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안성기 씨는 오랜 혈액암 투병 끝에 5일(한국시간) 오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74세로 별세했으며,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문화예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우리 정말 건강하자”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배우 안성기는 아역 시절부터 60여 년간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며 인간적인 연기와 품격으로 세대를 넘어 사랑받은 ‘국민 배우’였다.
끝까지 배우였던 안성기, 영원한 퇴장
쓰러지기 전 남긴 한마디 “우리 정말 건강하자”
‘국민 배우’ 안성기 씨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MBC 뉴스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혈액암으로 치료를 받아온 안성기 씨는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입원 6일 만인 5일(한국시간) 오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향년 74세다.
보도에 따르면 안성기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자택에서 식사 도중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며 쓰러졌고,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서울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안성기 씨는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60여 년간 스크린과 무대를 지켜온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출연하며 성장한 그는 성인 연기자로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장르와 역할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인간적인 연기와 절제된 표현으로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았고,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는 그의 이름을 상징하는 표현이 됐다.
안타까움을 더하는 것은 고인이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문화예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했다는 점이다. 채널A 뉴스는 안성기 씨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 약 닷새 전까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회의를 직접 주재했으며, 이 자리에서 “우리 정말 건강하자. 나는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다음 뉴스를 통해서도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안성기 씨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소속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성기 배우는 연기에 대한 깊은 사명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대한민국 대중문화 역사와 함께해 온 분”이라며 “그의 연기는 언제나 사람과 삶을 향해 있었고,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넘어 울림과 위로를 전해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책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선후배 예술인들과 현장을 존중해 온 진정한 의미의 ‘국민 배우’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속사는 안성기 씨의 치료 과정에 대해서도 의료진의 조치 하에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건강 악화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미국에 체류 중이던 장남이 급히 귀국해 가족과 함께 고인의 마지막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가 재발 소식을 전한 이후에도 안성기 씨는 후배 배우들과 영화계를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작품 안팎에서 보여준 책임감과 겸손한 태도는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으며, 그의 이름은 한국 영화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영화계와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