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미국 내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권한을 부여하고,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관세 인하를 포함한 한미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한미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 경주국립박물관에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신라 시대 금관 복제품과 한국 최고 민간 훈장을 상징하는 메달을 받았다.
트럼프, 한국에 핵잠수함 건조 길 열다
3,500억 달러 투자·관세 인하 포함한 대규모 한미 무역협정 체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미국 내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권한을 부여하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와 관세 인하를 포함한 한미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8일 경주(Gyeongju)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이재명(Lee Jae Myung)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사안을 최종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그가 2022년에 설립한 ‘검열 없는 표현의 자유’를 표방하는 개인 SNS—에 “우리의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게시하며,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어 “잠수함은 필라델피아(Philadelphia)에서 건조될 예정이며, 미국 조선 산업이 곧 다시 부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건조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엔피알(NPR) 은 이 발표가 양국 간 투자·무역 협상이 마무리된 직후 나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9일 한국 경주에서 열린 만찬에서 함께한 모습.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핵심 요구는 관세 인하, 대규모 투자 계획 구체화, 경제·안보 협력 강화, 그리고 핵잠수함 건조 권한 확보였다. 먼저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출 것을 요구했고, 총 3,500억 달러 투자 계획 중 2,000억 달러는 현금, 1,500억 달러는 미국 내 조선 산업에 투입되며 연간 집행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또한 조선·반도체·AI 산업 등 전략 산업 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 기술과 미국 산업 발전의 연계를 보장받기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며 한국이 미국 내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는 미국 조선 산업 부흥과 한미 동맹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적 조치였다. 영국 공영방송 비비씨(BBC) 는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한국과의 회담은 매우 훌륭했다. 많은 사안에 대해 결론을 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국립박물관(Gyeongju National Museum)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한국으로부터 신라 시대 금관 복제품과 무궁화대훈장(Grand Order of Mugunghwa) 을 받았다. 금관은 하늘과 땅의 권위를 상징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국 측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받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예술 작품 같은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는 이번 의전이 화려하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과 한국의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선물로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은 오랜 친구이며, 이번 협정은 양국 경제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반도체·AI 산업 협력 등 한국과 미국의 전략 산업 동맹을 강조하며, “한국은 세계 2위의 조선 강국으로서 미국 산업 재건의 핵심 파트너”라고 말했다.
경주 정상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진행됐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도착 하루 전 서해상에서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는(김정은) 수십 년째 미사일을 쏴왔다. 놀랍지 않다”고 평가하며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는 “가까운 시일 내 김정은(Kim Jong Un) 위원장을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상회담 당일 경주 시내에서는 찬반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반(反)트럼프 시위대는 이민 정책과 국내 강경 조치에 반대했으며, 경찰은 일부 참가자를 해산했다. 반면 친(親)트럼프 집회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자유무역 강화”와 “반(反)중국 연대”를 지지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관세 인하,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 구체화, 경제·안보 협력 강화, 그리고 핵잠수함 건조 권한 확보를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며 한국의 미국 내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했으며, 이는 미국 조선 산업 부흥과 한미 동맹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적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마친 뒤 10월 30일 부산(Busan)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에서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가 2025년 재집권 후 처음으로 갖는 회담이다.
이번 한미 무역협정과 핵잠수함 건조 승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경제안보 강화 및 조선 산업 부흥 전략과 맞물려 있다. 한국의 전략적 요구가 반영된 이번 결정은 북한 위협 대응과 한미 동맹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다. 올해 7월 양국이 기본 틀에 합의한 이후, 세부 투자 구조와 집행 계획을 놓고 오랜 협상이 이어진 끝에 타결됐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의 새로운 전기”로 평가하며, 한미 간 신뢰가 강화됐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내 반이민 단속, 방위비 분담 문제,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산적한 현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직전 기자들에게 “이번 아시아 순방은 대단한 성공이었다. 한국은 미국의 소중한 친구이며, 함께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