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옴니 마운트 워싱턴 호텔(Omni Mount Washington)은 1902년 개관한 이후 뉴햄프셔 화이트 마운틴의 대표 산악 리조트로 자리하며,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 개최로 세계 금융 질서의 출발점이 된 역사적 장소다. 122년의 세월이 빚어낸 고풍스러운 건축과 현대적 편의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역사성과 장소성을 핵심 자산으로 사계절 리조트로 운영되고 있다.
세계 금융 질서를 설계한 산악 호텔
122년 품격 이어온 ‘옴니 마운트 워싱턴 호텔’
1902년 개관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 탄생지로 기록된 뉴햄프셔 화이트 마운틴의
상징적 랜드마크
미국 뉴햄프셔(New Hampshire)주 화이트 마운틴(White Mountains)에 위치한 옴니 마운트 워싱턴 호텔(Omni Mount Washington)이 개관 122년을 맞았다. 1902년 문을 연 이 호텔은 20세기 초 미국 산악 휴양 문화의 상징이자, 1944년 국제 통화 질서를 재편한 역사적 회의가 열린 장소로 세계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호텔은 미국 산업가 조지프 스틱니(Joseph Stickney)의 주도로 건립됐다. 그는 북동부 대도시 상류층을 위한 고급 여름 휴양지를 조성하기 위해 약 170만 달러, 현재 가치로 5,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설계는 찰스 앨링 기퍼드(Charles Alling Gifford)가 맡았으며, 르네상스 리바이벌 양식을 적용했다. 공사에는 250여 명의 이탈리아 장인이 참여해 건물 곳곳에 정교한 장식과 구조적 완성도를 더했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 중 하나인 1902는 캐럴린 포스터 스틱니(Carolyn Foster Stickney) 재임 시절 메인 다이닝룸으로 사용됐다. 이곳은 인상적인 손 조각 장식과 넓은 유리창을 갖추어, 공간 전체에 산악 경관을 가득 담고 있다.
호텔은 개관 당시 약 1만 에이커 부지에 300개 객실을 갖추었고, 모든 객실에 전용 욕실을 설치했다.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설비였다. 1,000개가 넘는 창문과 5,000개의 전등, 황동 장식과 대형 황동 문손잡이는 호텔의 상징이 됐다. 특히 티파니 스테인드글라스 창과 팔각형 메인 다이닝룸의 섬세한 석고 장식은 지금도 건축적 유산으로 평가된다.
호텔이 자리한 브레턴우즈(Bretton Woods)는 미국 북동부 최고봉인 마운트 워싱턴(Mount Washington) 기슭에 위치한다. 20세기 초 이 지역에는 20여 개의 대형 호텔이 운영됐으며, 한때 하루 35~55편의 여객열차가 운행될 정도로 관광 산업이 활발했다. 당시 ‘마운트 워싱턴 호텔(Mount Washington Hotel)’로 불린 옴니 호텔은 그중에서도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산악 리조트였다.

최근 리뉴얼된 대통령 스위트 동(Presidential Wing)의 고급스러운 객실 중 하나.
호텔이 세계사에 기록된 계기는 1944년 열린 브레턴우즈 회의(Bretton Woods Conference)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44개국 대표단이 이곳에 모여 전후 국제 통화 체제를 설계했다. 이 회의로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이 창설되며 ‘브레턴우즈 체제’가 출범했다. 오늘날 국제 금융 시스템의 기틀이 이 호텔에서 마련된 것이다.
조지프 스틱니 사후에는 그의 아내 캐럴린 포스터 스틱니(Carolyn Foster Stickney)가 약 30년간 호텔 운영을 맡았다. 그녀는 프랑스 왕자와 결혼해 ‘프린세스’ 칭호를 얻었으며, 현재 3층 ‘프린세스 스위트(Princess Suite)’에는 그녀가 사용하던 캐노피 침대가 보존돼 있다. 이 침대는 과거 파리와 브레턴우즈를 오가며 운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조트에는 두 개의 골프장이 있으며, 그중 하나는 18홀 규모로 도널드 로스(Donald Ross)가 설계한 수상 경력의 코스이고, 다른 하나는 9홀 챔피언십 코스다.
현재 옴니 마운트 워싱턴 호텔은 미국 국립 역사 랜드마크(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돼 있다. 운영사인 **옴니 호텔스 앤 리조트(Omni Hotels & Resorts)**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복원과 리노베이션을 진행해 역사적 외관과 내부 장식을 보존하는 동시에 객실과 편의시설을 현대화했다.
호텔은 사계절 복합 리조트로 운영된다. 인근 브레턴우즈 리조트 지역(Bretton Woods)에는 뉴햄프셔 최대 규모의 스키장이 있으며, 골프 코스, 스파, 승마·마차 체험, 하이킹 트레일 등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22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건축적 깊이는 호텔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표준화된 시설 중심의 현대 리조트와 달리, 옴니 마운트 워싱턴 호텔은 역사성과 장소성을 핵심 자산으로 내세운다. 세계 금융 질서의 출발점이자 미국 산악 휴양 문화의 상징으로, 이 호텔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역사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