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거의 완료 단계”에 있으며 군사적 목표 대부분이 달성됐다고 강조했지만, 핵 문제와 정권 교체, 장기 전략에서는 발언이 일관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쟁으로 국제 유가 상승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글로벌 경제·안보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도 유가 상승과 물가 압박 등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전쟁 끝 보인다? 트럼프 “이란전 곧 종료”
성과 강조 속 글로벌 부담 확산
미사일 성과 내세웠지만 핵 혼선·경제 충격…한국도 유가·물가 영향 직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종료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선언하며 군사적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전쟁 목표의 일관성 부족과 제한적인 성과, 국제·국내적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수요일, 현지시간) 미 전역에 생중계된 약 20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행정부의 목표 대부분이 달성됐으며 전쟁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Israel)이 이란(Iran)을 상대로 공습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의 첫 공식 연설이다. 보스턴 공영 라디오 WBUR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전쟁을 “거의 완료 단계”로 규정하며 단기간 내 종료 가능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초기 목표로 이란의 미사일 전력 제거, 해군 무력화, 대리세력 억제, 핵무기 개발 차단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 빈도는 감소했고 해군 전력 역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여전히 상당한 미사일 능력이 남아 있으며 일부 공격은 계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6년 3월 31일 이란 이스파한(Isfahan)에서 폭발로 연기와 불이 치솟는 장면.
중동 전역의 긴장도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견제하고 있으며, 예멘 후티 반군까지 참전해 홍해(Red Sea)에서 미군과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전선이 다변화되면서 단기 종전 전망과 달리 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혼선을 낳고 있다. 그는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하면서도, 향후 다시 핵 개발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동시에 내놓았다. 또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언급해 전쟁 명분을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이러한 발언이 “전쟁의 핵심 목적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 종료 시점 역시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3주 내 강력한 추가 타격 이후 작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출구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Reuters)는 연설이 “군사적 성과를 강조했지만 명확한 종전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26년 3월 11일,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줄지어 서 있다.
미 언론의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적인 여론을 설득하려 했지만 구체적인 전략 부족으로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보도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연설과 전쟁 모두 “모순과 혼선 속에 있다”고 평가했다.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연설 그 자체만큼 중요해졌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통행 제한과 이어진 공급 차질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연구기관인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KIEP)는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구조적 충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선의 시나리오에서도 유가가 배럴당 약 90달러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최대 17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약 1억7,200만 달러 규모(약 2천억 원대)의 추가 예산을 편성하며 경제를 “전시 경제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에 크게 의존해 왔으며, 급등한 유가는 국내 물가와 산업 경쟁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26년 3월 31일 테헤란에서 이란 보안군 한 명이 전(前)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의 죽음을 기리는 현수막 옆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는 등 높은 연료비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NPR은 유가 상승이 트럭 운전사, 농부, 일반 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는 단순히 유가 문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과 공급망 비용을 높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이번 분쟁이 “역대 최대의 공급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국내외 부담은 단지 경제적 여파에 그치지 않는다. 여론은 전쟁에 비판적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과반이 전쟁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군사 개입을 줄이겠다는 기존 공약과 이번 전쟁이 충돌하면서 지지층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과거보다 짧다는 점을 강조하며 “32일간의 강력한 군사 작전”이라고 평가했지만, 국제사회와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목표 달성 여부와 종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쟁이 실제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장기전의 초입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