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 주요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과 무역 전쟁이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사람들이 11월 5일 뉴욕에서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 앞을 지나가고 있다)
월가, 트럼프에 반기 들다 –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 흔든다
제이미 다이먼·빌 애크먼 등 금융거물들, 트럼프 관세 정책에 우려 표명
월가의 대표 인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무역전쟁 정책에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4월 7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무분별한 관세 정책이 미국이 수십 년간 구축해온 글로벌 경제 동맹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요소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Jan Hatzius)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45%로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왔던 억만장자 헤지펀드 운용가 빌 애크먼(Bill Ackman)조차, “시장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협상을 이어가는 것은 미국 대통령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뉴욕증시는 또 한 차례의 대규모 폭락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도입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정성”을 명분으로 글로벌 경제 질서를 전복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밤 아시아 증시는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S&P 500)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나스닥(Nasdaq)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달러와 금마저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이다.
POLITICO의 2025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로런스 서머스(Lawrence Summers) 전 미국 재무장관은 “나는 여러 차례 주식 거래 중단 조치를 유발한 사건을 목격해왔지만, 그 원인이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행동인 경우는 없었다”며 현 상황의 이례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 안에서 기자들에게 “시장이 하락하는 건 원치 않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끔 약을 먹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 기업을 관세 및 비관세 장벽으로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자국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월가가 예측했던 시나리오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규제 완화, 에너지 비용 절감, 감세 등의 정책이 경기 부양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 대신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드는 관세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은 단기 수익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경제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2023년 12월 6일,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Wall Street 기업에 대한 감독 청문회)에서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회장 겸 CEO가 발언하고 있다.
다이먼은 이날 발표한 주주 서한에서 “가장 큰 우려는 미국의 장기적 경제 동맹에 미칠 영향”이라며 “보복 조치와 미국 경제, 금융시장, 달러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 영향은 누적되며 되돌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협상이 잘 마무리된다면 미국에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헤지펀드 운용자이자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의 동료였던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관세가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AQR Capital Management) 대표이자 공화당 후원자인 클리퍼드 애스니스(Clifford Asness)는 트럼프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 인사들을 “무능한 아첨꾼”이라며 공개 비난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4월 9일 관세 발효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약 50개국이 새로운 무역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 중이다. 그러나 베센트와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은 각각의 TV 인터뷰에서 협상이 단기간 내에 완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는 NBC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이런 문제는 며칠, 몇 주 만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하치우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금융 여건의 급격한 악화와 외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무역 전쟁의 여파를 더욱 키울 수 있다”며 “백악관이 대부분의 4월 9일 관세를 시행한다면, 관세율은 약 20%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가 실제로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는 미국의 경기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정책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은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미국과 세계 경제의 미래를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월가 거물들의 반발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본격적인 체제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