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레이드 엔젤스’는 세 명의 미국 여자 피겨스케이터가 전통적 이미지 대신 강렬한 개성과 독창성으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팀이라는 핵심이다.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 시상 후, 왼쪽부터 엘리 캄(Ellie Kam), 알리사 리우, 앰버 글렌이 반응하는 모습. 2026년 2월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얼음 위의 반란, ‘블레이드 엔젤스’
올림픽 금메달 향한 세 명의 개성파 선수, 기존 피겨 이미지 완전히 뒤엎다
밀란-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얼굴, ‘블레이드 엔젤스(Blade Angels)’가 전통적 ‘빙상 공주’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한 세 명의 선수는 우아하고 순수한 기존 이미지와 달리, 강렬하고 독창적인 개성을 보여주며 관중과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블레이드 엔젤스’라는 이름은 스스로 붙인 팀명으로, 피겨 스케이트 날을 의미하는 'Blade'와 천사 이미지를 담은 'Angels'를 합친 말이다. 얼음을 가르는 날카로운 기술과,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가진 새로운 스타일의 여성 스케이터를 상징하며, 미국 드라마 ‘찰리의 천사들(Charlie’s Angels)’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존의 순수하고 소녀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힘과 독창성을 강조한 현대적 팀명이다.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미국의 앰버 글렌(Amber Glenn). 2026년 2월 8일, 이탈리아 밀라노.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는 미국 팀의 앰버 글렌. 2026년 2월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첫 번째 엔젤은 26세의 앰버 글렌(Amber Glenn)이다. 텍사스 플라노 출신으로, 15년간 미국을 대표해 온 그녀는 세 번의 미국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글렌은 LGBTQ+ 권리 활동가로서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밝히며 주목받고 있다. 과거 식이장애와 우울증을 극복하고 ADHD를 관리하며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이해해 온 그녀는 팬섹슈얼로 자신을 밝히고 있다. 올림픽 팀 이벤트에서 미국 대표팀 금메달을 따낸 글렌은 “예전에는 스케이팅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사람들과 환경의 변화를 보며 매일 참여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엔젤은 20세의 알리사 리우(Alysa Liu)다. 16세에 은퇴했다가 복귀한 그녀는 미국 여자 선수로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차지했다. 블론드와 브라운이 섞인 머리와 프렌룰럼 피어싱, 비순응적 스타일로 알트·펑크·이모 세대의 아이콘이 됐다. 리우는 은퇴 당시 스케이팅과 경쟁, 유명세, 인터뷰를 모두 싫어했지만, 스키와 대학 생활을 통해 자신을 찾고 자유의지를 회복했다. 그녀는 머리의 수평 줄무늬가 나무의 성장 고리를 상징하며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조종을 받는 인형 같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행동한다”고 밝혔다.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남자 단체전 시작 전 사진을 찍고 있는 미국의 알리사 리우(Alysa Liu). 2026년 2월 7일, 이탈리아 밀라노.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미국의 알리사 리우. 2026년 2월 6일, 이탈리아 밀라노.
세 번째 엔젤은 18세 이사보 르비토(Isabeau Levito)다. 전통적 ‘빙상 공주’ 이미지와 닮았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날카로운 재치와 풍자를 드러낸다. 어머니 키아라는 30년 전 밀라노에서 미국으로 이민했으며, 할머니는 현재 올림픽 개최 도시인 밀라노에 거주한다. 르비토는 러시아 선수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Evgenia Medvedeva)를 본보기로 삼아 ‘천사의 에너지’를 닮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난스러운 성격과 언어유희가 강해, 공적 이미지와 사적 성격을 구분하며 대중 앞에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세 명은 스스로를 ‘블레이드 엔젤스’라 칭하며, ‘파워퍼프 걸스’나 ‘Babes of Glory’ 같은 이름은 상표 문제를 우려해 거부했다. 르비토는 “우리는 모두 다르고, 각자의 장점과 개성, 원하는 모습이 있다. 같은 목표와 열정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마지막 희망으로 주목받는 블레이드 엔젤스는 단순한 선수 이상의 존재다. 전통적 순수함과 우아함을 넘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스케이팅과 삶을 동시에 보여주는 세 명의 활약이 관중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