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파팔라도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은 상급 학생들이 금속 제작, 주조, CAD/CAM 등 실무 기술을 배우며, 동료 학생들을 지도하는 도제식 교육 과정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역사적 설계 재현과 금속공학 지식을 익히고, 협력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며 실험실 경험을 확장한다.
‘가장 멋진 실험실’에서 배우는 진짜 공학
MIT 파팔라도 도제 프로그램, 금속을 만들고 사람을 키우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캠퍼스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멋진 실험실’로 불리는 공간이 있다. 파팔라도 실험실(Pappalardo Lab)이다. 이곳에서 운영되는 ‘파팔라도 어프렌티스 프로그램(Pappalardo Apprentice Program)’은 단순한 실습 수업을 넘어, 제작 기술과 멘토링을 결합한 독특한 도제식 공학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MIT의 공식 소식 채널인 MIT News를 통해 소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기계공학과(Mechanical Engineering) 3·4학년 학생 가운데 선발된 소수 인원이 참여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제작·가공 역량을 심화하는 동시에, 후배 학생들을 돕는 조력자이자 멘토 역할을 맡는다. 선반과 밀링머신 사용, 수공구 활용, 설계 아이디어 구상, 팀 프로젝트 지원 등 실습 전반에 걸쳐 동료 학습을 이끈다.
프로그램을 설계한 대니얼 브라운스타인(Daniel Braunstein) MIT 기계공학과 선임 강사는 “대규모 2학년 설계 수업을 진행하면서 실험실 보조 인력이 필요했고, 상급생들은 더 깊은 제작 경험을 원했다”며 “두 가지 요구를 하나의 의미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묶고 싶었다”고 밝혔다.
어프렌티스들은 기계공학과 핵심 과목인 ‘2.007(설계 및 제조 I)’ 수업의 학부 실험 조교로 참여한다. 이들은 단순 보조 인력을 넘어, 학생들이 실제로 ‘만들면서 배우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동시에 CAD/CAM(컴퓨터 지원 설계·제조), 패턴 제작, 고급 가공 기술 등을 다루는 별도의 세미나와 실습에도 참여한다.
MIT 파팔라도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금속 제작과 주조, 역사적 설계 재현을 통해 실무 기술과 금속공학 지식을 배우고, 동료를 멘토링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독특한 도제식 교육 과정이다. (MIT Mechanical Engineering)
학년별 프로젝트도 뚜렷하다. 3학년 어프렌티스들은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스털링 엔진(Stirling engine)을 직접 제작한다. 4학년 어프렌티스들은 주조를 중심으로 한 대형 팀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과거에는 19세기 증기기관과 20세기 초 해양 엔진을 재현했으며, 이 결과물들은 현재 MIT 뮤지엄에 전시돼 있다.
올해 프로젝트의 주제는 구리 합금과 역사적 장비의 복원이다. 학생들은 1899년 헤러쇼프 제조사가 제작한 닻 권양기를 재현하고 있다. 이 장치는 뉴욕 요트 클럽의 레이싱 요트에 사용됐던 것으로, 무거운 닻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계 장치다.
제작 과정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다. 학생들은 100년이 넘은 도면을 바탕으로, 당시 어떤 제작 방식이 사용됐는지를 추론해야 한다. 브라운스타인 강사는 이를 “기술 고고학”이라고 표현했다.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공학적 지식과 직관을 동시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금속공학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프렌티스 제이드 더럼(Jade Durham)은 “재료 선택이 공학 설계 전반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속공학은 기존 학부 커리큘럼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았던 분야다.
파팔라도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은 지난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 실험실은 MIT 동문 닐 파팔라도(Neil Pappalardo, 1964년 졸업)의 기부로 설립됐으며, MIT가 추구해 온 ‘이론과 제작의 결합’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어프렌티스 빌헬름 헥토르(Wilhem Hector)는 “이곳에서 단순히 기술을 배운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브라운스타인 강사는 “MIT는 원래 기계적 예술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학교”라며 “산업 현장의 전통과 학문적 깊이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이 실험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로,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끈끈한 공동체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