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격화로 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당겨 조기 귀국하며, 이란 핵 문제 대응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왼쪽)가 2025년 6월 16일(월)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Kananaskis)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며 손짓하고 있다.
트럼프, G7 정상회의 조기 귀국,
격화하는 이란-이스라엘 갈등에 긴장 고조
트럼프 "이란은 즉각 핵 계획 중단해야… 테헤란 즉시 대피" 경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당겨 급히 귀국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Tehran)을 즉시 대피하라”고 공개 경고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세계 정상들이 글로벌 위기 완화를 위해 캐나다 로키산맥 인근 카나나스키스(Kananaskis)에서 모인 자리였다. 그러나 회의는 이란 핵 문제로 인한 급박한 국제정세 변화에 휘말렸다. 이스라엘은 나흘 전부터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 작전을 개시한 상태다.
AP통신의 6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늦기 전에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지도자들은 대화를 원하지만, 이미 60일의 협상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하며 “반드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이란의 여러 핵 관련 시설을 타격했지만, 깊숙한 지하에 건설된 포르도(Fordo) 우라늄 농축 시설은 아직 파괴하지 못했다. 이 시설을 제거하려면 미국의 'GBU-57 초대형 벙커 버스터(Massive Ordnance Penetrator)'가 필요하다. 이 폭탄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통해 운용되며, 이스라엘은 해당 무기와 운반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 총리(왼쪽부터),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영국의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가 2025년 6월 16일(월) 캐나다 카나나스키스(Kananaskis)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 16일(월)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Kananaskis)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공식 환영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모두 테헤란에서 즉시 대피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무역 문제 논의가 예정된 화요일 회의를 취소하고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다른 G7 정상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매우 중요한 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회의 주최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대통령이 참석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귀국은 세계 곳곳에서 고조되는 위기 분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미국은 이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세계 경제 둔화 우려를 키웠고,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전쟁 해결에도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뒷줄 왼쪽) 옆자리에 앉아 G7 정상회의 세션 중 기자가 던진 질문을 듣고 있다. 장소는 2025년 6월 16일(월)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Kananaskis).
G7 회원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 핵문제의 확산을 우려하며 사태 완화에 방점을 두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는 “이란은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급 물질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G7 공동 성명 초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지 않다.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고립주의 노선을 선호하는 지지자들이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행동을 더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AMERICA FIRST(미국 우선)는 많은 의미를 가지며,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도 포함된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G8에서 배제된 것이 세계 불안을 키웠다고 비판하며, “중국의 G7 가입 가능성”까지 시사해 주목을 받았다. 회담장에서는 언론이 퇴장하는 순간, 카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과 러시아, 중국 관련 발언으로 이미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언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영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통해 공개적인 충돌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취했으며, 처음부터 별도의 공동 성명 발표 계획은 없었다. G7 회담은 1973년 석유 위기 대응을 위한 재무장관 회의에서 출발해 세계 정상들이 연대감을 다지며 글로벌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발전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G8 체제는 다시 G7으로 축소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 15일(일)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캘거리(Calgary) 국제공항에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을 타고 도착하고 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가 2025년 6월 15일(일) G7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Calgary) 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Shigeru Ishiba) 총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위원장과 개별 회담 또는 비공식 대화를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과는 “관세, 중동·근동 정세,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했다고 프랑스 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18일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을 예정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방위 패키지' 구매 협상이 논의될 예정이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협상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철강·알루미늄에 50%,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 중이며, 대부분 국가에 10% 수입세도 적용하고 있다. 90일 협상 기간 종료 시점인 7월 9일 이후 관세율 인상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 중 영국의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와는 5월에 예고됐던 무역 협정 틀을 최종 서명했다. 해당 협정은 일부 품목에 쿼터를 설정해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기본 10% 관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캐나다·멕시코는 펜타닐 밀수 차단 명목으로 최대 25%의 별도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다만 일부 품목은 2020년 체결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을 받고 있다. 무역 협상과 관련해 메르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해결책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작은 단계로 접근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한 결과, 향후 30일 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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