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된 봉지 샐러드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병원균에 오염될 위험이 높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식품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편리함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해 신선한 통채소를 구입하고 보관과 섭취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편리함이 부른 위험? 봉지 샐러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
전문가들 경고 “세척된 채소도 식중독 위험 높아”… 매년 230만 명 감염
샐러드를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세척 완료’라고 적힌 봉지 샐러드를 고른 적이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지 모른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영양을 챙기려는 소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해 보이지만, 식품 안전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이 실제로는 가장 위험한 식품 중 하나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이 같은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반복되는 식중독 사례와 과학적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허프포스트(HuffPost)의 2025년 6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세척된 채소가 든 봉지 샐러드는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에서 병원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식품 안전 측면에서 매우 주의가 필요한 품목으로 꼽힌다. 특히 대장균(E. coli), 리스테리아(Listeria), 살모넬라(Salmonella) 같은 병원균은 작은 양으로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봉지 샐러드는 이러한 병원균의 집단 감염 원인으로 자주 지목되고 있다.
가장 위험한 식품? 반복되는 오염 사례
노스이스턴 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식품 정책학 교수이자 『Food Safety: Past, Present, and Predictions』의 저자인 대린 데트윌러(Darin Detwiler)는 “소비자들은 편리함과 안전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봉지 샐러드가 유통 전 과정에서 오염 위험이 가장 큰 식품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치명적인 대장균(E. coli) 감염 위험 때문에 아예 이런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잎채소 STEC 대응 계획(Leafy Greens STEC Action Plan)'을 발표해 다양한 균주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2023년에는 이 계획을 갱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장균 O157:H7을 포함한 유해 병원균 감염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24년 4월 『Journal of Foodborne Illness』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식중독 사례의 약 9.2%가 오염된 잎채소와 관련이 있으며, 매년 약 230만 건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세척된 봉지 샐러드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병원균에 쉽게 오염되어 심각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미국 내 식중독 사례의 상당수가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염은 농장에서 시작된다
크렘슨 대학교(Clemson University)의 식품 시스템 및 안전 프로그램 책임자인 킴벌리 베이커(Kimberly Baker)는 “농장에서 작물이 재배되는 과정에서 오염된 관개수, 야생 또는 가축의 배설물, 토양, 공기 등을 통해 병원균이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채소밭이 대규모 가축농장과 가까울 경우 오염 위험은 더욱 커진다.
데트윌러에 따르면 미국에서 잎채소를 주로 생산하는 지역인 애리조나(Arizona)와 캘리포니아(California)는 대형 소 사육장 인근에 위치해 있어, 가축의 분뇨가 관개수로 유입되어 채소에 치명적인 박테리아를 옮기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퇴비 웅덩이(manure lagoons)”에서 유출된 오염된 물이 관개 시스템에 스며들어 병원균이 작물에 직접 전달될 수 있다.
공장과 유통 과정에서의 교차 오염
잎채소가 수확된 후 세척 및 가공을 위해 여러 농장에서 한꺼번에 공장으로 운반된다. 이 과정에서 단 하나의 오염된 잎이 수천 개의 봉지에 혼합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로즈마리 트라우트(Rosemary Trout) 드렉셀 대학교(Drexel University) 식품과학 교수는 “채소는 대형 탱크에서 세척되며, 동물성 식품보다 식중독과 더 자주 연관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냉장 보관이 병원균 확산을 늦출 수는 있지만 이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데트윌러는 “냉장은 세균의 증식을 느리게 할 뿐, 이미 오염된 채소는 제대로 보관하더라도 여전히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척 후 포장된 채소를 다시 씻는 것은 오히려 오염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대장균 등 병원균은 쉽게 제거되지 않아 조리 없이 먹을 경우 식중독 위험이 크다.
‘세척 완료’ 채소를 다시 씻으면 안전할까?
많은 소비자들은 봉지 샐러드를 한 번 더 씻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히려 새로운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베이커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싱크대, 손, 조리도구가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상태에서 채소를 다시 씻을 경우 병원균이 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균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냄새나 맛으로 구분할 수 없다. 데트윌러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같은 박테리아는 잎 표면에 부착되면 쉽게 씻겨 나가지 않으며, 때로는 생물막(biofilm)을 형성해 더 강하게 달라붙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날것으로 먹는 샐러드는 조리되지 않아 식중독 위험이 더 높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안전한 소비 방법
편리함 때문에 여전히 봉지 샐러드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안전 수칙을 제안한다:
- 리콜 여부 확인: 구매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웹사이트에서 해당 제품의 리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유통기한 확인: 당일 또는 이틀 이내에 섭취할 수 있는 제품만 구입하는 것이 좋다.
- 수분 과다 제품 피하기: 봉지 내부에 물기가 많거나 젖어 있는 제품은 피하고, 색이 변했거나 잎이 미끈거리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 온도 변화 최소화: 구입 후 자동차 트렁크나 주방에 장시간 방치하지 말고 바로 냉장고에 보관할 것.
- 적절한 보관: 섭씨 약 4도(화씨 40도 이하) 이하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 통채소 구입하기: 가능하다면 손질되지 않은 상추나 시금치를 구입해 찬물에 간단히 헹구는 것이 병원균 오염 가능성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세척된 봉지 채소가 편리하더라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한 식품 선택과 올바른 식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편리함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
세척된 봉지 채소는 분명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집단 식중독 사례와 전문가들의 경고는 우리가 식탁 위 ‘편리함’을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안전한 식생활은 소비자의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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