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비 깁은 1966년 여성 최초로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하며 당대의 성별 편견을 깨뜨렸고, 이제 홉킨턴 출발선 인근에 자신이 직접 제작한 동상으로 그 용기를 기리게 되었다. 이 동상은 보스턴 마라톤 코스 위에 세워진 최초의 여성 인물 조각으로, 참가자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의미와 여성 스포츠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전달한다. 1966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여성 최초로 참가한 바비 깁이 월요일 열린 제120회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코스 위에 선 전설, 바비 깁 동상 제막
여성 최초 완주자, 직접 만든 동상으로 역사를 남기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홉킨턴(Hopkinton)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인근에 역사적인 인물을 기리는 새로운 동상이 세워졌다. 주인공은 여성 최초로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한 바비 깁(Bobbi Gibb)이다. 이 동상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당시의 도전과 용기를 상징하는 역사적 표지로 자리 잡고 있다.
동상은 출발선에서 약 100야드(약 91m) 떨어진 헤이든 로우 스트리트(Hayden Rowe Street)와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 교차로에 설치됐다. 보스턴 공영 라디오 WBUR 보도에 따르면, 이곳은 1966년 여성의 참가가 금지됐던 대회에서 바비 깁이 덤불 속에 몸을 숨겼다가 출발 직후 몰래 레이스에 합류했던 장소로, 보스턴 마라톤 역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바비 깁이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근처에 설치된 자신의 동상 옆에 서 있다.
이번 동상은 여러 면에서 특별하다. 우선 보스턴 마라톤 코스 위에 세워진 최초의 여성 인물 동상이며, 동시에 동상의 주인공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화가이자 조각가로 활동해온 깁은 자신의 신체를 직접 관찰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내 손과 발, 다리를 보며 스스로를 조각하는 과정이 다소 낯설었지만 결국 해냈다”고 회상했다.
동상 제작은 비영리단체 26.2 재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작품은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를 달리던 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조각과 주조까지 수개월이 소요됐다. 2021년 처음 공개된 이후, 설치 허가와 기금 마련 과정을 거쳐 마침내 실제 마라톤 코스 위에 자리하게 됐다.

바비 깁이 1966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검은색 수영복과 버뮤다 반바지, 남자용 러닝화를 신고 달리고 있다.

1966년의 바비 깁
바비 깁의 도전은 당시 사회적 편견에 맞선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공식 참가가 거부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대회에 뛰어들었고, 3시간 21분의 기록으로 완주하며 전체 참가자의 3분의 2를 앞섰다. 당시 여성은 장거리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됐지만, 그의 성과는 이러한 인식을 뒤집는 계기가 됐다.
다른 지역 언론들도 이 동상의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지역 매체인 *홉킨턴 인디펜던트(Hopkinton Independent)*와 *메트로웨스트 데일리 뉴스(MetroWest Daily News)*는 이번 동상을 “보스턴 마라톤 역사에서 여성의 장벽을 허문 상징적 이정표”로 평가하며, 깁이 여전히 지역사회와 스포츠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동상은 단순한 스포츠 기념물을 넘어, 보스턴 마라톤의 역사와 함께 여성 스포츠의 진전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출발선 근처를 지나는 참가자와 관람객들에게 깁의 용기와 도전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상징적 존재로 남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