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4월 18일 월요일, 매사추세츠 주 웰슬리(Wellesley, Mass.)에서 열린 제120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중, 웰슬리 칼리지(Wellesley College)를 지나가는 주자들에게 팬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2025 보스턴 마라톤, 어디서 보면 좋을까?
현장감 200% 명당 10선 공개!
출발선부터 결승선 보일스턴 스트리트까지,
전직 BAA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추천하는 최고의 관람 명소
2025년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은 4월 21일 월요일, ‘마라톤 월요일(Marathon Monday)’이라 불리는 퍼블릭 홀리데이인 패트리어츠 데이(Patriots’ Day)에 열린다. 1897년부터 시작된 이 전통 있는 레이스는 26.2마일(약 42.195km)의 코스를 따라 수만 명의 관중과 3만여 명의 주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대규모 축제다.
이날은 단순히 달리기만을 위한 날이 아니다. 코스 곳곳은 응원과 열정, 지역 커뮤니티의 따뜻함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된다. 전 보스턴육상협회(Boston Athletic Association)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였던 T.K. 스켄데리언(T.K. Skenderian)은 보스턴 매거진을 통해 이러한 마라톤의 정수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관람 명소 10곳을 추천했다.
1. 홉킨턴(Hopkinton) – 출발선의 긴장과 기대

2016년, 엘리트 여자 주자들이 홉킨턴(Hopkinton)에서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을 통과하고 있다.
마라톤의 출발점인 홉킨턴은 경기의 ‘기대감’을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비록 선수들이 출발하자마자 빠르게 사라져 실제 경기를 길게 볼 수는 없지만, 이곳은 마치 축제의 문이 열리는 순간처럼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켄데리언은 "출발선에서는 경기 전의 긴장감, 선수들의 준비된 표정, 수천 명의 러너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홉킨턴 스테이트 파크(Hopkinton State Park)에 주차 후 셔틀버스를 타고 출발선까지 이동하는 것이 추천된다. 특히 올해는 출발 시간대가 여러 웨이브로 나뉘어 있어, 아침 일찍 움직이면 덜 붐비는 관람이 가능하다. 홉킨턴은 전통적으로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환호가 더해지며 레이스에 생동감을 더한다.
2. 애슐랜드(Ashland) – 여유로운 관람을 원한다면

2009년, 남자 엘리트 주자들이 애슐랜드(Ashland)에서 3마일 지점을 지난 직후의 모습. 애슐랜드는 선두 그룹의 엘리트 주자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첫 장소다.
홉킨턴 다음 마일스톤인 애슐랜드는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고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조용히 경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애슐랜드 커뮤터 레일(Commuter Rail) 정거장에서 약 1마일(1.6km)을 걸어야 코스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여유로운 자리 확보가 가능하다.
스켄데리언은 “엘리트 러너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는 지점 중 하나”라며, 한적한 장소에서 경기를 감상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참가자 수가 많은 이른 구간인 만큼 특정 주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3. 프레이밍햄(Framingham) – 가족과 친구를 응원하기 좋은 중간 포인트

2014년, 프레이밍햄(Framingham) 시내에서 관중들이 주자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다.
프레이밍햄은 10km 지점에 위치하며, 애슐랜드보다 훨씬 많은 관중이 모이는 곳이다. 이 지역은 프레이밍햄 커뮤터 레일 역과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며, 주변에는 상점과 커피숍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를 응원하는 관중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다.
스켄데리언은 “이 지점에서 주자를 응원한 뒤 다시 열차를 타고 결승선 근처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두 번 이상 응원을 계획하는 관중에게 추천했다. 프레이밍햄 다운타운의 분위기와 지역 커뮤니티의 응원이 어우러져 따뜻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4. 네이틱(Natick) – 흥겨운 거리 응원을 원한다면

2014년, 나틱(Natick)에서 관중들이 여자 엘리트 경기에 참가한 주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네이틱은 10마일 지점으로 갈수록 관중의 수가 늘어나며 본격적인 거리 응원이 펼쳐지는 구간이다. 네이틱 센터는 음악, 깃발, 다양한 커뮤니티 응원팀들로 들썩이며, 마치 지역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보다 조용한 응원을 원한다면 웨스트 네이틱(West Natick) 커뮤터 레일 역 근처가 좋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인파가 덜하며, 개인적인 응원과 사진 촬영에 용이하다. 스켄데리언은 “응원 위치를 미리 주자와 약속해두라”며 “네이틱부터는 도로의 왼쪽 또는 오른쪽 중 한쪽에만 접근 가능한 구조인 만큼, 사전에 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 웰즐리(Wellesley) – 절정의 ‘스크리밍 터널’을 경험하라

2016년, 팬들이 웰슬리 칼리지(Wellesley College)를 지나가는 주자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다.
웰즐리는 경기의 정확한 중간 지점으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명소 중 하나다. 특히 웰즐리 컬리지(Wellesley College) 앞 ‘스크리밍 터널(Screaming Tunnel)’은 마라톤 명소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줄지어 나와 러너들에게 고함과 환호를 보내며, 달리는 이들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스켄데리언은 “만약 스크리밍 터널을 경험하고 싶다면 웰즐리 스퀘어(Wellesley Square) 역에서 내려 1마일 정도 서쪽으로 걸으면 된다”며, 이 지점을 지나면 다시 커뮤터 레일을 타고 켄모어 스퀘어(Kenmore Square)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그렇게 되면 뉴턴과 브루크라인(Brookline) 구간은 놓치게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6. 뉴턴(Heartbreak Hill) – 가장 치열한 순간에 응원을!

2016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한 주자가 ‘하트브레이크 힐(Heartbreak Hill)’을 오른 것을 축하하며 표지판을 두드리고 있다.
17마일부터 21마일까지 이어지는 뉴턴 힐스(Newton Hills) 구간은 레이스 중 가장 힘든 구간으로 꼽힌다. 특히 하트브레이크 힐(Heartbreak Hill)은 보스턴 마라톤의 상징과도 같은 고비다. 이곳에서 응원하는 관중들은 선수들에게 결정적인 힘을 줄 수 있다.
D라인의 우들랜드(Woodland) 정거장에서 내려 약 800m 이동하면 뉴턴 소방서(Newton Fire Station) 인근에 도달할 수 있다. 이곳은 루트 16에서 커먼웰스 애비뉴(Commonwealth Avenue)로 꺾어지는 첫 코너로, 선수들이 본격적인 언덕 레이스를 시작하는 지점이다. 스켄데리언은 “이곳에서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마라톤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꼭 들러보라고 추천했다.
7. 보스턴 칼리지(Boston College) – 고지를 넘어선 러너들의 순간

보스턴 마라톤은 하트브레이크 힐을 오른 주자들을 기념하는 BC 및 M21 위원회의 ‘고통은 끝났다(The Heartbreak is Over)’ 아치 밑을 지난다.
하트브레이크 힐의 마지막 경사 구간은 보스턴 칼리지(Boston College) 주변에 위치한다. B라인의 보스턴 칼리지 역은 접근성도 좋고,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 뜨거운 응원 분위기를 만든다.
스켄데리언은 “이 지점은 러너들이 마지막 언덕을 넘고 한숨 돌리는 곳”이라며 “근처에는 식당과 카페도 많아 관람 후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경사 구간의 마지막 순간을 응원하고 싶은 관중에게는 최고의 장소다.
8. 클리블랜드 서클(Cleveland Circle) – 응원 소리의 터널이 시작된다

2006년, 올리비아 서밋(왼쪽)과 린지 모란의 손이 클리블랜드 서클(Cleveland Circle)의 비컨 스트리트(Beacon Street)에서 주자들에게 오렌지 조각을 건네고 있다.
클리블랜드 서클은 B, C, D라인이 모두 접근 가능한 교통의 요지다. C라인의 클리블랜드 서클 역이 가장 가까우며, D라인은 좀 더 자주 운행되어 추천된다. 이곳부터는 말 그대로 응원의 터널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브루크라인의 중심인 쿨리지 코너(Coolidge Corner)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보스턴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응원하며 마라톤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스켄데리언은 “이 구간은 말 그대로 하나의 긴 축제”라며, "고요한 거리에서 응원을 원한다면 피해야 할 수도 있지만,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원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설명했다.
9. 켄모어 스퀘어(Kenmore Square) – 결승 전 마지막 전투

2009년 보스턴 마라톤 중, 켄모어 스퀘어(Kenmore Square)에서 관중들이 주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켄모어 스퀘어는 보스턴 레드삭스(Fenway Park)의 홈구장과 인접해 있으며, 경기가 열리는 경우 관중들이 함께 몰리면서 마치 대형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상징적인 시트고(Citgo) 간판이 보이기 시작하면 러너들은 결승선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를 시작하게 된다. 스켄데리언은 “이곳은 경기 후반부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넘치는 장소”라며 “보스턴 스트롱 브리지(Boston Strong Bridge) 아래를 지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10.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 – 감동의 피날레

2014년, 메브라톰 ‘메브’ 케플레지기(Mebrahtom ‘Meb’ Keflezighi)가 남자부 경기에서 우승을 향해 헤어포드 스트리트(Hereford Street)에서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로 방향을 틀고 있다.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마지막 스트레이트인 보일스턴 스트리트는 경기의 하이라이트다. 하지만 많은 인파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코플리(Copley) 역은 대회 당일 폐쇄되므로 하인즈(Hynes) 역을 이용해야 한다.
스켄데리언은 “헤리퍼드(Hereford) 스트리트를 돌아 보일스턴 스트리트에 진입하는 그 순간, 모든 러너가 감정적으로 고조된다”며, “이곳은 단순한 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의 관람은 마라톤의 의미를 가장 진하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2025년 보스턴 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하나 되는 날이다. 각 지점마다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관람 포인트를 찾아 마라톤 월요일의 열기를 직접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