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5월 22일, 단기 임시 비자 소지자가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을 사실상 전면 제한하고 원칙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재외공관을 통해 신청하도록 의무화하는 새 이민 규정을 기습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미국 테크 업계와 대학가가 우수 인재 유출을 우려하는 한편, 수많은 이민자 가정이 장기 대기로 인한 강제 이별 위기에 처하는 등 심각한 인도적·경제적 파장이 일고 있다.
"아메리칸드림, 잠시 나가서 기다려라"
미국 영주권 제도 반세기 만의 대격변
트럼프 행정부, '미국 내 영주권 신청'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해외 출국 의무화하는 기습 새 규정 발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미국 이민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고 강력한 규제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와 이민서비스국(USCIS)은 2026년 5월 22일, 유학이나 취업, 관광 등 단기 임시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영주권을 취득하려면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본국으로 돌아가 재외공관 비자 발급 과정(Consular Processing)을 거쳐야 한다는 새로운 이민 규정을 기습 발표했다. 지난 반세기 넘게 미국 내 합법적 체류자라면 당연하게 누려왔던 '미국 내 신분 조정(Adjustment of Status, I-485)' 제도를 사실상 전면 제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합법 이민 장벽을 높이기 위해 단행한 조치 중 가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Financial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규정은 당장 수많은 미국 내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테크 업계, 대학가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의 수많은 인재들이 유학 비자(F-1)나 전문직 취업비자(H-1B)로 미국에 머물며 자연스럽게 영주권으로 신분을 전환해 왔으나, 앞으로는 이 트랙이 통째로 막히고 영주권 심사가 끝날 때까지 고국으로 돌아가 무기한 대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링크드인(LinkedIn)의 공동 창립자인 리드 호프만(Reid Hoffman)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 연구원들과 기업, 그리고 미국 전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이번 조치는 이민법 악용을 막고 불법 체류 전환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인 반면, 신청자들은 비자 심사 정체로 인해 직장과 가정을 두고 본국에서 수년간 고립될 수 있다는 치명적인 생존권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개정이 이민법의 원래 취지를 회복하는 조치이자 그동안 존재했던 거대한 법적 구멍(Loophole)을 메우는 일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AP 통신(Associated Press)이 인용한 이민서비스국 대변인의 성명에 따르면, 정부는 "학생이나 임시 근로자, 관광객은 짧은 시간 동안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미국에 온 비이민자"라며 "우리 이민 시스템은 이들이 방문 목적이 끝나면 출국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미국 방문이 영주권 취득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신청자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이민 신청을 하게 되면 영주권 거절 후 미국 내에 불법 체류자로 숨어드는 부작용을 원천 차단할 수 있고, 이민국 본부의 행정적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규정이 몰고 올 현실적인 파장은 이민자 개인의 삶과 가족의 해체라는 심각한 인도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PBS 뉴스아워(PBS NewsHour)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영주권 발급을 기다리는 대기자 수만 해도 매년 수십만 명에 달하며, 이들이 영주권 신청을 위해 한꺼번에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각국 미국 대사관의 심사 정체로 인해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간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진퇴양난(Catch-22)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인도주의 단체인 월드리리프(World Relief) 등은 특히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나 미국에 이미 터전을 잡은 믹스드 스테이터스(Mixed Status, 가족 구성원의 이민 신분이 제각각인 가정) 가족들이 직장과 집을 두고 떠나야 해, 국가가 인위적으로 수많은 가정을 공중분해 시키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