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마 말렉(Rami Malek)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더 아마추어(The Amateur)*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평범한 CIA 암호 해독가가 복수를 위해 국제적인 첩보전에 뛰어드는 과정을 그린 액션 스릴러다.
라미 말렉의 복수극, 스크린을 누비다
‘아마추어(The Amateur)’의 냉혹한 질주
CIA 암호 해독가에서 살인 기계로…
라미 말렉, 감정과 총탄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정통 첩보 스릴러
라미 말렉(Rami Malek)이 전면에 나선 첩보 액션 영화 ‘아마추어(The Amateur)’가 4월 19일 북미 극장에 개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1981년 출간된 로버트 리텔(Robert Littell)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테러리스트에게 잃은 후 복수심에 사로잡힌 CIA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Charlie Heller)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미 한 차례 1981년 존 새비지(John Savage) 주연의 영화로 제작된 바 있는 이 원작은 냉전의 그림자를 담고 있지만, 헐리우드에서 반복 소비되는 복수극의 공식을 오늘날의 기술과 정치 현실 속에 새롭게 끌어들였다.
라미 말렉은 이번 작품에서 내성적인 정보 분석가에서 치명적인 복수자로 변모하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평범함과 광기, 비폭력주의와 냉혹함 사이를 오가는 복잡한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아내를 런던에서 잃은 뒤 찰리는 상실감과 분노 속에서 CIA를 협박하고, 스스로 테러 조직을 찾아나서는 국제적 암살 미션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결코 살인자가 아니라고 믿으려 하지만, 점차 킬러로서의 본성을 받아들이게 되는 내면적 갈등을 보여준다.
첩보 액션 영화 ‘아마추어(The Amateur)’ 예고편 (20th Century Studios)

영화 ‘아마추어(The Amateur)’ 포스터.
영화는 제임스 하우스(James Hawes)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각본은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의 켄 놀런(Ken Nolan)과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의 게리 스피넬리(Gary Spinelli)가 공동 집필했다. 현대 테러리즘의 복잡한 정세와 얼굴 및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한 정보전, 그리고 정보기관 내부의 암투를 고루 담아내려는 시도가 엿보이며, 런던(London), 파리(Paris), 마르세유(Marseille), 이스탄불(Istanbul) 등 유럽 각지의 현장을 배경으로 영화적 스케일을 확장했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로렌스 피시번(Laurence Fishburne)은 주인공 찰리의 킬러 훈련을 맡는 베테랑 요원으로 등장하며, 레이철 브로스나핸(Rachel Brosnahan)은 죽은 아내 사라(Sarah) 역을 맡아 잔잔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줄리앤 니콜슨(Julianne Nicholson)은 냉철한 CIA 국장을, 홀트 맥캘러니(Holt McCallany)는 이중적인 상관 역을 맡아 극의 긴장을 높인다. 여기에 존 번설(Jon Bernthal), 카트리오나 발페(Caitríona Balfe), 마이클 스털버그(Michael Stuhlbarg) 등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더한다. 예고편에서 미리 공개된 유리 인피니티 풀에서의 대규모 액션 시퀀스는 영화의 백미로 손꼽힌다.

20세기 스튜디오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로렌스 피시번(Laurence Fishburne, 왼쪽)과 라미 말렉이 더 아마추어의 한 장면에서 함께 출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20세기 스튜디오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로렌스 피시번이 영화 더 아마추어의 한 장면에 출연한 모습을 담고 있다.
다만 영화는 초반 몰입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며, 일단 궤도에 오른 후에도 액션과 감정선 사이의 균형을 완전히 유지하지는 못한다. 이는 영화가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속도감과, 인간 내면의 윤리적 고뇌를 동시에 담아내려는 시도의 결과로 보인다. 찰리가 “선천적인 살인자는 아니다”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대화는 다소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살인을 저지른 후에도 여전히 갈등을 지속하는 그의 모습이 설득력을 잃는 순간도 있다.
또한 일부 캐릭터와 설정은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 예를 들어 찰리가 국제 여행을 꺼리는 인물이라는 점은 초반 설정으로 등장하지만, 이후에는 유럽 전역을 누비며 화물기와 난민버스를 능숙하게 이용하는 데 별다른 설명이 없다. 존 번설이 연기한 요원은 극 전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며, 브로스나핸이 연기한 사라는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존재이지만, 실제로 그녀에 대해 알려지는 정보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는 전통적인 첩보 영화의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라미 말렉의 새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가 ‘패트리어트 게임(Patriot Games)’에서 보여준 설득력과는 거리가 있지만, 말렉은 이질적인 캐릭터를 그만의 방식으로 흡입력 있게 연기한다.

20세기 스튜디오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라미 말렉이 영화 더 아마추어의 한 장면에 출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20세기 스튜디오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라미 말렉(왼쪽)과 카트리오나 발피(Caitriona Balfe)가 영화 더 아마추어의 한 장면에 함께 출연한 모습을 담고 있다.
최근 제임스 본드(James Bond) 시리즈의 리셋과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의 종착 선언 속에서, 첩보물은 점차 TV 시리즈로 옮겨가는 추세다. ‘슬로우 호시스(Slow Horses)’, ‘블랙 도브스(Black Doves)’, ‘잭 라이언(Jack Ryan)’처럼 분절된 에피소드 형식이 장르에 어울린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아마추어’처럼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스파이 영화는 여전히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존재 가치를 입증한다.
‘아마추어’는 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s) 배급으로, 미국 영화등급위원회로부터 ‘폭력성과 언어’로 인해 PG-13 등급을 받았으며, 러닝타임은 123분이다.
보스턴 지역에서는 AMC 보스턴 커먼 19(AMC Boston Common 19), 켄들 스퀘어 시네마(Kendall Square Cinema), 쇼케이스 시네마 드럭컷(Showcase Cinema de Lux Dedham) 등 주요 상영관에서 지난 금요일부터 상영 중이다. 관람 전 예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