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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정치에 무관심하던 실리콘밸리의 테크 노동자들이 점점 더 산업 엘리트들의 친트럼프 기조에 반발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경영진과 노동자 간의 깊어지는 분열을 반영한다. 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 행동의 날 행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실리콘밸리, 혁신보다 정치가 뜨거운 날들

 

머스크·저커버그의 보수 행보에 흔들리는 테크 노동자들,

"우린 더 이상 같은 편이 아니다"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는 오랫동안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라는 이상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진보적 지식인들의 안식처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그 이미지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보수 정치 노선을 지지하는 일부 테크 리더들이 부상하면서 이 지역에는 새로운 정치적 긴장이 감돌고 있으며, 노동자들과 경영진 사이의 간극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월 5일,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새너제이(San Jose) 도심에서는 수천 명이 모여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Elon Musk)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테슬라(Tesla) 차량 소유주를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가 나올 정도로,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는 신중함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도부 없이 자발적으로 확산된 이번 시위는, 과거 구글(Google) 본사 앞에서 경영진과 함께 이민 정책에 항의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이제는 테크 산업 내부에서도 서로를 두려워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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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적 “핸즈 오프!(Hands Off!)” 시위에서 미셸 파르불이 확성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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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 행동의 날 행사에서 콘니 추(오른쪽)와 애기 골티아오(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항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AP통신이 2025년 4월 1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위에 참여한 제러미 라이언스(Jeremy Lyons, 54)는 이번 움직임을 “기술 유토피아에서 돈과 속도를 우선하는 분위기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의 첫 임기 초기에 구글 직원들과 함께 시위에 나섰던 경험이 있으며, 이번에는 “공포 속에서 목소리를 내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산업은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민주당 성향이 강하지만, 경영진 일부는 보수 포퓰리즘 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산타클라라대학교(Santa Clara University) 윤리연구소의 앤 스킷(Ann Skeet) 선임 국장은 “실리콘밸리 경영진과 노동자 간의 정치적 간극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운틴뷰(Mountain View) 전 시장이자 진보운동가인 레니 시겔(Lenny Siegel)도 “눈에 띄는 변화는 일부 소수 인물에게만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기관 해체 작업에 협력하며 보수 진영의 주요 인물로 부상했다. 트럼프 재선을 위해 자금을 모은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 및 암호화폐 정책 자문을 맡았던 이들과 함께, 머스크는 실리콘밸리 내 보수 세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벤처 자본가 마크 앤드리센(Marc Andreessen)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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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 행동의 날 행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메타(Meta)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도 지난 1월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했다. 특히 저커버그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 당시 일부 주 선거관리국에 자금을 지원한 저커버그에게 분노해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한 이후 태도를 바꿨다. 그는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칭찬했고, 백악관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공화당 후원자 리셉션을 공동 주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억만장자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으며,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이 엘리트가 지배하는 과두정(Oligarchy)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첫 임기 당시 실리콘밸리는 특히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강한 저항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풍경이다.

 

산타클라라카운티(Santa Clara County)는 실리콘밸리의 중심 지역으로 여전히 민주당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8% 상승했지만, 당시 부통령이던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는 여전히 6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공화당 신임 사무총장 데이브 존슨(Dave Johnson)은 “얼음호수 위에 빛이 비치고 있을 뿐, 아직 갈라진 균열은 없다”며 신중한 낙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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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적 “핸즈 오프!(Hands Off!)” 시위에서, 한 대의 테슬라 차량이 시위대 앞을 지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정치 지형은 복합적이다. 과학적 해결에 대한 신념, 베이 지역의 진보 전통, 개인주의적 자유주의가 공존하고 있다. 한때 구글의 상징적 구호였던 ‘악한 짓은 하지 말라(Don’t be evil)’는 2018년 공식 문서에서 사라졌고, 메타·아마존 같은 초거대 기업은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무한 성장 신화에도 제동이 걸렸다.

 

산호세주립대학교(San Jose State University)에서 실리콘밸리 문화를 20년 넘게 연구해온 잰 잉글리시-루크(Jan English-Lueck) 교수는 “과거 창업자들이 세계를 바꾸겠다는 꿈을 품었다면, 이제는 거대 기업에 인수되어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됐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를 통해 실리콘밸리식 창업 문화를 해외에 전파해온 아이다로즈 실베스터(IdaRose Sylvester)는 “요즘은 속이 뒤집힐 정도로 실망스럽다”며 좌절을 토로했다. 그녀는 암호화폐와 AI,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막대한 에너지와 그로 인한 환경 비용, 사회적 불평등 심화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그녀는 “바이든 당선 이후 정치에 무관심해진 사람들이 많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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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적 “핸즈 오프!(Hands Off!)” 시위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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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전국 행동의 날 행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항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번 시위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참가자들이 얼굴 인식 기능을 끄고 시위에 나섰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다이앤 우드(Dianne Wood)는 “자산이 가장 많은 이들에게 모든 돈이 몰리는 상황이 무섭다”며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이 판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분야에서 일하는 카말 알리(Kamal Ali)도 “신뢰가 무너졌다. 많은 직원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다”며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실리콘밸리. 그러나 지금 이곳은 정치적·윤리적 갈등 속에서 정체성을 다시 고민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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