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경제 불안 속에 미국 중산층 가정까지 식량 불안정을 겪으며 푸드뱅크를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중산층도 줄 선다, 푸드뱅크스 문턱 낮아졌다
물가상승에 15만 달러 소득 가정도 식료품 지원 요청…
식량 불안정, 이제는 보편적 위기
고물가 속에서 미국 내 식량 불안정(Food Insecurity) 문제가 중산층 가정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저소득층의 문제로 여겨졌던 식료품 지원 서비스가, 이제는 연 소득 10만 달러가 넘는 가정에도 절실한 lifeline(생명줄)로 다가오고 있다.
CBS뉴스의 2025년 4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코네티컷주 월링퍼드(Wallingford, Connecticut)에 거주하는 찬드라 켈시(Chandra Kelsey)는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Yale School of Public Health)에서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며 세 자녀를 키우고 있다. 경우에 따라 부업까지 병행하지만, 생계를 꾸려가는 일은 여전히 빠듯하다. 그녀의 가정은 두 사람이 합쳐 연 15만 달러를 벌지만, 세금 공제를 거친 실수령액과 생활비, 주택담보대출, 보험료, 자녀 대학 등록금을 감안하면 결코 여유롭지 않다.
켈시는 “세금 공제 후 남는 돈은 많지 않고, 1,000달러 정도의 예상치 못한 지출만 있어도 생활이 크게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식량 불안정을 겪었고, 그로 인해 푸드뱅크스(food banks)를 찾는 경험은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겸손하게 만들고, 동시에 매우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켈시는 10년 넘게 코네티컷 최대 푸드뱅크스 중 하나인 '코네티컷 푸드쉐어(Connecticut Foodshare)'를 간헐적으로 이용해 왔다. 현재는 두 자녀와 함께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고 있다.

미국에서 5,000만 명 이상이 자선단체를 통해 식료품을 지원받고 있으며, 특히 코네티컷에서는 고소득층까지 식량 불안정에 직면해 푸드뱅크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전체적으로는 5,000만 명 이상이 자선단체를 통해 식료품을 지원받고 있다. 이는 푸드뱅크 네트워크인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의 통계다. 코네티컷에서는 주민 8명 중 1명이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다고 코네티컷 푸드쉐어는 밝혔다. 이 기관의 최고경영자 제이슨 야쿠보스키(Jason Jakubowski)는 “그들은 여러분의 이웃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으며, 가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네티컷 푸드쉐어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식품 수요는 23% 급증했으며, 올해도 두 자릿수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에는 고소득층의 이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야쿠보스키는 “오랜 시간 우리 단체에 기부해온 사람들이 ‘내가 이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찾아온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
찬드라 켈시는 자신이 일하는 대학도 연방 정부의 예산 지원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언제든 변화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지원 예산 삭감으로 인해 코네티컷 푸드쉐어 자체도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다. 지난달 단행된 정부 보조금(DOGE) 삭감으로 이 단체는 약 200만 달러의 식량 예산을 잃었다.
야쿠보스키는 “이 예산을 대체할 방법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미국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결국 나서 줄 것이다. 충분한 식량은 아닐 수 있지만,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공급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