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보스턴 마라톤은 역대 챔피언들의 3연패 도전과 함께 전 세계 129개국, 3만 명의 참가자가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열한 경쟁과 새로운 기록이 기대된다. 새롭운 디자인으로 공개된 2025 보스턴 마라톤 메달.
2025 보스턴 마라톤,
‘3연패’의 전설을 쓸 주인공은 누구일까?
129회 대회,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격돌…
총상금 113만 달러·비영리 단체 모금 목표 5천만 달러
2025년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이 4월 21일(월) 열리는 가운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여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4개 엘리트 부문 우승자가 모두 출전하며, 케냐의 헬렌 오비리(Hellen Obiri)와 스위스의 마르셀 휴그(Marcel Hug)는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역사적인 도전에 나선다.
여자 일반 부문에서는 오비리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보스턴 마라톤에서 이 부문 3연패를 달성한 여성은 단 4명뿐이며, 가장 최근 사례는 에티오피아의 파투마 로바(Fatuma Roba, 1997~1999년)였다. 남자 휠체어 부문에서는 ‘스위스 익스프레스’로 불리는 마르셀 휴그가 3연속 우승 및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2024년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코스 기록을 1분 33초 단축하며 1시간 15분 33초라는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보스턴 마라톤 코스 지도, 코스는 홉킨턴에서 보스턴까지 이어진다. (출처: 보스턴 육상 협회)
2024년 남자 일반 부문 우승자인 시세이 레마(Sisay Lemma)와 여자 휠체어 부문 챔피언 에덴 레인보우-쿠퍼(Eden Rainbow-Cooper)도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대회는 오전 9시 6분 휠체어 부문 시작을 필두로 30,000명의 참가자들이 웨이브 스타트 방식으로 출발하며, 군인 마칭팀은 새벽 6시에 먼저 출발한다. 대회는 WCVB 채널 5와 ESPN2에서 중계되며, 스트리밍은 Very Local 앱을 통해 가능하다.
마라톤 코스는 매사추세츠주 홉킨턴(Hopkinton)에서 출발해 애슐랜드(Ashland), 프레이밍햄(Framingham), 네이틱(Natick), 웰슬리(Wellesley), 뉴턴(Newton), 브루클라인(Brookline)을 거쳐 보스턴 시내의 코플리 스퀘어(Copley Square)에서 피니시 라인을 지난다. 상징적인 헤리퍼드 스트리트(Hereford Street)와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의 우회전과 좌회전을 마지막으로 레이스가 마무리된다. 대회 당일에는 많은 도로가 통제되며 주차도 제한되므로, 시 당국은 대중교통이나 도보,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2024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러너들이 하트브레이크 힐을 넘은 뒤 21마일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의 2024년 4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대회에서 레마는 2시간 6분 17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첫 보스턴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과거 세 차례 도전에 실패했던 경험을 딛고 홀로 20마일을 달려 41초 차이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오비리는 마지막 2마일을 동료 케냐 선수 샤론 로케디(Sharon Lokedi)와 경합하다 8초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그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을 것을 예상하고 스피드 훈련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의 엘리트 출전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남자 부문에서는 2시간 9분 이내 기록 보유자가 21명, 여자 부문은 2시간 23분 이내 주자가 17명이나 포함됐다. 특히 레마는 2023년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48초라는 기록으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의 가장 큰 경쟁자로는 보스턴 2회 우승자 에반스 체벳(Evans Chebet)이 꼽히며, 지난해 그에게 3연패를 저지당한 체벳은 복수전에 나선다.
여자 부문에서는 에티오피아의 아마네 베리소(Amane Beriso)와 얄렘제르프 예왈라우(Yalemzerf Yehualaw)가 각각 2시간 14분 58초, 2시간 16분 52초의 최고기록으로 오비리의 3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미국 여자 부문 최고 선수로는 2시간 19분 12초 기록 보유자 키이라 다마토(Keira D’Amato)가 나서며, 엠마 베이츠(Emma Bates), 2018년 챔피언 디자이리 린든(Desiree Linden), 사라 홀(Sara Hall) 등도 참가해 미국 선수들 간의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2024년 남자 오픈 부문 우승자인 시사이 레마(Sisay Lemma)와 여자 부문 우승자인 헬렌 오비리(Hellen Obiri)는 올해 다시 경기에 출전하여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남자 미국 선수 중에서는 파리올림픽 대표 커너 만츠(Conner Mantz), 클레이튼 영(Clayton Young)이 포함되어 있으며, 2024년 대회에서 미국인 중 최고 성적인 7위를 기록한 CJ 앨버트슨(CJ Albertson)도 다시 출전한다.
휠체어 부문에서는 휴그 외에도 영국의 존보이 스미스(Johnboy Smith)가 1시간 20분 5초의 기록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여자 휠체어 부문에서는 지난해 깜짝 우승을 차지한 영국의 22세 레인보우-쿠퍼가 타이틀 방어에 나서며, 3회 우승자인 마누엘라 샤르(Manuela Schär, 스위스), 그리고 미국의 수재나 스캐로니(Susannah Scaroni)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대회 총상금은 113만 달러로, 일반 부문 우승자에게는 15만 달러, 휠체어 부문은 5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코스 기록 경신 시에는 추가로 5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참가자들은 전 세계 129개국과 미국 50개 주에서 모이며, 매사추세츠주 출신만 4,600명이다. 올해는 참가자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해, 연령별 기준 시간보다 평균 6분 51초 이상 빠른 기록을 달성해야 했다. 이로 인해 자격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12,000명 이상이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2024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마틴 리차드의 형 헨리 리차드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틴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로 희생된 가장 어린 피해자였다. 헨리는 2022년부터 매년 마라톤에 참가하여 마틴을 기리고 있으며, 2024년에는 마틴의 친구들과 함께 '팀 MR8'을 결성하여 세 번째 연속 마라톤을 완주했다. 그는 마틴의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마라톤을 뛰고 있으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보스턴 마라톤의 또 다른 특징은 자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총 176개의 비영리단체가 참여해 5,0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할 계획이며, 전체 참가자의 약 10%인 3,200명이 자선 러너로 등록되었다. 2024년에는 공식 프로그램을 통해 4,570만 달러, 그리고 그라나이트 커뮤니케이션즈 공동 창립자 롭 헤일(Rob Hale) 부부가 별도로 2,620만 달러를 기부해 총 7,190만 달러가 모금되었다.
올해의 그랜드 마셜은 보스턴 마라톤 4회 우승자 빌 로저스(Bill Rodgers)와, 휠체어 부문 최초 공식 참가자 밥 홀(Bob Hall)이 맡는다. 이들은 대회 당일 코스를 따라 참가자들을 응원하며 행진할 예정이다.
2025년 대회에서는 메달 디자인도 새롭게 바뀐다. 과거 반원과 직사각형 조합 대신 완전한 원형 디자인으로, BAA의 새로운 브랜딩을 반영한 상징적인 변화를 선보인다. 매사추세츠주의 전통인 패트리어츠 데이를 기념하며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 선수들과 함께, 스포츠와 지역 공동체 정신을 하나로 묶는 특별한 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