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낮아지며 약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휘발유 가격 하락과 임대료 안정이 물가 둔화를 이끌었다. 다만 관세 부담과 일부 서비스 가격 상승 등 변수는 남아 있지만, 물가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지/보스턴살아)
기름값 꺾이자 물가도 숨 고르기
미국 인플레 5년 만에 최저
1월 상승률 2.4%로 연준 목표치 근접,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 반색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며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과 임대료 안정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며, 지난 수년간 급등한 생활비에 시달려 온 미국 가계에 모처럼 안도감을 주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12월(2.7%)보다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자,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의 물가 목표치 2%에 근접한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5% 올라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에서도 식료품 가격은 전달 대비 0.2% 오르며 여전히 가계 부담의 한 요인으로 남았다. 한 쇼핑객이 2026년 2월 10일 화요일 시카고의 한 식료품점에서 신선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는 1월 물가가 0.2%, 근원물가는 0.3% 각각 상승했다. 특히 중고차 가격이 한 달 새 1.8% 하락하며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휘발유 가격은 1월에만 3.2% 떨어져 최근 4개월 중 세 차례 하락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7.5% 낮다. 식료품 가격은 전달 급등 이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주거비 역시 진정되는 흐름이다. 물가지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임대료는 전년 대비 2.8% 상승해, 2022년 8% 이상 급등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크게 둔화됐다. 다만 지난해 10월 6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일부 주거비 통계가 추정치로 대체되면서 수치 왜곡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품목은 여전히 오름세다. 의류 가격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고, 항공료는 한 달 새 6.5% 급등했다. 음악 스트리밍 구독료도 전년 대비 7.8%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CPI) 12개월 변동률 (계절 조정되지 않음), 출처: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한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가구·자동차 부품 등 일부 상품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해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은 최근 연구에서 관세 비용의 약 90%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들이 증가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더 많이 전가할 경우 물가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가 둔화 조짐에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에 더 가까워질 경우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현재 소비자물가는 5년 전보다 여전히 약 25% 높은 수준이다. 2022년 9.1%까지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은 이후 점차 진정됐지만,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미국 사회의 핵심 정치·경제 이슈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률 둔화와 고용시장 냉각이 이어질 경우 올해 하반기에는 물가가 더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