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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적인 1950년대 미국 사회 속에서 숨겨진 성적 정체성과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들의 갈등을 그린 드라마. 소니 픽쳐스 클래식스 제공, 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윌 폴터(왼쪽)와 데이지 에드거-존스의 장면.

 

 

 

 

폭탄과 비밀, 그리고 말 - On Swift Horses

 

억눌린 욕망과 자유의 질주, 그러나 중심을 잃은 시대극

 

 

 

 

 

1950년대 캘리포니아 교외, 백색 울타리와 단정한 주택에 사는 웨이트리스 뮤리얼(Muriel)은 겉보기엔 이상적인 아내이자 주부다. 그녀에겐 듬직한 남편과 안정된 삶이 있지만, 내면은 조금씩 균열을 일으킨다. 몰래 이어가는 도박, 이웃 여성에게 끌리는 시선, 그리고 남편의 동생 줄리어스(Julius)의 등장. '온 스위프트 호시스(On Swift Horses)'는 억눌린 감정과 숨겨진 정체성이 충돌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감추어진 존재’들의 사랑과 갈망을 다룬 퀴어 드라마다.

 

이 영화는 셰넌 퍼팔(Shannon Pufahl)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브라이스 캐스(Bryce Kass)의 각색과 다니엘 미나한(Daniel Minahan)의 연출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표면적으로는 전후 미국 사회의 틀 안에서 이중적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지만, 그 이면엔 규범과 자유 사이의 갈등, 그리고 침묵 속에 피어나는 욕망이 짙게 깔려 있다.

 

 

영화  '온 스위프트 호시스(On Swift Horses)'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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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온 스위프트 호시스(On Swift Horses)' 포스터.

 

 

 

 

뮤리얼은 일터에서 우연히 듣게 된 경마 정보를 통해 수천 달러의 비밀 수익을 쌓아가며, 남편 몰래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나간다. 이웃 여성 산드라(사샤 칼레, Sasha Calle)와의 교감도 점점 선을 넘는다. 동시에 줄리어스는 라스베이거스로 흘러들어가 카지노 감시 직원으로 일하면서 동료와의 숨겨진 사랑에 빠진다. 줄리어스를 연기한 제이콥 엘로디(Jacob Elordi)는 절제된 카리스마와 상처받은 청춘의 불안을 동시에 보여주며, 뮤리얼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체제의 억압에 부딪힌다.

 

감독 미나한은 이 영화에서 눈빛, 손짓, 성냥갑 같은 작은 오브제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조용히 드러낸다. 그러나 이런 섬세한 연출은 때때로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지고, 극 후반부엔 감정이 갑자기 폭주하면서 멜로드라마적 전개로 치우친다. 특히 영화의 상징물인 말, 총, 올리브, 원자폭탄 실험 장면은 그 자체로는 강렬하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영화의 메시지를 흐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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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제이콥 엘로르디(왼쪽)와 디에고 칼바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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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윌 폴터(왼쪽), 데이지 에드거-존스, 제이콥 엘로르디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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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제이콥 엘로르디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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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윌 폴터(배경)와 데이지 에드거-존스의 장면.

 

 

 

이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세 가지 상징 ― 폭탄, 비밀, 그리고 말 ― 은 인물들의 감정과 영화 전체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폭탄은 단지 시대적 배경인 핵실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억눌린 욕망과 정체성의 파열을 암시한다. 줄리어스와 뮤리얼은 모두 겉으론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지만, 내면은 전후 미국 사회의 보수적 규범 아래에서 갈등과 불안을 품고 살아간다.

 

비밀은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정서다. 뮤리얼은 도박으로 번 돈을 숨기고, 줄리어스는 남성과의 사랑을 감춘다. 그들의 정체성과 욕망은 말없이 전해지는 시선과 손짓 속에 잠복해 있다. 이 숨김과 은폐는 1950년대 미국이 LGBTQ 인물들에게 요구한 ‘침묵의 규범’을 반영하며, 그것이 인물들을 어떻게 분열시키고, 동시에 엮어내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말(horses) 은 단지 경마장의 소품이 아니라, 억압된 이들이 바라는 자유의 은유로 기능한다. 뮤리얼이 베팅한 경주마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녀 자신의 욕망이 달리는 상징이 된다. 하지만 영화 속 말은 목적지를 상실한 채 질주하며, 그것은 이 인물들의 방황과도 맞닿는다. 결국 ‘빠른 말’은 자유의 속도이자, 자아를 향한 불완전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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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디에고 칼바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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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캣 커닝(왼쪽)과 데이지 에드거-존스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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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 Swift Horses'에서 윌 폴터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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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에드거-존스와 디에고 칼바가 2025년 4월 17일, 뉴욕 레갈 에식스 크로싱에서 소니 픽쳐스 클래식스와 더 시네마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On Swift Horses' 특별 상영회에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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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미나한 감독과 데이지 에드거-존스가 2025년 4월 17일, 뉴욕 레갈 에식스 크로싱에서 소니 픽쳐스 클래식스와 더 시네마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On Swift Horses' 특별 상영회에 참석. 

 

 

 

 

데이지 에드가-존스(Daisy Edgar-Jones)는 뮤리얼 역을 통해 겉으로는 조용한 순응을, 내면으로는 흔들리는 불안을 절묘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중심을 이끈다. 상대 역인 윌 폴터(Will Poulter)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 장면 ― 아내가 이웃 집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 뒤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돌아가는 ― 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온 스위프트 호시스는 토드 헤인즈의 캐롤(Carol), 루카 구아다니노의 퀴어(Queer) 같은 1950년대 배경의 퀴어 영화와 유사한 정서를 공유하지만, 이 작품은 영화적 응집력 면에서 아쉽다. 상징은 과잉되고, 주제는 산만해지며, 결말부는 급하게 마무리된다. 결국 이 질주는 도착지를 잃은 채 흔들린다.

 

소니 픽처스 클래식(Sony Pictures Classics) 배급, 러닝타임 119분, 관람등급 R(성적 내용, 노출, 언어). 현재 이 영화는 보스턴(Boston) 내 AMC 보스턴 커먼(AMC Boston Common), 켄들 스퀘어 시네마(Kendall Square Cinema), 쿨리지 코너 극장(Coolidge Corner Theatre) 등지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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