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11일, 수천 명의 시민들이 제29회 어머니의 날 평화 걷기 행사에 참여해 총기 폭력의 피해자들을 위한 연대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행사는 총기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평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폭력의 그림자를 넘어, 평화를 향한 걸음
보스턴에서 열린 제29회 어머니의 날 평화 걷기,
총기 폭력 피해자 위한 연대와 치유의 행진
보스턴(Boston) 도체스터(Dorchester) 지역이 지난 일요일, 총기 폭력에 맞서 평화를 염원하는 발걸음으로 가득 찼다.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전역에서 모인 수천 명의 가족과 시민들이 제29회 루이스 D. 브라운 평화연구소(Louis D. Brown Peace Institute) 주최 '어머니의 날 평화 걷기 행사(Mother's Day Walk for Peace)'에 참가해, 지역사회 내 만연한 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함께 걸었다. 행사에 참여한 베벌리 파햄(Beverly Parham)은 “우리는 모두 하나로 단결해, 사랑하는 이들을 기리고, 기억하며, 그들의 삶을 기리는 동시에, 우리 공동체에 평화를 되찾고자 이 자리에 나섰습니다. 폭력이 너무나 만연한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CBS 보스턴의 2025년 5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걷기 행사에서는 “총기 폭력 피해자를 기억하자”, “우리는 함께 치유된다” 등의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시민들이 함께 행진했다. 도체스터를 중심으로 이어진 행진의 수익금은 살인 사건, 비극적 상실, 그리고 깊은 슬픔을 경험한 생존자들을 위한 필수 서비스, 옹호 활동, 그리고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루스 롤린스(Ruth Rollins) 역시 아들 대니(Danny)를 총격으로 잃은 뒤, 고통을 행동으로 바꾼 인물 중 하나다. 그녀는 2007년 20세였던 아들이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아직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이 참극을 계기로 비영리 단체 We Are Better Together를 설립했다.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지만, 우리가 함께할 때 그 고통은 행동으로 바뀌고, 그 행동이 다시 희망으로 이어집니다”라고 롤린스는 전했다.
보스턴에서 열린 연례 평화 걷기, 총기 폭력 피해자와 생존자들에 대한 관심 집중(CBS BSOTON)
이 행사의 시작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클레멘티나 체리(Clementina Chéry)는 15세 아들 루이스(Louis)가 총격으로 숨진 이후, 그 비극을 평화 운동으로 승화시켰다. “이것은 신의 비전이었습니다. 내 백성을 하나로 모으고, 하나님의 평화를 보여주는 길이었습니다. 우리의 고통 속에서도 평화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죠”라고 체리는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보스턴 시와 매사추세츠 주의 여러 정치 지도자들이 체리를 지지하기 위해 함께 참여했다. 매년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면서, 이 행사는 보스턴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반(反)폭력 행사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2025년, 제29회 평화 걷기 행사의 주제는 ‘평화의 순환을 가꾸다(Cultivating Cycles of Peace)’였다. 단순히 범죄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뿌리를 찾아 변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체리는 “우리는 나쁜 일들을 완전히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 일들은 이미 충분히 주목받고 있지요. 대신 우리는 어떻게 하면 풀뿌리 수준에서 평화를 키워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걷기 행사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은 “우리는 잊지 않는다”, “사랑은 증오보다 강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걸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의 사진을 들고, 또 누군가는 친구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걸었다. 그 하나하나의 발걸음은 단순한 행진이 아닌, 치유와 연대, 그리고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어머니의 날, 세상의 수많은 어머니들이 받은 상처와 아픔을 보듬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이 도체스터 거리 위에 울려 퍼졌다.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날, 보스턴은 평화를 향한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