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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72세 어머니 최영자 씨가 1975년 본인의 동의 없이 노르웨이로 입양된 아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부와 입양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한국의 과거 해외입양 정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다. 2024년 3월 5일 화요일, 한국 서울의 한 모텔 방에 앉아 있는 최영자 씨가 1975년에 실종된 아들의 사진이 담긴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내 아들을 돌려줘”…

72세 한국 어머니, 정부·입양기관 상대로 소송 제기

 

노르웨이로 보내진 아들과 48년 만에 재회… 강제 이별과 허위 입양 서류 의혹 제기

 

 

 

 

 

AP통신의 2025년 5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72세 여성 최영자 씨가 한국 정부와 국내 최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Holt Children’s Services)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 씨는 1975년 당시 세 살이던 아들이 본인의 동의 없이 노르웨이로 입양되었다며, 그 과정에서 정부와 입양기관, 그리고 수원시에 위치한 한 보육원이 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23년 최 씨가 아들과 극적으로 재회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으며, 미국의 AP통신과 PBS의 '프론트라인(Frontline)'에서도 심층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최 씨의 주장은 단순한 개인의 슬픔을 넘어, 한국이 오랜 기간 추진해 온 해외입양 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그로 인한 피해를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대한민국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외국입양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부가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입양을 방조하고 조장해 수많은 아이들이 불필요하게 가족과 이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특히 1970~80년대 군사정부 시절 복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민간 입양기관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했고, 이 과정에서 아동들의 신원과 배경이 조작되는 일이 빈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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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한국 서울의 한 모텔 방에서 최영자 씨가 1975년에 실종된 아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최 씨의 아들은 1975년 7월, 서울 집 앞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방역차가 뿌린 살충제를 따라가며 실종됐다. 최 씨 부부는 수년간 서울 일대 경찰서를 뒤지며 아들을 찾았고, 홀트에도 여러 차례 사진과 이름이 적힌 전단지를 들고 찾아갔다. 그러나 기관 측은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렇게 40여 년이 흐른 뒤, 최 씨는 경찰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DNA를 제출했고, 2023년 마침내 노르웨이에 살고 있던 아들과 재회하게 됐다. 아들은 실종된 지 불과 5개월 후인 1975년 12월, 새로운 이름과 사진으로 입양이 처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입양을 주관한 기관은 바로 최 씨가 수차례 찾아갔던 홀트였다.

 

최 씨는 분노하며 다시 홀트를 찾았지만, 기관 측은 AP의 문의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그녀는 법률대리인들과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청구한 배상금은 약 5억 5천만 원(약 40만 3천 달러)에 달한다. 소장에 따르면 정부는 최 씨가 실종신고를 즉시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수원의 보육원에 들어왔을 때 신원을 확인하거나 부모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또한 입양 절차를 관리·감독하는 국가 시스템 아래에서 아동의 법적 보호자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입양이 진행된 점에서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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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화요일, 한국 서울의 한 모텔 방 침대 위에 놓인 최영자 씨의 아들 백상열의 사진들. 그는 1975년에 실종됐다.

 

 

보육원과 홀트는 아동의 상태나 가족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서류상 ‘유기 고아’로 조작했고, 최 씨가 홀트를 방문했을 당시 그녀의 아들이 실제로 그 기관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변호사인 전민경 씨는 “당시 아동은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가 있었고, 누가 봐도 가족이 있는 아이처럼 보였다”며, 이러한 점을 무시한 채 허위 문서를 작성해 해외로 보낸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 씨의 사례는 지난해 10월, 또 다른 70대 여성 한태순 씨가 자신의 딸이 미국으로 불법 입양되었다며 정부와 홀트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이어, 두 번째로 확인된 생모의 소송이다. 한 씨의 딸은 1976년 네 살 나이에 유괴된 후, 몇 달 만에 미국으로 보내졌다.

 

앞서 2019년에는 한국계 입양인 애덤 크랩서(Adam Crapser)가 한국 정부와 홀트를 상대로 미국 내 입양 과정에서의 학대와 시민권 미취득 문제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올해 1월 서울고등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정부와 홀트의 책임을 부정했다. 당시 법원은 홀트가 미국 입양부모에게 시민권 절차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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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6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박선영 위원장(오른쪽)이 입양인 김유리를 위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선영 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보완을 약속하고도 최종 보고서에 이를 반영하지 않은 점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3월 최종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입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프랑스로 입양된 김유리 씨가 기자회견장에서 위원회 측에 “좀 더 강력한 권고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위원장 박선영은 “권고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주 배포된 최종 보고서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접수된 입양 피해자 367건 중 56건에 대해서만 인권침해를 인정했다. 나머지 311건은 일부는 검토되지 않았고, 일부는 보류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이후 조사를 계속하려면 국회에서 새로운 진실화해위원회를 재구성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는 6월 3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과거 입양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인 공식 사과조차 외면하고 있어, 입양 피해자들과 생존 가족들의 법적·도덕적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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