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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렌드십(Friendship)'은 중년 남성의 외로움과 브로맨스를 풍자적이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현대 남성성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날카롭게 탐구한다. A24가 공개한 이 이미지에는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의 한 장면에서 팀 로빈슨(Tim Robinson, 왼쪽)과 폴 러드(Paul Rudd)가 등장한다.

 

 

 

 

 

중년 남자의 브로맨스, 웃음 속에 감춰진 외로움의 초상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 남성 우정의 불편한 진실을 유쾌하고도 기묘하게 풀어내다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은 우정에 굶주린 한 중년 남성의 좌충우돌 여정을 통해 오늘날 남성성, 고립,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 감독 앤드루 디영(Andrew DeYoung)의 장편 데뷔작인 이 작품은 말 많고 우스꽝스러운 장면 뒤에 숨어 있는 남성의 외로움과 진정한 소속감에 대한 갈망을 조명하며, 현대 사회 속 ‘브로맨스’의 본질을 기이하게도 매혹적으로 파헤친다.

 

크레이그 워터맨(Craig Waterman, 팀 로빈슨 분)은 전형적인 교외의 중년 아버지로, 부풀어 오른 패딩 재킷을 즐겨 입고 마블 영화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는 인물이다. 그는 속도 방지턱 설치를 위해 마을에 진정서를 넣을 만큼 ‘쿨’과는 거리가 먼 남자다. 친구도 없다. 하지만 어느 날 잘못 배달된 택배 하나가 그의 일상을 바꿔 놓는다. 택배를 전달하기 위해 이웃집을 찾은 그는 오스틴 카마이클(Austin Carmichael, 폴 러드 분)을 만나게 된다. 1970년대 감성을 풍기는 콧수염, 소울패치, 그리고 목에 두른 스카프까지. 오스틴은 지역 TV의 기상 캐스터이자 펑크 밴드의 프런트맨이며, 이미 끈끈한 남성 친구 무리를 거느리고 있다.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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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렌드십(Friendship)’ 포스터.

 

 

 

크레이그는 단번에 오스틴에게 반한다. 물론 플라토닉한 감정이다. 오스틴은 크레이그가 갖지 못한 모든 것을 지닌 인물이다. 파티가 한창 무르익을 때 “오늘은 평일이니까 먼저 갈게요”라고 말하는 크레이그는, 보험 광고에 나오는 ‘부모처럼 되지 마세요’ 캐릭터를 현실화한 듯하다. 아내(케이트 마라 분)는 남편과 점점 멀어지고 있고, 십대 아들도 아버지의 지나치게 쿨하지 않은 말투, 이를테면 “계속 궁금해해보렴!” 같은 인사말에 곤혹스러워한다.

 

오스틴의 세계에 점차 빠져드는 크레이그는 밤중에 수로를 탐험하고, 구석기 시대 도구들을 감상하며, 버섯을 채집하고, 가볍게 권투를 즐기고, 친구들과 함께 ‘My Boo’(Ghost Town DJ’s)의 아카펠라를 부르며 웃고 떠든다. 그는 마침내 환상에 사로잡힌다. 오스틴의 밴드에 들어가 어깨동무하며 함께 노는 자신의 모습을 꿈꾼다. “당신 덕분에 자유를 느껴요”라는 고백은 진심이지만, 그가 ‘쿨한 척’을 할 수 있는 재능은 전무하다. 요즘 말로 하자면, 그는 ‘리즈(rizz)’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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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가 공개한 이 이미지에는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의 한 장면에서 팀 로빈슨(Tim Robinson)이 등장한다.

 

 

 

디영 감독은 이 영화에서 현대 남성성의 모호한 경계, 그 안의 유연함과 불편함, 남자들끼리의 엄격한 규칙과 암묵적인 위계 속에 들어가기 위한 고군분투를 예리하게 묘사한다. 크레이그는 결국 오스틴을 흉내내며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동경하던 존재까지 무너뜨린다. 마치 래리 데이비드가 ‘싱글 화이트 피메일(Single White Female)’을 리메이크한 것 같은 블랙코미디가 펼쳐진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 영화가 단순한 스케치 코미디의 나열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장면이 치밀하게 연결되고 반복된다. 영화 초반 언급된 머슬카는 영화 말미에서 다시 등장하고, 가사 한 소절이나 문틈도 이야기의 한 축으로 되살아난다. 유기적인 구성은 디영 감독의 각본 역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업화된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담겨 있다. 삶이 무너지는 현실을 잊고자 약물에 의존하는 크레이그는 결국 평범한 환각 상태에서 패스트푸드 음식을 주문하는 장면에 이른다. 그가 입는 옷은 ‘오션 뷰 다이닝(Ocean View Dining)’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카탈로그에서 주문한 것으로, 그에게 유일하게 잘 맞는 브랜드라는 설명이 덧붙여진다. 마블 영화에 열광하는 그의 취향은 최소 공통분모적인 대중성의 상징처럼 그려지며, 아이러니하게도 오스틴 역의 폴 러드는 실제 마블 세계관(MCU)에서 ‘앤트맨’으로 등장하는 배우다. 이 우연은 그 자체로 풍자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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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가 공개한 이 이미지에는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의 한 장면에서 팀 로빈슨(Tim Robinson, 왼쪽)과 폴 러드(Paul Rudd)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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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가 공개한 이 이미지에는 영화 '프렌드십(Friendship)'의 한 장면에서 케이트 마라(Kate Mara, 왼쪽)와 팀 로빈슨(Tim Robinson)이 등장한다.

 

 

 

다만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며 디영 감독이 방향성을 다소 잃는 듯한 느낌도 있다. 브로맨스와 남성성에 대한 풍자적 관찰보다는, 크레이그라는 한 인간의 파괴적 추락에 초점을 맞추며 찰리 카우프먼 영화처럼 방향이 다소 산만해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의 데뷔작은 매우 유쾌하고 신선하며, 무엇보다도 오늘날 중년 남성들이 겪는 외로움과 소속감 결핍을 진지하면서도 웃기는 방식으로 다루는 데 성공한다.

 

영화 ‘프렌드십’은 A24가 배급하며, 일부 극장에서 선개봉한 뒤 5월 23일부터 전국 확대 개봉에 들어갔다. 상영 시간은 100분이며, 미국 영화협회(MPAA) 기준 R등급을 받았다. 거친 언어와 약물 관련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를 혼자 보기보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그 자리에 혼자 온 사람이 있다면, 먼저 말을 걸어보는 것도 영화가 권하는 ‘진짜 우정’의 시작일지 모른다.

 

보스턴 지역에서는 켄들 스퀘어 시네마(Kendall Square Cinema), 쿨리지 코너 극장(Coolidge Corner Theatre), AMC 보스턴 커먼 19(AMC Boston Common 19) 등에서 상영 중이다. 극장별 상영 시간은 다르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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