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판 쌀 제품에서 고농도 비소 검출…영유아·임산부 건강 우려 커져
미국의 환경 건강 단체인 Healthy Babies Bright Futures(HBBF)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시판 중인 쌀 제품 대부분에서 비소(Arsenic) 및 카드뮴(Cadmium)과 같은 중금속이 광범위하게 검출되었으며, 일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설정한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인 「What’s in Your Family’s Rice?」는 총 145개의 시판 쌀 샘플을 조사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비소가 검출되었으며, 약 25%는 영유아용 쌀 시리얼에 적용되는 FDA의 기준치(100ppb)를 초과했다. 카드뮴은 단 한 건을 제외하고 모든 샘플에서 검출됐다.
특히 미국 내에서 재배된 현미는 가장 높은 수준의 오염을 보였으며, 평균 비소 농도는 129ppb로 측정됐다. 반면,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스시용 쌀 및 캘로즈(Calrose) 쌀은 평균 55ppb의 비소 함유량으로 비교적 낮은 오염 수준을 나타냈다. 이탈리아산 아보리오(Arborio) 쌀은 101ppb, 미국 남동부산 백미는 118ppb로 확인됐다.
HBBF는 특히 2세 미만 유아에게 쌀이 비소의 주요 섭취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인종 및 식습관에 따라 노출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히스패닉계 유아는 평균 노출량의 14%, 아시아계 유아는 30% 이상이 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비소 및 카드뮴이 태반을 통해 전달될 수 있으며, 영유아의 뇌 발달에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중금속은 IQ 저하, 학습 장애, 행동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보다는 쌀의 원산지와 품종에 주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쌀로는 캘리포니아산 스시 쌀, 인도산 바스마티 쌀, 태국산 자스민 쌀 등이 있으며, 즉석밥이나 전자레인지용 제품은 가공 및 포장 과정에서 추가적인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HBBF는 중금속 노출을 줄이기 위한 가정 내 조리법으로 △쌀을 30분 이상 불린 후 조리 △6~10배의 물에 끓여 물을 버리는 방식 △철분과 비타민 C, 칼슘, 아연 등이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것을 권장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한국 브랜드의 쌀 제품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산 캘로즈 쌀을 사용하고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으로 분류된다. CJ 햇반, 오뚜기밥, 농심 즉석쌀밥 등도 원료 쌀을 캘리포니아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소비자들은 제품 뒷면의 원산지 표기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보고서는 FDA 및 업계에 대해 일반 쌀 제품에도 비소·카드뮴 기준치를 적용하고, 제품 라벨에 원산지를 명확히 표기할 것, 그리고 정기적인 오염도 검사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흔히 먹이는 쌀에서 이런 수준의 중금속에 노출된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그러나 조리 방식의 개선과 정책적 대응을 통해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안전한 원산지 표기 예시 (구매 추천)
Grown in California
Product of USA – California
Grown and Packed in California, USA
California Calrose Rice
Grown in Sacramento Valley, CA (캘리포니아 내 주산지)
주의할 원산지 표기 예시
Product of USA (주(州) 미표시) → 남동부산 가능성 있음, 비소 농도 높을 수 있음)
Packed in USA 또는 Distributed by [회사명] USA (포장만 미국, 원료는 해외 가능)
No origin listed (원산지 미기재: 피하는 것이 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