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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을 포함한 미국 주요 도시에서 패션 렌털 앱 ‘피클’은 개인이 자신의 옷장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고가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대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스턴 거주자 등 사용자들은 소유보다 공유, 소비보다 수익과 재사용을 중시하는 새로운 패션 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미지/보스턴살아)

 

 

 

 

“옷장도 돈이 된다”

1,700달러 옷을 100달러에 빌리는 시대

미국 의류 공유 앱 ‘피클’ 확산…소유 대신 대여, 소비 대신 수익

 

 

 

 

 

고가의 스키복을 100달러에 빌려 입고, 한 번 입은 드레스는 다시 대여해 수익을 올린다. 미국에서 개인의 옷장을 공유하는 의류 렌털 플랫폼 ‘Pickle(피클)’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집을 공유하는 Airbnb(에어비앤비)처럼, 이제는 옷장도 공유의 대상이 되는 시대다.

 

보스턴(Boston)에 거주하는 25세 주문관리 분석가 케이티 자카디(Katie Zaccardi)는 같은 옷을 두 번 입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리피트 착용’을 피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고 보스턴 공영 라디오 WBUR가 보도했다. 결혼식이나 스키 여행, 해외 휴가 등 특별한 일정이 있을 때마다 그는 피클 앱에 접속해 필요한 의상을 대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올여름 유럽과 발리 여행에서도 대부분의 옷을 피클을 통해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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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자카디는 피클을 통해 고가의 셔츠·팬츠 세트와 1,700달러 상당의 스키 수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대여했다. 그는 결혼식, 스키 여행, 해외 휴가 등 특별한 일정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을 경험하며, 구매 부담 없이 최신 패션 트렌드를 즐길 수 있었다.

 

 

 

자카디는 1,700달러 상당의 스키 수트를 100달러에, 500달러짜리 셔츠·팬츠 세트를 50달러에, 700달러 상당의 또 다른 세트를 65달러에 대여했다. 고가 브랜드 의류를 구매하는 대신 합리적인 비용으로 최신 트렌드를 즐기는 방식이다. 그는 “평소 큰돈을 들여 사기 부담스러운 고가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입어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피클은 2022년 뉴욕(New York City)에서 출범한 개인 간(P2P) 패션 렌털 마켓플레이스다. 현재는 미국 전역으로 확장됐으며, 2024년 보스턴에 진출한 이후 이 지역에서만 1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현재 서비스는 여성 패션과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용자는 자신의 옷을 앱에 등록하고 직접 대여 가격을 설정한다. 회사는 소매가의 10~20% 수준을 권장 대여료로 제시하며, 실제 거래가 성사되면 대여 금액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같은 도시에서는 당일 배송, 전국 단위로는 이틀 내 배송이 가능한 방문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여자는 의류를 세탁해 다시 착용 가능한 상태로 반납해야 하며, 사용자들은 서로에 대한 후기를 남길 수 있다. 대여자는 응답 속도와 거래 성사율에 따라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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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 공식 홈페이지 스크린샷- 피클 앱의 공식 홈페이지 화면으로, 사용자가 옷을 등록하고 대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줄리아 오마라(Julia O’Mara) 최고운영책임자는 WBUR과의 인터뷰에서 피클을 “옷장을 위한 에어비앤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가를 모두 지불하지 않고도 최신 유행을 따라갈 수 있으며, 순환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패션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클의 성장 배경에는 소셜미디어의 영향도 크다. 회사는 뉴욕 기반의 소규모 콘텐츠 제작자 및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의류 소규모 촬영 행사를 열며 인지도를 높였다.

 

보스턴 글로브 산하 과학 전문 매체 ‘STAT(STAT)’에서 광고 운영 부문 부국장으로 일하는 31세 카리사 매카시(Karissa McCarthy)는 자신이 팔로우하던 패션 인플루언서를 통해 피클을 알게 됐다. 그는 다른 사람의 옷을 빌리기보다는 자신의 옷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5,000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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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 앱에 올라온 카리사 매카시의 드레스 등록 화면. 그녀의 드레스는 다른 사용자들이 대여할 수 있다.

 

 

 

매카시는 피클을 “쇼핑 비용을 충당해주는 부업이자 주말 자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용자 커뮤니티 분위기가 매우 좋다”며 “내 옷장에 남겨진 리뷰를 읽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옷이 훼손된 채 돌아온 사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영업 분야에서 일하는 25세 홀리 니콜스(Holly Nichols) 역시 2023년 매장마다 품절됐던 치마를 찾다가 피클에서 해당 제품을 발견한 이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그는 각종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피클을 활용한다. 또한 특정 행사를 위해 새 옷을 구매한 뒤 이를 다시 앱에 등록해 대여 수익으로 구매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니콜스는 “내 옷을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혼식과 스키 여행은 대표적인 고비용 행사로 꼽힌다. 특히 관련 의상은 1년에 몇 차례만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구매 부담이 크다. 최근 패션 트렌드로 떠오른 스키 수트의 경우 가장 저렴한 제품도 1,000달러 이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피클에서는 약 100달러 수준에 대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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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 이용자들은 결혼식, 스키 여행, 해외 휴가 등 특별한 행사에 맞춰 고가 의상을 부담 없이 즐기고, 사용하지 않는 옷으로 추가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패션 소비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미지/보스턴살아)

 

 

 

전문가들은 피클의 성장이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소비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소유보다 공유, 일회성 소비보다 재사용과 수익 창출을 중시하는 흐름이 패션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피클은 최근 1,2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투자에는 퍼스트마크(FirstMark)와 크래프트 벤처스(Craft Ventures) 등이 참여했으며, 누적 투자액은 약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보한 자금은 온디맨드 대여 서비스 확대와 물류 인프라 강화, 신규 도시 진출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피클이 패션 렌털 시장에서 ‘의류판 에어비앤비’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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