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학교 교수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압력으로 학문적 자유를 침해하며 90억 달러 규모의 연방기금을 위협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내 던스터 하우스(Dunster House).
하버드 교수들, 트럼프 행정부 상대로
90억 달러 지원금 위협에 소송 제기
연방기금 압박에 “학문적 자유 침해” 주장…트럼프 정부의 대학 조사 확대에 반발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교수들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에 대한 연방기금 제공을 위협하며 학문적 자유를 침해하려 했다는 주장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총 90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이 쟁점이 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의 2025년 4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미국대학교수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Professors, AAUP) 하버드 지부가 4월 11일 금요일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민권법 제6조(Title VI of the Civil Rights Act)를 악용해 정부의 정치적, 정책적 목적에 부합하도록 대학들이 자유로운 표현과 학문적 탐구를 포기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하버드는 현재 87억 달러(약 8.7 billion dollars)에 달하는 연방 보조금(grants)과 2억 2,560만 달러(약 225.6 million dollars)의 계약(contract) 등 총 90억 달러 규모의 연방기금이 관련돼 있다. 정부는 친팔레스타인(Pro-Palestinian) 학생 시위 이후, 주요 대학들을 겨냥해 광범위한 변화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라 하버드도 조사의 대상이 됐다.
소송문에는 “하버드는 모든 미국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연방기금에 의존해 학술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은 대학에 있어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머리에 겨눈 총”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의도에 따라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만든다는 우려로 읽힌다.
한편, 하버드대학교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하버드대학교 학생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n)이 처음 보도했다.
현재 연방 교육부(U.S. Department of Education)는 유대인 학생 보호 미흡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60개 이상의 교육기관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지원금을 지렛대로 대학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버드 교수들의 이번 소송은 이러한 행보에 정면으로 맞선 첫 사례 중 하나로, 향후 미국 고등교육 기관과 정부 간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