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햄프셔에서 재산세 인하를 위해 3% 소득세 도입을 제안한 민주당 인사가 자유당의 온라인 게시물에서 “죽여도 된다”는 살해 위협을 받으며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정치 지도자들의 미온적 대응 논란과 함께 미국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와 정치 폭력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뉴햄프셔 주 의사당 모습.
소득세 제안에 “죽여도 된다”
뉴햄프셔 뒤흔든 살해 협박
재산세 인하 위해 3% 소득세 제안한 민주당 인사에 자유당 극단 발언
미 언론들 “정치폭력 논쟁 확산”
미국 뉴햄프셔(New Hampshire)에서 재산세 인하를 위해 소득세 도입을 제안한 민주당 인사가 온라인에서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 해당 위협을 강하게 비판하지 않으면서 정치 폭력과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뉴햄프셔에서 공직을 지냈고 2020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민주당 인사 안드루 볼린스키(Andru Volinsky)가 있다. 그는 최근 재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3% 소득세 도입과 재산세 인하 및 상한제 도입을 제안했다. 뉴햄프셔는 소득세와 판매세가 없는 주로 알려져 있지만, 지방정부가 학교 등 공공서비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재산세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볼린스키는 현재 제도가 저소득층과 중산층 주택 소유자에게 불리하다며 세금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켈리 아이오트(Kelly Ayotte)가 2024년 11월 5일 세일럼(Salem)의 아티즌 앳 투스칸 빌리지(Artisan at Tuscan Village)에서 열린 선거 밤 축하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안은 즉각적인 정치적 반발을 불러왔다. 공화당 소속 켈리 아이오트(Kelly Ayotte) 뉴햄프셔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서 “소득세도, 판매세도 없다. 지금도 앞으로도 절대 없다”고 밝혔고, 민주당 지도부 역시 소득세 도입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논란이 크게 확산된 것은 뉴햄프셔 자유당(Libertarian Party)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볼린스키의 정책을 비난하며 “자유지상주의 윤리 이론에 따르면 그를 죽이는 것은 완전히 허용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다.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지만 정치권과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볼린스키는 이 사건에 대해 “이것은 나를 침묵시키려는 혐오스러운 시도”라며 실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계정이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어 누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 경찰과 주 법무장관은 관련 위협을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정치권 내부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민주당 정치인 크리스천 우루티아(Christian Urrutia)는 정치 지도자들이 명확하게 위협을 규탄해야 한다며 “미국에는 정치 폭력의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루 볼린스키(Andru Volinsky)가 2020년 선거 유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보스턴 공영 라디오 WBUR 보도에 따르면 자유당은 볼린스키를 지지한 정치인에게도 “지금 안전할 때 뉴햄프셔를 떠나라”는 또 다른 협박성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언론들도 잇따라 이번 사건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뉴햄프셔 공영 라디오 NHPR(New Hampshire Public Radio)은 자유당 게시물이 “정치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표현”이라며 주 정치권에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또한 지역 매체 밸리 뉴스(Valley News)는 자유당이 추가 게시물에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이 언제 정당화될 수 있는지 묻는 온라인 설문까지 올렸다고 보도했다.
정치 전문 매체 그래나이트 스테이트 리포트(Granite State Report)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소득세 논쟁, 살해 위협, 헌법 개정 시도까지 이어지며 뉴햄프셔 정치의 금기였던 세금 논쟁을 폭발시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사건 직후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소득세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의회에서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자유롭게 살거나 죽음을 택하라(Live Free or Die)”라는 강경한 주 표어로 유명한 뉴햄프셔에서 세금 정책 논쟁이 살해 위협으로까지 번진 사례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미국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