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FC의 손흥민은 밴쿠버 화이트캡스 FC와의 2025 아우디 MLS 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두 골을 넣으며 팀을 극적으로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지만, 연장전과 승부차기 끝에 LAFC는 결국 패배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다음 시즌 더 강하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했고, 미국·영국 주요 매체들은 그의 활약을 “플레이오프 명장면”이라 평가하며 큰 주목을 보냈다.
손흥민의 기적도 뚫지 못한 운명
밴쿠버, LAFC 꺾고 첫 서부 결승행
보스턴 22일 밤 9시30분, 한인 응원 속 ‘포기 불가’ 대역전극
손흥민 멀티골에도 승부차기 패배
미국프로축구(MLS) 2025시즌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은 보스턴(동부시간) 기준 22일 토요일 밤 9시 30분에 시작됐다. 밴쿠버 BC 플레이스(BC Place)를 가득 메운 5만 3,000여 관중 가운데에는 많은 한인 팬들도 자리해 손흥민(Son Heung-Min)을 향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경기 초반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진 순간에도 이들의 응원은 계속됐고, 경기는 후반·연장·승부차기까지 이어지는 다이나믹한 대서사시로 흐르며 손흥민을 중심으로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밴쿠버 화이트캡스 FC vs LAFC | 경기 전체 하이라이트 | 2025 아우디 MLS 컵 플레이오프 (Major League Soccer)
손흥민의 기적 같은 프리킥 골! LAFC를 구하는 극적 동점골 | 2025 아우디 MLS 컵 플레이오프 (Major League Soccer)
초반 흐름은 밴쿠버 화이트캡스(Vancouver Whitecaps)의 것이었다. 전반 39분 에마누엘 사비(Emmanuel Sabbi)의 선제골, 전반 추가시간 마티아스 라보르다(Mathías Laborda)의 추가골로 LAFC는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앤드루 모란(Andrew Moran)과 다비드 마르티네스(David Martínez)가 흐름을 바꿨고, 후반 60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손흥민이 집요한 세 번째 시도로 추격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다시 살려냈다.
후반 추가시간, 밴쿠버 수비수 트리스탄 블랙몬(Tristan Blackmon)의 퇴장으로 얻은 프리킥에서 손흥민은 감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완벽한 궤적의 이 프리킥은 한인 응원석뿐 아니라 경기장 전체를 뒤흔든 장면으로, MLS 공식 매체는 이를 “플레이오프 역사에 남을 골”이라 평가했고, 영국 ‘TalkSport’는 “천국에서 지옥으로 이어지는 드라마의 첫 장면”이라 소개했다.

이 경기는 정규시간 2-2, 연장 무득점 후 승부차기 3-4로 LAFC가 밴쿠버에 패하며 최종 스코어는 2(3)-2(4)로 기록됐다.

2025 아우디 MLS 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 밴쿠버 화이트캡스 FC와 맞붙는 LAFC 선발 선수들. 손흥민을 비롯한 블랙 & 골드 전력들이 승리를 향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연장전에서는 밴쿠버가 부상으로 9명만 남게 되는 극한의 상황이 펼쳐졌다. LAFC는 파상공세를 펼쳤고, 연장 후반 122분에는 마르티네스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이어 데니스 부앙가(Denis Bouanga)의 연속 두 차례 슛마저 골대를 때리며 5초 사이 ‘골대 3연타’라는 믿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추가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 손흥민이 첫 키커로 나섰으나 그의 슛은 골대를 맞고 벗어났고, 이어 마크 델가도(Mark Delgado)까지 실축하면서 LAFC는 승부차기 3-4로 패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책임은 내게 있다. 하지만 다음 시즌 더 강하게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손흥민의 실축에도 불구하고 “팀을 지탱한 절대적 에이스”, “MLS 첫 시즌에 이미 리그의 얼굴이 됐다”고 평가했고, 영국 매체들은 “토트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클래식 손흥민의 경기력”이라며 그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후반 60분, 손흥민이 세 차례 시도 끝에 마침내 골망을 흔들며 LAFC의 추격을 시작하는 극적인 첫 골 장면.

첫 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이 기쁨을 만끽하며 동료 라이언 홀링스헤드(Ryan Hollingshead)와 함께 중앙선으로 달려가 경기를 재개하려는 순간.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순간.
이날 경기는 스티브 체룬돌로(Steve Cherundolo) 감독의 LAFC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4년간 MLS 컵-서포터스 실드 동시 우승(2022), US 오픈컵 우승(2024) 등을 이끌며 LAFC 역사상 최다 승리 감독이 됐다. 그는 “오늘은 우리가 더 나아 보였지만, 축구는 때로 잔혹하다”며 팀과 작별을 고했다.
LAFC는 지난해까지 2023년·2024년 연속으로 밴쿠버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시켰지만, 올해는 밴쿠버가 첫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 오르는 역사적 순간을 허용해야 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멀티골과 그의 활약을 향한 국제 미디어들의 극찬은, 다음 시즌 LAFC와 손흥민의 반등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