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주의 복권 시장이 전통적인 주유소·편의점 중심에서 잭포켓(Jackpocket)과 로또닷컴(Lotto.com) 같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판매점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반면, 주정부는 내년 자체 온라인 복권 판매를 준비하며 변화된 시장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복권의 판도 변화,
주유소 대신 온라인이 ‘대박’을 긁는다
‘잭포켓(Jackpocket)’과 ‘로또닷컴(Lotto.com)’ 등 온라인 복권 급성장,
오프라인 소매점 “손님 줄어 걱정”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주의 복권 판매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테즈 스테이트라인 모빌(Ted’s Stateline Mobil)’ 주유소가 올해 뜻밖의 경쟁자에게 밀려났다. 놀랍게도 그 경쟁자는 번화가의 상점이 아니라, 단출한 오피스 건물 안에 자리한 온라인 복권 판매 거점이었다.
뉴햄프셔(New Hampshire) 주 경계선 인근 메투엔(Methuen)에 위치한 테즈 스테이트라인 모빌은 오랫동안 복권 명소로 불렸다. 주유소 안에는 간식 진열대 대신 복권 테이블이 놓였고, 간판에는 연료 가격 옆에 ‘키노 카페(Keno Café)’라는 문구가 함께 표시됐다. 전 소유주 토니 아미코(Tony Amico)는 이곳이 매사추세츠 내 복권 판매 1위 매장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홍보하곤 했다. 그러나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그 자리를 빼앗은 곳은 노스 앤도버(North Andover)의 한 상가 건물 안에 자리한 ‘위너스 코너(Winners Corner)’다.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 된 이 매장은 겉보기에는 손님이 거의 없지만, 안쪽에서는 18개의 복권 단말기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WBUR 11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확인됐다.

메투엔(Methuen)의 테즈 스테이트라인 모빌(Ted’s Stateline Mobil)은 한때 ‘키노 카페(Keno Café)’라는 오프라인 복권 공간으로 유명했지만, 현재 매사추세츠 복권 판매는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며 그 위상이 크게 낮아졌다. 시장 변화로 인해 전통 주유소와 편의점보다는 잭포켓(Jackpocket)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위너스 코너는 미국 최대 온라인 복권 서비스 중 하나인 잭포켓(Jackpocket)의 공식 판매점이다. 잭포켓은 지난해 보스턴(Boston) 기반 스포츠 베팅 기업 드래프트킹스(DraftKings)에 인수되었으며, 해당 매장은 드래프트킹스의 자회사 명의로 운영되고 있다. 이 매장은 올해 10월 4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합쳐 4,900만 달러(약 672억 원) 이상을 판매하며 테즈 스테이트라인 모빌의 세 배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한때 ‘복권왕’으로 불리던 테즈는 지난해 매출이 14% 감소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3위는 보스턴 하이드파크(Hyde Park)의 편의점 ‘플레이어스 카페(Players Cafe)’가 차지했다. 이곳은 또 다른 온라인 복권 기업 로또닷컴(Lotto.com)이 운영하며, 매사추세츠 내에서 지난해부터 온라인 복권 판매를 시작했다고 WBUR 보도는 전했다. 로또닷컴의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메츠거(Thomas Metzger)는 “미국 복권 업계에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시기”라며 “우리는 기존 소매점의 매출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도 복권을 사본 적이 없거나 오랫동안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최근 2년간 자사 매출이 매년 약 50%씩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디지털 판매의 초입 단계에 불과하다. 아직 긁을 ‘표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노스 앤도버(North Andover)의 위너스 코너(Winners Corner)는 18개의 복권 단말기를 통해 잭포켓(Jackpocket)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며, 매사추세츠 주 복권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신흥 온라인 복권 거점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업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24년간 테즈 스테이트라인 모빌을 운영하다 은퇴한 아미코는 “이런 식으로 발전하는 게 말이 안 된다. 다들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매니저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매사추세츠 주 주류상협회(Massachusetts Package Stores Association)의 로버트 멜리온(Robert Mellion) 전무는 “복권 손님이 줄면 매장에서 술이나 다른 제품을 같이 사던 고객 발길도 끊긴다”며 “전체 소매업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사추세츠 주 복권국(Massachusetts State Lottery)의 마크 윌리엄 브래컨(Mark William Bracken) 국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매점 고객은 대부분 그대로 남을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은 다소 다른 성격을 가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내년 여름부터 주정부가 직접 온라인 복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메가밀리언스(Mega Millions), 파워볼(Powerball) 같은 기존 대형 추첨 외에도 새로운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스턴 하이드파크(Hyde Park)의 플레이어스 카페(Players Café)는 로또닷컴(Lotto.com)과 제휴해 온라인 복권 판매를 제공하며, 매사추세츠 내 복권 시장에서 3위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잭포켓과 로또닷컴 같은 업체는 흔히 ‘복권 택배(courier)’로 불린다. 고객이 앱에서 복권을 주문하면, 회사가 실물 복권을 구매·스캔하고 결과를 알려준다. 소액 당첨금은 계좌에 자동 입금되고, 고액 당첨자는 실물 복권을 직접 수령하거나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다. 로또닷컴은 주문당 12~30%의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며, 오프라인 판매점은 복권 판매 수수료와 당첨 티켓 보너스를 받는다.
하지만 일부 주에서는 이러한 온라인 복권 판매가 규제에 부딪혔다. 텍사스(Texas) 주는 지난해 한 단체가 9,500만 달러(약 1,300억 원)짜리 잭팟을 노리고 모든 조합을 구입하려 한 사건 이후 ‘복권 택배’를 전면 금지했다. 오하이오(Ohio) 주는 잭포켓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판매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브래컨 국장은 “현재로서는 매사추세츠 내 복권 택배 업체에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향후 필요하다면 규제할 수 있지만, 아직 그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는 미국에서 1인당 복권 구매액이 가장 높은 주로, 주민 한 사람이 연평균 840달러(약 115만 원) 이상을 복권에 쓰는 것으로 집계된다. 오프라인 업주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복권의 무게중심은 이미 주유소 카운터에서 스마트폰 화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정부마저 내년 온라인 복권 판매에 뛰어들면서, 전통 복권 시장의 판도 변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