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선정 2024년 가장 인상적인 사진 12장
1. 개기일식,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
4월 8일, 인디애나주 블루밍턴 상공에서 비행기가 개기일식을 가로지르며 빛나는 코로나를 배경으로 뻗어나간 비행운이 선명히 드러난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이는 1925년 1월 뉴욕 상공에서 관측된 유명한 개기일식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미 해군 비행선 USS 로스앤젤레스가 과학자와 망원경을 실은 채 관측하였습니다.
2. 올림픽 개막식 (프랑스 파리)
파리 올림픽 개막식의 한 사진은 디오니소스를 재현한 장면으로 논란을 빚었으나,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는 무관하다는 조직위의 해명이 있었습니다.
3. 난민 경유센터 (남수단 렌크)
수단 난민들이 구호를 기다리는 모습이 생동감 넘치는 천과 패턴으로 표현되어 예술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4. 화산 폭발 (인도네시아)
루앙산의 분화 장면이 존 마틴의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의 파괴>와 유사한 장엄함을 보여주었습니다.
5.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펜실베이니아
어떤 사진들은 스스로 상징성을 갖추며 영원히 기억될 이미지를 예고합니다. 예를 들어, 이오지마에서 미국 국기가 게양되는 장면이나,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메달 시상식에서 미국 선수들이 블랙 파워 경례를 올리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상징적 이미지의 요소를 반영하듯, 7월의 한 캠페인 집회에서 암살 시도로 인해 오른쪽 귀가 총알에 관통된 후 피가 얼굴에 묻은 채,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사진은 많은 이들에게 이 순간이 그의 선거 승리를 결정지은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뒤에서 비스듬히 기운 성조기는 이 장면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6.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 남부 가자지구
2월 29일, 라마단을 맞아 두 소녀가 랜턴을 밝히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랜턴의 부드러운 빛은 불안정한 일몰과 대조되며, 존 싱어 사전트의 <카네이션, 릴리, 릴리, 로즈>를 떠올리게 합니다.
7. 올림픽 서핑 예선, 타히티
7월 29일, 브라질의 가브리엘 메디나가 타히티 해안에서 파도를 타며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장면은 영적인 상승을 표현한 서양 예술 작품들을 연상시킵니다.
8. 홍수, 스페인 발렌시아
10월 30일, 발코니에서 홍수로 인해 파괴된 거리 풍경을 내려다보는 여인의 사진은 이탈리아 입체파 화가 카를로 카라의 작품을 떠올리게 합니다.
9. 빌리 아일리시, 미국 뉴욕
5월, 새 앨범 발매 행사에서 스모그 같은 빛 속에서 포착된 빌리 아일리시의 사진은 영국 화가 J.M.W. 터너의 <빛과 색>을 떠오르게 합니다.
10. 동상 철거, 시리아
12월 9일, 시리아 시민들이 전 대통령 하페즈 알 아사드의 동상을 철거하고 머리를 짓밟는 장면은 1776년 뉴욕 시민들이 조지 3세의 동상을 무너뜨린 장면과 닮아 있습니다.
11. 발레리나, 미국 뉴욕
4월, 350명의 무용수가 동시에 포즈를 취한 세계 기록을 기념한 사진은 프랑스 화가 에드가 드가의 발레 작품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12. 국회의사당, 대한민국 서울
대한민국의 한 여성이 두려움 없이 병사의 장전된 소총 총구를 움켜쥡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직후 촬영된 이 사진은, 국회의원들의 모임을 막으라는 명령을 받은 중무장 병사들과 맞서는 야당 민주당 대변인 안귀령(35)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 안 씨는 이 대치 상황에 대해 "오로지 그들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밀어내고, 떨쳐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의 흔들림 없는 결단력과 그녀의 옷에서 빛나는 강철 같은 빛은, 영국 화가 존 길버트가 19세기에 그린 잔 다르크의 감동적인 수채화 초상화를 떠오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