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풍과 폭설을 동반한 기록적 눈폭풍이 23일 매사추세츠주를 강타해 27만 가구 이상이 정전되고, 공항·철도·대중교통 운행이 대거 중단되면서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특히 케이프코드를 비롯한 동부 지역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당국은 제설·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강풍과 추가 적설로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이미지/보스턴살아)
“도시가 멈췄다”
매사추세츠, 눈폭풍에 전력·교통 전면 마비
27만 가구 정전·로건공항 운항 중단… 하버드 애비뉴 ‘눈더미 속 고립’, 한인 상권도 직격탄
미국 매사추세츠주 전역이 기록적인 눈폭풍(블리자드)에 휩싸이며 사실상 도시 기능이 멈춰 섰다. 강풍과 많은 양의 습설이 23일(현지시간) 주 전역을 강타하면서 수십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고 항공·철도·대중교통 운행이 대거 중단됐다.
미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보스턴이 공식적인 ‘블리자드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블리자드는 최소 3시간 이상 가시거리가 0.25마일(약 400m) 이하로 떨어지고, 시속 35마일(약 56km) 이상의 지속적이거나 빈번한 돌풍이 동반될 때 선언된다. 실제로 이날 보스턴 일대에는 강풍과 폭설이 동시에 몰아치며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는 화이트아웃 현상이 이어졌다.

보스턴 한진택배 앞 하버드 애비뉴에 폭설이 쌓여 도로와 인도가 눈으로 덮인 모습. 2월 23일, 직원들이 직접 제설 작업을 시작했지만, 강한 눈바람으로 눈이 계속 쌓이고 있다.

2월 23일, 하버드 애비뉴와 맞닿은 그렌빌 애비뉴 인도에서 직원들이 제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그러나 계속되는 폭설로 눈이 쌓이며 제설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주 동부 지역에서만 27만 가구 이상이 정전된 것으로 집계됐다. 강풍이 전신주와 송전선을 강타하면서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케이프코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매사추세츠 비상관리청(Massachusetts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은 케이프코드 외곽 지역의 모든 가구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력 공급업체 에버소스(Eversource)의 대변인 올레사 스테파노바(Olessa Stepanova)는 “항상 그렇듯 최우선 과제는 공공 안전과, 기상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전력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것”이라며 “새벽 3시 30분경부터 전력망 손상 보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복구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지만, 일부 지역은 기상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복구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로 상황도 심각하다. 매사추세츠 주 고속도로청(State Highway Administration)의 존어선 걸리버(Johnathan Gulliver) 청장은 공영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디를 가든 눈과 슬러시로 덮인 도로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매우 미끄러운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는 주 전역에 3,000대의 제설 장비가 투입됐으며, 주간 고속도로는 화요일 아침 출근 시간대까지 대부분 정비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방 도로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풍 기간 동안 매사추세츠 턴파이크의 제한속도는 시속 40마일(약 64km)로 하향 조정됐다.
2026년 눈폭풍 진행 상황 업데이트 — 폭설과 강풍으로 매사추세츠에서 25만 명 이상이 전력 공급을 잃었다. (CBS 보스턴)

2026년 2월 23일, GOES-19 위성 이미지로 촬영한 미국 동북부를 강타하는 대규모 노르이스터 폭풍.

주 내 정전 보고 - 매사추세츠 비상관리청(Massachusetts Emergency Management Agency, MEMA)이 주 내 전력회사가 보고한 정전 정보를 수집한다. 전력회사는 약 30분마다 데이터를 보고하므로, 지도에는 최신 정전 상황이 바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출처: MEMA)

폭설 속 도로에서 눈길을 벗어나 미끄러진 MBTA 버스가 비컨 스트리트에서 눈더미에 걸려 있는 모습. 2월 23일 매서운 눈보라가 보스턴 일대를 강타하며 도로 곳곳에 쌓인 눈과 빙판길로 교통 혼잡이 이어졌다.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서는 오전 7시 직전 시속 59마일(약 95km)에 달하는 돌풍이 관측됐다. 매사추세츠 항만청(Massachusetts Port Authority)은 이날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활주로 1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극심한 화이트아웃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폭풍은 메릴랜드에서 메인에 이르는 미 동북부 전역에 위험한 기상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은 매사추세츠 남동부와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뉴욕, 뉴저지 일부 지역에서 1피트(약 30cm)가 넘는 적설량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대중교통도 직격탄을 맞았다. 매사추세츠만 교통공사(MBTA)는 폭풍으로 인해 운행을 대폭 축소했다. 통근열차와 버스, 지하철은 비상 시간표로 운행 중이며, 마타판 노선은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셔틀버스로 대체됐다. 모든 페리 운항은 취소됐고, 버스는 폭설 우회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고운영책임자 라이언 콜로한(Ryan Colohan)은 “오늘과 내일, 수요일까지도 제설과 복구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강풍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완벽한 폭풍’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애비뉴에서 눈길에 빠진 카고 밴을 빼내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모습. 보스턴 한인 커뮤니티 ‘보스턴살아’ 관계자도 현장을 촬영한 후 즉시 합류해 차량을 안전하게 빼냈다. (이미지/보스턴살아)

노르이스터 폭풍이 케임브리지, 매사추세츠를 강타하는 가운데, 한 마리 주저하는 개와 주인이 아침 일찍 바람과 눈 속에서 산책하는 모습.
한편 보스턴 한인 상권이 밀집한 올스턴 하버드 애비뉴 일대도 사실상 마비됐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한국 택배와 이사 업무를 담당해온 ‘보스턴 한진택배’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전 10시가 넘어서까지도 도로와 인도의 눈이 전혀 치워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직원들이 직접 제설 작업을 시작했지만, 정오가 되어도 눈보라가 계속 불어 쌓인 눈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차량을 운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이 빠르게 쌓이고 바람이 강해 체감 기온도 매우 낮다”며 “오늘 예정됐던 일부 배송과 이사 일정은 부득이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날씨가 안정되는 대로 정상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철도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암트랙(Amtrak)은 최소 월요일 오후 4시까지 뉴욕과 보스턴을 오가는 모든 열차 운행을 취소했다.
강풍과 폭설이 동시에 몰아친 이번 블리자드는 전력, 항공, 철도, 도로 교통을 동시에 멈춰 세우며 매사추세츠 전역을 거대한 설원으로 바꿔놓았다. 당국은 기상 상황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