내를 따라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출구 번호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동했다. 한편, 실제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핵심 무대인 폭스borough(Foxborough) 지역의 열차 승강장 개보수 공사는 순조롭게 진척되어, 대회 개막일인 6월 13일 이전에 조기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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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보로(Foxboro) 역에 새롭게 설치된 진입로(경사로)입니다. MBTA는 질레트 스타디움(Gillette Stadium)에서 열리는 행사들에 대비해 폭스보로 역을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한편 다른 현지 미디어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보스턴 지하철의 환경 문제 외에도 월드컵 수송 계획에 따른 재정적 부담과 주민 불편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스트리츠블로그 매사추세츠(Streetsblog Massachusetts)는 MBTA가 경기장까지 운행하는 통근 열차 티켓 가격을 80달러라는 고가로 책정해 폭리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 열차 편성 등 대규모 물류 작업 비용으로 인해 결국 2,400만 달러 이상의 재정 적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CBS 보도에 따르면 경기 당일 축구팬 수송을 위해 일반 통근 열차가 전면 통제되거나 셔틀버스로 대체되면서 현지 출퇴근 직장인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보스턴 방문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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