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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의 '빅 나이트'에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수백만 양서류가 봄비가 내리는 밤, 짝짓기와 산란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도로를 횡단하는 장대한 자연의 이동이 펼쳐진다.(사진=보스턴살아)

 

 

 

 

봄밤의 생명 행진,

뉴잉글랜드 도로 위 개구리와 도롱뇽의 대이동

 

'빅 나이트(Big Night)'에 수백만 양서류가 산란지를 향해 목숨 건 도로 횡단

 

 

 

 

 

뉴잉글랜드(New England)의 긴 겨울이 끝나고, 비버 습지에서 울려 퍼지는 봄피퍼(Spring peeper)의 노래는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찬 소리다. 그러나 이 노래가 울리기 전, 자연은 하나의 장대한 이동을 준비한다. 바로 매년 봄, 단 몇 밤만 허락되는 ‘빅 나이트(Big Night)’다. 이때 수백만 마리의 개구리와 도롱뇽이 동시에 번식지를 향해 도로를 건넌다.

 

빅 나이트란 일반적으로 겨울잠에서 깨어난 양서류들이 첫 번째로 맞이하는 봄비가 오는 밤이다. 이때 기온은 약 40℉(약 4℃) 전후로, 땅이 완전히 녹아야 한다. 2025년 4월 23일 WBUR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자연보존교육센터(Harris Center for Conservation Education)의 과학 책임자 브렛 텔렌(Brett Thelen)은 이 현상을 "매우 경이롭고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자연의 축제"라고 설명한다. 이번 주 초 뉴햄프셔(New Hampshire) 키인(Keene) 지역에서 열린 '빅 나이트'에서는 텔렌이 직접 해설자로 나섰다. 그는 매년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모내드녹(Monadnock) 지역 내 12개 이상 도로 횡단 지점을 관리하며 이들을 ‘도롱뇽 횡단 지원대(Salamander Crossing Brigades)’라 부른다.

 

 

salamandercrossing.jpg

비록 교통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텔렌의 횡단 지원대는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도롱뇽 횡단 지원대는 해마다 5일 가량의 예보를 기반으로 활동 일정을 조정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른 저녁부터 횡단 주의 표지판을 세우고, 헤드램프와 양동이를 들고 도로를 순찰한다. 키인에서는 가족 단위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참가했으며, 아이들은 셔츠 위로 뛰어오르는 봄피퍼나 나무개구리(Wood frog)를 보고 즐거워했다. 가장 주목받는 주인공은 점박이 도롱뇽(Spotted Salamander)이다. 몸길이 약 6인치(약 15cm), 검은 몸에 주황빛 노란 점이 있는 이 생물은 20년까지도 살 수 있지만, 그 생애의 95%를 땅속에서 보내기에 흔히 볼 수 없다. 텔렌은 "처음 점박이 도롱뇽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말했다. 한 가족의 에피소드도 소개됐다. 차량을 천천히 몰던 한 아버지가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너무 신이 나 어린 딸을 차에서 꺼내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28년을 살았지만 이런 건 처음 본다”고 외쳤다.

 

나무개구리도 빅 나이트의 단골 손님이다. 오리 울음 같은 울음소리로 유명한 이 개구리는 겨울 동안 얼어붙었다가 봄이 되면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신비한 생명체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위협은 바로 도로 위 차량이다. 자연보존단체 네이처 컨서번시(Nature Conservancy)의 보전 디렉터 데이비드 패트릭(David Patrick)은 "도로는 생물다양성에 큰 위협이 되며, 양서류와 파충류 같은 느린 생물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모내드녹 지역의 텔렌 자원봉사자들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는 약 75%의 동물이 무사히 도로를 건넜다. 하지만 조용한 도로에서도 약 10%,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에서는 무려 50%의 양서류가 치여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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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의 봄밤, '빅 나이트'에는 수백만 마리의 개구리와 도롱뇽이 번식을 위해 도로를 건너며, 자원봉사자들의 보호 속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명의 행진이 펼쳐진다.(일러=보스턴살아)

 

 

패트릭은 "우리는 흔한 생물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희귀종 보호도 중요하지만, 흔한 종의 감소가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구리와 도롱뇽은 많은 수의 알을 낳지만, 이들 대부분은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며 생존율이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로에서 죽는 개체가 늘어나는 것은 먹이사슬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과 같다.

 

올해 뉴햄프셔 전역에서 자발적으로 나선 도로 횡단 지원대는 텔렌의 팀이 유일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많은 개구리와 도롱뇽이 무사히 산란지에 도달할 수 있었고, 이제 이들은 자신들의 물웅덩이에서 봄의 노래를 부르며 짝을 찾고 있다. 사람들이 차량을 잠시 멈추고 이 작은 생명들의 행진을 존중한다면, ‘빅 나이트’는 단지 양서류의 번식기가 아닌,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봄의 축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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