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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가 공개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한 장면. 왼쪽부터 메릴 스트립(Meryl Streep)과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20th Century Studios)

 

 

 

 

귀환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서사는 ‘과유불급’

메릴 스트립과 스탠리 투치의 불변하는 존재감,

그러나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 길을 잃은 후속편

 

 

 

 

패션 트렌드는 변덕스럽기로 유명하지만, 메릴 스트립(Meryl Streep)과 스탠리 투치(Stanley Tucci)처럼 결코 유행을 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리지널 영화가 개봉한 지 20년 만에 제작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The Devil Wears Prada 2)’는 그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동력으로 삼는다.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를 필두로 한 주연진은 세월이 무색할 만큼 그대로이며, 당시 신예였던 에밀리 블런트(Emily Blunt)는 이제 거물급 스타가 되었다. 여기에 아찔한 스틸레토 힐과 티제이맥스(T.J. Maxx)를 인용한 재치 있는 농담 몇 마디만 얹으면 시나리오는 절로 써질 것처럼 보였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The Devil Wears Prada 2)’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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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The Devil Wears Prada 2)’ 포스터

 

 

 

하지만 2006년작이 보여준 완벽한 ‘핏(Fit)’에 비하면, 이번 속편은 다소 헐거워진 모양새다. 향수와 오트쿠튀르, 그리고 스트립과 투치의 압도적인 매력만으로도 이 20년 만의 재회를 반길 관객은 충분하겠지만, 진짜 문제는 배우들이 아니다. 문제는 세상이 변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프랭클(David Frankel) 감독과 각본가 얼라인 브로쉬 맥케나(Aline Brosh McKenna)가 다시 의기투합해 시대의 흐름을 쫓으려 애썼으나, 결과적으로는 전편의 명대사처럼 그저 “그게 다야(That’s all)”라고 끝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로런 와이스버거(Lauren Weisberger)의 2003년 원작 소설은 뉴욕의 잡지사가 권력과 명성, 그리고 한도 없는 법인카드로 상징되던 미디어의 황금기를 배경으로 했다. 보그(Vogue)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의 비서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런웨이(Runway)’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Miranda Priestly, 메릴 스트립 분)는 전설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그러나 속편의 미디어 생태계는 사뭇 다르다. 영화 초반, 앤드리아 삭스(Andrea Sachs, 앤 해서웨이 분)는 ‘더 뱅가드(The Vanguard)’라는 신문사에서 탐사 보도상을 받지만, 수상 소감을 하기도 직전에 자신과 동료들이 해고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샤넬 스타일의 환상적인 도피처를 기대했던 기자 지망생들이라면 이 대목에서 뼈아픈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영화 내내 저널리즘의 힘을 역설하는 해서웨이의 모습은 다소 설교조로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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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가 공개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한 장면. 왼쪽부터 메릴 스트립(Meryl Streep)과 스탠리 투치(Stanley Tucci). (20th Century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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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가 공개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한 장면에 등장한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20th Century Studios)

 

 

 

‘런웨이’의 사정도 좋지 않다. 종이 잡지의 광택보다는 디지털 지표가 우선시되고,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보다 ‘바이럴’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해진 시대다. 잡지사가 실수로 착취 공장 의혹이 있는 브랜드의 홍보성 기사를 내보내자, 위기 관리 모드에 돌입한 회장 어브 래비츠(Irv Ravitz, 티보 펠드먼 분)는 앤드리아를 특집 기사 부문 책임자로 고용한다. 영화는 20년 만에 미란다와 앤드리아를 다시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묶기 위해 억지스러운 설정들을 촘촘히 엮어낸다. 재회 현장에서 들뜬 앤드리아를 마주한 미란다는 특유의 냉담함으로 그녀를 기억조차 못 하는 척한다. ‘런웨이’의 명성을 되살리려는 그들의 여정은 어브의 아들이자 IT 재벌인 아들(B.J. 노박 분)이 경영권을 인수하며 난항을 겪는다. 여기에 디올(Dior)의 임원이 된 에밀리 찰튼(Emily Charlton, 에밀리 블런트 분)과 그녀의 부유한 남자친구 벤지 번스(Benji Barnes, 저스틴 서룩스 분)가 합세하며 기업 간의 암투가 본격화된다.

 

이번 속편은 마치 패션판 ‘석세션(Succession)’ 같다. 옷은 더 화려해졌지만 욕설은 줄어든 버전이다. 권력 역학 관계의 변화가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사회 초년생 비서와 폭군 상사의 관계가 주었던 원초적인 재미에는 미치지 못한다. 인생 중반부의 커리어 변화는 불 속으로 뛰어든 신입 비서의 고군분투만큼 매력적이거나 공감을 사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객이 진짜 보고 싶은 것은 메릴 스트립이 앤 해서웨이에게 날카로운 독설을 내뱉고, 잘 차려입은 투치가 곁에서 촌철살인을 던지는 장면이다. 속편도 그런 순간들을 일부 제공하긴 하지만, 부족한 서사를 메우기 위해 햄튼(Hamptons)과 밀라노(Milan)를 오가고 화려한 카메오 군단을 동원한다. 뉴욕 닉스(Knicks)의 칼 앤서니 타운스(Karl-Anthony Towns)부터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Kara Swisher)까지 등장하며, 케네스 브래너(Kenneth Branagh)는 미란다의 남편으로, 루시 리우(Lucy Liu)는 인터뷰 대상자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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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가 공개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한 장면에 등장한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20th Century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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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가 공개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한 장면. 왼쪽부터 스탠리 투치(Stanley Tucci)와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20th Century Studios)

 

 

 

전편이 개인의 삶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커리어의 야망을 쫓는 과정을 그렸다면, 속편은 저널리즘과 품격이 유행에 뒤처지는 시대에 ‘표준’을 지키려는 투쟁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사라진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잔인한 상사’다. 어쩌면 현실의 미란다 프리슬리는 그 사이 ‘캔슬(Cancel)’ 당해 권좌에서 쫓겨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속 그녀는 여전히 건재하며 두 명의 비서를 두고 있다. 시몬 애슐리(Simone Ashley)는 에밀리의 뒤를 잇는 날카로운 비서를, 케일럽 헤론(Caleb Hearon)은 시종일관 웃는 얼굴의 비서를 연기한다. 앤드리아 역시 비서(헬렌 J. 션 분)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직장 문화로 보면 ‘진보’겠지만, 스크린 속 재미 면에서는 ‘퇴보’다. 미란다를 포함한 모두가 지나치게 친절해졌다.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여전히 눈부시지만, 프라다로 가득 채워진 이 영화에는 관객을 압도하던 미란다의 ‘악마성’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가 배급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이번 주 목요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보스턴(Boston) 지역 관객들은 AMC 보스턴 커먼 19(AMC Boston Common 19)와 리갈 펜웨이(Regal Fenway) 등 주요 상영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쿨리지 코너 극장(Coolidge Corner Theatre)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는 미국 영화 협회(MPA)로부터 강한 언어와 암시적인 표현 등으로 인해 PG-13 등급을 받았으며, 러닝타임은 119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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