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의료진이 하버드 아널드 수목원에서 참여한 '삼림 요양' 세션은 스트레스에 노출된 의료진의 인지 능력을 회복시키고 투쟁-도피 모드에서 회복 모드로의 전환을 돕는 '자연 기반 의학'의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의 보수교육 점수(CME)를 인정받는 공식 교육 과정으로 편성되는 등 주류 의료 시스템 내에서 과학적 근거를 갖춘 정식 치료법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 의료계와 학계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지/보스턴살아)
"처방전은 숲입니다"
보스턴 의료진이 병원 대신 수목원 찾은 까닭
의사들은 질병 치료의 전문가이지만, 정작 본인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자연 기반 의학’을 접할 기회는 드물다. 공영 라디오 방송 WBUR은 보스턴 브리검 여성 포크너 병원 의료진이 인근 하버드 대학 아널드 수목원을 찾아 ‘삼림 요양(Forest Therapy)’ 세션에 참여한 소식을 집중 보도했다. 수잔 어부카이어 박사가 이끄는 이 과정은 의대 커리큘럼에 도입된 독특한 시도로, 의료진이 야외에서 건강상의 이점을 직접 체험하도록 돕는다.

수잔 어부카이어(Susan Abookire) 박사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라고 권하며 삼림 요양 세션을 시작한다. (WBUR)
참가자들은 숲의 질감과 냄새에 집중하며 병원 모니터의 경고음 대신 새소리와 바람에 귀를 기울였다. WBUR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무너진 의료진에게 삼림욕은 ‘주의력 회복 치료’ 역할을 하며 투쟁-도피 모드에서 회복 모드로의 전환을 돕는다고 전했다. 결벽증이나 독성 식물에 대한 우려를 표하던 이들도 점차 자연과 교감하며 해방감을 느꼈으며, 동료들과 업무 외적인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 기회를 가졌다.

엘리 슈왐 박사가 나무 사이를 산책하는 동안, 마이클 팡 박사가 삼림 요양 세션이 열리고 있는 아널드 수목원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다. (WBUR)

수잔 어부카이어 박사가 하버드 아널드 수목원에서 열린 삼림 요양 세션을 마무리하며 자작나무 차를 대접하고 있다. (WBUR)
지역 의료계와 학계의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하버드 매거진(Harvard Magazine)은 자연 속 시간이 인지 능력을 회복시키고 현대인의 ‘자연 결핍 장애’를 치유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교육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은 의료진의 전문의 보수교육 점수(CME)를 인정받는 공식 교육 과정으로 편성되어 주류 의료 시스템 내 정식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 전문 매체 일루미넴(illuminem) 역시 삼림욕 중 흡입하는 피톤치드 등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전하며 그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했다.
어부카이어 박사는 삼림 요양이 첨단 의료를 보완하는 시스템적 치료임을 강조했다. 아널드 수목원 측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인근 공공보건 종사자와 지역 주민을 위한 세션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술실과 회진 현장으로 복귀하는 의료진들은 인근 자메이카 폰드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짧은 시간이라도 자연 속 휴식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