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스터 출신 어선 ‘릴리 진’이 대서양에서 침몰해 선원 7명이 실종되면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항 공동체가 다시 큰 비극과 슬픔에 빠졌다. 사람들이 월요일 글로스터의 어부 추모비(Fisherman’s Memorial)에서 릴리 진(Lily Jean) 승무원의 기억을 기리기 위해 서 있다.(WBUR)
대서양에 가라앉은 ‘릴리 진’
글로스터 어업 공동체 다시 큰 비극
선원 7명 전원 실종…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 도시가 슬픔에 잠기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글로스터(Gloucester)가 다시 깊은 슬픔에 잠겼다. 지난 금요일, 대서양의 차가운 바다에서 72피트 길이의 어선 ‘릴리 진(Lily Jean)’이 침몰하며 승선한 선원 7명이 실종됐다. 이 사고로 글로스터 공동체는 또다시 희생자를 기리며 큰 충격에 빠졌다.
글로스터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항으로, 항구 방파제에는 바다로 나섰다가 돌아오지 못한 수천 명 어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번 사고로 시민들은 항구의 ‘어부 추모비(Fisherman’s Memorial)’를 찾아 꽃을 놓고 고개를 숙이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어선들이 글로스터의 주 어항(State Fish Pier) 얼음 같은 물가에 정박해 있다.
침몰한 릴리 진의 선장은 글로스터 출신 베테랑 선장 어커서리오 ‘거스’ 샌필리포(Accursio “Gus” Sanfilippo)였다. 보스턴 공영 라디오 WBUR 보도에 따르면, 그의 친구 브렉 비어드(Brek Beard)는 “그는 뛰어난 선장이었고, 성실한 사람이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샌필리포 선장의 시신만이 수습됐으며, 나머지 6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는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릴리 진은 케이프 앤(Cape Ann) 해안 25마일 해상에서 침몰했으며, 사고 직후 무전 교신은 없고 비상위치표시용 무선표지(EPIRB) 신호만 포착됐다. 보스턴 해안경비대 사령관 제이미 프레더릭(Jamie Frederick)은 “누군가가 생존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침몰한 어선 ‘릴리 진’의 선장, 어커서리오 “거스” 샌필리포(Accursio "Gus" Sanfilippo).
글로스터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공동체로, 이번 사고는 도시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추모비를 찾은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가족처럼 느낀다며, 바다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아무리 뛰어난 선장이라도 바다는 결국 인간을 압도한다”는 말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혹독한 겨울 바다에서 일어났다. 북동부 해산물 연합 정책국장 비토 지아칼론(Vito Giacalone)은 “선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겨울철 어업을 수행한 것뿐”이라며, 어업이 본질적으로 위험한 직업임을 강조했다.

수잔 피카리엘로(Susan Picariello)와 수잔 루소(Susan Russo)가 글로스터의 어부 추모비(Fisherman’s Memorial)에서 릴리 진(Lily Jean)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꽃을 놓고 있다.(WBUR)
사고 후 브루스 타(Bruce Tarr)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은 항상 한계가 있다”며 조사 결과가 사고의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해안경비대와 미 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가 함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글로스터 공동체가 겪는 또 하나의 비극이자, 겨울 바다에서 어업을 하는 이들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추모비에 꽃을 놓은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바다 앞에서 인간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과 맞서야 하는 현실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