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아이비리그 공세 속 다트머스의 선택 - 친트럼프 변호사 영입

by 보스톤살아 posted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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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머스 대학교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전 수석 변호사였던 맷 레이머를 법률 고문으로 임명하며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의 아이비리그 공세 속

다트머스의 선택 - 친트럼프 변호사 영입

 

출신 대학으로 돌아온 맷 레이머, 법률 전략을 이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다트머스 대학교(Dartmouth College)가 트럼프 측근을 수석 변호사로 영입했다.

 

POLITICO의 2025년 3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다트머스는 이번 주 공화당 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 전 수석 변호사였던 맷 레이머(Matt Raymer)를 법률 고문이자 선임 부총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레이머는 단순한 법률 자문을 넘어, 다트머스 총장 시안 리아 베일록(Sian Leah Beilock)의 리더십 팀에 합류해 학교의 법적·전략적 사안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그는 대학의 비자 및 이민 서비스 사무소도 총괄할 예정인데, 이는 그가 올해 1월 트럼프의 출생지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폐지 주장에 공개적으로 찬성했던 이력을 고려할 때 논란이 될 수 있다.

 

 

 

공화당의 아이비리그 압박과 대학들의 대응

 

공화당은 오랫동안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진보적 이념을 퍼뜨리고 보수적 목소리를 억압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대학들을 직접 겨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는 연방 이민 당국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지지한 비시민권자 학생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4억 달러(약 5,300억 원)의 연방 기금이 동결되는 사태를 겪었다. 또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정책과 관련해 1억 7,500만 달러(약 2,300억 원)의 예산이 동결됐으며,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와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는 박사 과정 지원 기준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은 연방 정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학문의 자유와 학생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지켜야 하는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컬럼비아 대학교 전 총장 리 볼링거(Lee Bollinger)는 “대학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의 다양한 인물을 영입하려고 한다”며, “이것이 불필요한 공격을 피하는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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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대학들이 보수 진영의 강한 압력을 받는 가운데, 다트머스의 이번 결정은 연방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인지, 대학의 정치적 변화 신호인지에 대한 논란을 낳고 있다.

 

 

 

다트머스의 신중한 행보와 논란

 

다트머스는 아이비리그 대학 중 비교적 보수적인 분위기를 가진 학교로 평가되며,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적인 제재를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다. 전임 총장 필 핸런(Phil Hanlon)은 “우리는 자유로운 표현과 서로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문화를 유지해 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레이머의 임명은 대학의 전통적 가치와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보인다. 특히, 그의 출생지 시민권 폐지 주장에 대한 공개적 찬성 이력으로 인해 학생들과 교수진의 반발이 예상된다.

 

전직 대학 행정가 일레인 메이먼(Elaine Maimon)은 “레이머의 고용은 학생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다”며 “대학은 전략적 판단을 내릴 때 학생 보호와 정치적 현실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다트머스 측은 “대학의 이민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New Hampshire Public Radio에 따르면, 대학은 매주 내부 회의를 열어 정부 정책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비자 및 이민 서비스 사무소와 상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제 학생들에게 여행 시 적절한 서류를 지참할 것을 강조하며, 법적 신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방되거나 억류된 사례가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책과 레이머의 법적 입장

 

레이머는 다트머스 졸업생으로, 올해 1월 보수 성향 매체 The Federalist에 “트럼프는 출생지 시민권 문제에서 옳다”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14차 수정헌법(14th Amendment)이 불법 체류자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트럼프의 폐지 시도가 정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법학자들은 헌법이 미국에서 태어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고 해석하며, 트럼프의 시도는 법원에서 즉각 차단된 바 있다.

 

다트머스 대변인 자나 바르넬로(Jana Barnello)는 “레이머는 풍부한 법적 경험과 신중한 판단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그의 역할은 다트머스가 학문적 우수성, 이념적 다양성, 탐구 정신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의 개인적 정치 견해는 직무 수행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총장이었던 홀든 소프(Holden Thorp)는 “베일록 총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놀랍지 않다”며 “대학들은 연방 기금, 이민 정책, 학내 행정 문제 등 다양한 사안을 정부와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머의 영입이 다트머스가 정부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인지, 아니면 대학의 정치적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지는 앞으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